사랑하고 존경하는 여러분! 하나님의 은총 가운데 2021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감사하며 찬양과 영광을 돌립니다.

‘바리새주의를 배격하고 오직 살아계신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구원 얻는 복음의 자유’를 위해 헌신해온 선배들의 삶과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과 함께 살아온 고난의 역사는 우리의 자부심이고 자랑입니다.

그 귀한 사역을 계승하고 혁신하기 위해, 오늘 우리는 새해 새 시대가 주는 과제 앞에 겸허히 섰습니다. 코로나19로 힘겨워하는 모든 이들에게 희망의 교회가 되기를 바라며, 성령의 능력과 지혜와 깨달음으로 자신과 세상을 변혁해가야 합니다.

제105회 총회를 마치며 우리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온 국민이 혼란과 고통을 겪고 있는 때에 믿음의 근본을 잃고 흔들리는 교회’의 안타까운 현실을 직시하고 참회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무엇보다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한 해에 2천 명 이상 죽어가는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불확실한 시대에 무너져 가는 서민들의 생존권을 살려내는 일을 더는 미룰 수 없습니다. 선착순과 경쟁의 논리가 지배하는 물신의 사회를 극복하고 모든 사람이 어우러지는 정의로운 사회를 지향합니다.

분단이 낳은 미움과 갈등, 폭력과 전쟁을 극복하고 참된 평화를 실현하는 일과 인간의 욕망과 무분별한 개발로 무너진 생태를 회복하고 보전하기 위한 우리 교회들의 노력은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최소한의 과제이고 우선해야 합니다.

모든 생명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고귀한 인격임을 고백하며, 성폭력, 성차별을 근절하고, 차별과 혐오를 넘어선 평등과 포용의 세상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으로 모든 형제와 자매들을 품고 상처를 치유하며 희망을 일구어야 합니다.

목회 현장의 위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신학교에서부터 현장 교회에 이르기까지 암울한 그림자가 깊게 드리우고 있습니다. 이 절망을 딛고 일어날 힘은 예수 그리스도께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인격과 삶을 닮아가는 신앙인으로 변모해야 합니다.

깊은 침묵과 말씀에 대한 열정과 묵상은 그리스도의 장성한 인격에 이르기 위한 소중한 과정입니다. 자신을 쳐 복종하고 훈련하며 성찰하는 계기를 통해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고 자신을 진리에 묶어두며 시대적 과제를 묵묵히 감당하는 것입니다.

주의 진리와 성령의 능력으로 우리를 새롭게 빚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세상에 희망의 빛을 비추며 겸손하게 소명을 다하는 2021년 새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의 가정과 교회와 특별히 어려운 이웃에게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 이건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