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촉점'에 집중한 하늘샘교회
'접촉점'에 집중한 하늘샘교회
  • 최상현 기자
  • 승인 2020.12.25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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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포기한 아이들에게 꿈을 심다
모든 삶의 영역을 함께 걷기
"목사님, 제가 살아있는 것 같아요."
교회 모습을 본 따 조립한 레고를 들고 서 있는 전웅제 목사

다음세대 사역의 핵심, ‘접촉접’

하늘샘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전웅제 목사는 ‘다음 세대와의 접촉점’을 최우선으로 여기며 사역을 이어왔다.

2011년, 의정부에서 목회를 시작한 전 목사는 교회 주변을 돌며 지역의 모습을 관찰하다가 낙후된 동네의 아이들이 오갈 곳 없이 떠돌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전 목사는 아이들이 실내에서 마음껏 놀 수 있도록 교회에 게임기와 PC를 설치했고 방문한 아이들의 간식을 챙겼다. 그는 친밀한 동네 형, 언제든 찾아가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상담자가 되었다.

한편, 급격히 늘어난 아이들을 위한 예배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계속해서 변하는 ‘아이들의 언어와 코드’를 읽었다. 청소년들의 피부에 와 닿는 예배를 끊임없이 연구하고 개발하면서, 신앙적 베이스가 전혀 없는 아이들에게 복음과 삶의 가치를 심는 데 주력했다. 지루하고 평이한 예배가 아니라 매번 특별한 순서로 준비하여 '토론형 예배, 비전을 나누는 예배' 등 아이들이 적극 참여하는 예배를 기획했다. 삶에 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기회가 없었던 아이들은 전 목사와 함께 노숙자 섬김, 지역 봉사, 단기 선교를 함께 하며 작은 변화를 경험하기 시작했다. ‘예수 믿는 삶’이 무엇인지 직접 체험하면서 삶과 신앙이 동떨어진 것이 아님을 깨달은 것이다.

하늘샘 아이들과 함께 꾸민 성탄 장식

“아이들을 위해 꾸민 예배당 공간과 게임이라는 수단도 하나의 접촉점일 뿐, 본질이 아닙니다. 복음을 위한 도구일 뿐이죠. 목회자는 급변하는 문화와 트렌드를 빠르게 읽고 사람들과의 접촉점을 찾아야 해요.”

코로나 바이러스가 가져온 새로운 사역 형태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기 전, 하늘샘교회는 동네 아이들의 안식처였다. 언제든지 방문해서 전 목사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하지만 바이러스로 인해 대면 사역이 어려워지면서 교회와 카페도 완전히 문을 닫아야 했다. 그래서 전 목사는 '또 다른 접촉점'을 찾아나섰다.

그는 먼저 1대 1로 아이들을 찾아가는 ‘5분 심방’을 시작했다.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청년, 청소년들의 직장을 직접 방문하거나 집을 찾아가 입구에서 잠깐 만나 간식을 전달했다. 아이들은 생각지도 못한 전 목사의 방문에 크게 감동했고 이전보다 더욱 끈끈한 관계를 이어갈 수 있었다.

전 목사는 “기프티콘으로 보내줄 수 도 있지만 직접 만나는 것이 더욱 의미 있다”고 강조하며 “지금까지 다음 세대와의 접촉을 꾸준하게 이어온 사역자들은 온라인으로 전환된 이후에도 끈끈한 관계를 이어갈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크게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대유행 이후 접촉점이 온라인으로 축소됐다”면서 “주변 교회 상황을 보면 기성교인의 30-50%이상 이탈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 목사는 “의정부 지방의 목회자들도 재정적으로 매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400명이 출석하던 교회가 150명만 남은 사례도 있다. 교회의 사회적 인식은 더욱 나빠졌고, 이제 전도 자체가 어려워졌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그는 아직 희망이 있다고 말한다.

“특색을 가진 작은 교회는 오히려 더 많은 가능성이 열려있습니다. 많은 교인들이 온라인 예배를 드리면서 출석 교회가 아닌 다른 교회의 영상을 찾아보기도 하는데, ‘기왕이면 의미 있는 사역을 하러 가자’면서 작은 교회를 섬기러 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실제로 하늘샘교회가 온라인 예배를 시작한 후, 교회에 등록하고 싶다는 연락이 이어졌다. 심지어 원불교 신자가 하늘샘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싶다며 문의해왔다. 전 목사는 이러한 상황을 지켜보면서 이제는 ‘전도지가 아닌 교회 소개 링크’를 보내는 시대에 접어들었음을 직감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가져온 새로운 상황인 것 같습니다. 작은 교회는 오히려 발 빠르게 대처하면서 접촉점을 만들 수 있어요.”

함께 걷는 길

전 목사의 관심은 다음 세대의 신앙심 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걸어가는 삶 자체에 있다. 그는 다음 세대가 성인이 될 때까지 전 과정을 함께 하면서 그들이 중요한 인생의 기점을 만날 때마다 '비전을 제시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신앙의 의미는 무엇인지' 교육했다. 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자립하고 생존할 수 있는 법을 알려주며 이끌어야 할 책임을 느꼈다.

"형편이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은 대학생이 되어도 그 환경이 바뀌지 않습니다. 그래서 쉽게 대학을 포기해버리죠. 저는 아이들이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열어갈 수 있도록 실제적인 도움이 되고 싶었습니다."

전 목사는 곧 대학생이 되는 청소년들을 위한 사역을 실행에 옮겼다. 그는 도움의 손길을 모아 바자회를 열어 등록금을 마련한 후 아이들이 대학에 갈 수 있도록 지원했고 그 사역을 4년 간 이어왔다. 지난 11월 추수감사주일에는 성도들과 함께 예배를 드린 후 연탄 2천장과 쌀, 사리곰탕, 마스크를 10가구에 전달했다. 또한 2020년 성탄절을 맞이하여 따듯한 옷을 구입해 보육원 아이들에게 보내주기도 했다. 이 모든 사역에는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모든 교인이 참여했다. 아이들은 전 목사와 함께 지하철 역에 나가 노숙인을 돕고, 연탄 배달 봉사를 하면서도 힘들다며 짜증을 내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감과 활기를 되찾았다.

이웃 섬김을 실천중인 하늘샘 아이들. 하늘샘교회 제공
이웃 섬김을 실천하는 하늘샘 아이들. 하늘샘교회 제공
노숙인 섬김 물품. 하늘샘교회 제공

"아이들이 이렇게 말하더군요. 목사님! 제가 살아있는 것 같아요! 어른들 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의미 있는 일'은 중요했던 것입니다. 교회가 그 기회를 어떻게 마련해주느냐가 중요합니다. 길을 잃어버린 아이들에게, 교회가 동떨어진 곳이 아닌 '밀착해 있는 곳'이 되면 좋겠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방문하는 곳이 아닌, 삶의 일부가 된 교회를 꿈꾸며 나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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