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세대 목회모델]김인규 목사(다리놓는교회, 동네마당), "교회 울타리를 넘어 ‘함께 생명’으로"
[미래세대 목회모델]김인규 목사(다리놓는교회, 동네마당), "교회 울타리를 넘어 ‘함께 생명’으로"
  • 정성경 기자
  • 승인 2020.12.10 0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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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목. 보고서7]
매월 일하는 목회자를 시리즈로 싣습니다.
-편집자 주-
청주에 위치한 다리놓는교회 예배 전경. 김 목사 제공

교회와 지역의 징검다리이자

사람과 자연 잇는 다리 역할

하나님 나라 정의 이뤄지는

“교회는 누구나 돌봄과 안전,

교육과 순례가 이뤄지는 곳”

청주시 흥덕구 비하동에 위치한 다리놓는교회(김인규 목사)는 크리스천뿐만 아니라 세대와 세대, 교회 밖의 이웃들과 지역사회와도 다리 놓는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교회 한 켠에 마련된 ‘동네마당’에서 티룸과 제로웨이스트샵, 그리고 김 목사의 목회를 통해서다.

김 목사의 아버지인 김삼일 목사가 개척한 낙원순복음교회를 ‘다리놓는교회’로 이어가며 시작한 ‘동네마당’은 말 그대로 누구나 들렀다 갈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김 목사가 직접 운영하는 찻집인 티룸과 쓰레기 발생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 제로웨이스트샵을 만날 수 있다. 또 김 목사의 아내인 이주은 전도사가 운영하는 꽃집인 ‘꽃보다사람’도 함께 있다.

청주에서 ‘다리놓는교회’ 목사로 ‘동네마당’을 운영하는 김인규 목사와 이주은 전도사. 김 목사 제공

코로나19로 가장 대두된 것은 환경문제다. 인간의 편리함을 추구한 결과 일회용품 사용은 증가하고 그만큼 환경은 오염되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불필요하게 배출되는 쓰레기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는 가운데 ‘제로웨이스트(Zero Waste) 샵’은 사람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보호 활동이라 할 수 있다.

‘동네마당’을 운영하며 일하는 목회자로 사역 중인 김 목사는 이에 대해 “십여 년 신학공부만 해온 것이 목회자로서 대단한 장점이기는 하지만 가정에게나 교회 운영 면에 있어서는 한없이 무능한 사람으로 비쳐 질수 있다. 그렇다고 목회와 교회 운영에 방해가 되는 다른 일을 찾기는 싫었습니다. 젊었고, 아직도 젊으니 할 수 있는 데로 끝까지 교회와 목회 중심의 삶을 살고 싶었고, 또 저마다 길을 열어주시는 하나님에 대한 신뢰가 있었다”고 답했다.

그렇게 시작된 동네마당은 “내가 가장 좋아하고 오래 할 수 있는 일을 교회 사역과 잇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교회의 한 공간에 상주하면서 보이차를 우려주고 작은 책방을 운영하면서 교우들과 주민들에게 인문학·신학·역사 등의 동네 세미나를 열거나 다음세대와 역사탐방을 다니기도 하고, 교회 앞 주차장 공간에서 마을 플리마켓을 열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소규모 활동은 다 접을 수밖에 없었고 교회 사역도 위축됐다.

“청장년 20여 명, 다음세대 10여 명으로 구성된 우리 교회는 전환을 맞이해야만 했다. 무엇보다 목사로서 30년, 길게는 40년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스스로 용기가 나지 않았다. 사회 분위기와 교회 내 분위기를 면밀히 관찰하면서 또 신학자들과 목회자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면서 점차 회복될 수 있었다. 그중에서 가장 크게 들렸던 것은 미래 세대를 위한 교회의 역할, 교회의 존재 이유를 다시 세우는 것인데 그것은 세계 인류가 당면하고 있는 기후위기, 생태감수성에 대한 것이었다.”

교회가 다음세대의 삶의 마당이 되기를 바라면서 도전한 것은 녹색교회로서 보다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는 것이었다. 교회 뒤에 있는 작은 공간에 텃밭을 만들고, 교회 내 플라스틱 제로 운동을 하는가 하면 배움학교를 통해 생태감수성과 기후위기 등의 이슈를 교육하고 체험하도록 했다.

그러면서 지난 8월 전 교인이 함께한 수요성경공부 중 리필샵에 대한 나눔을 한 적 있는데, 김 목사는 그때부터 교회가 할 일이 제로웨이스트샵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교회가 해야 할 복음 전도가 사회적으로 또 코로나19로 완전히 막힌 듯 할 때, 교회로 오라고, 예수 믿으라고 거리로 나가 초대하지 못할 때 도리어 주민들이 교회로 들어오도록 할 공간, 나눔의 장, 교육의 내용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것이 제로웨이스트라고 하는 새로운 소비문화와 딱 맞는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제로웨이스트샵과 티룸, 꽃보다 사람을 통해 지역사회에 교회 문을 활짝 열었다. 김 목사 제공

“제로웨이스트는 절제된 소비로 완성된다”는 문구가 새겨진 제로웨이스트샵은 말 그대로 쓰레기를 최소한으로 발생하도록 플라스틱, 비닐봉지 등 일회용품을 최소화 하는 방식으로 생필품, 식료품, 주방용품을 구매 할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이다. 교회 안에 마련된 이 공간을 통해 지역 마을 단위에서 제로웨이스트 문화를 확산시키고, 새로운 복음 전도와 지역 연대 사역을 시작했다. 포장재가 재활용이나 폐기에 용이한 친환경 제품을 판매하며, 세탁세제, 섬유유연제, 베이킹소다, 과탄산소다, 커피콩, 보이차 등을 소분해서 판매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소비자는 재활용이 가능한 용기를 들고 와서 필요한 만큼 덜어 가능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미 포장된 형태가 아니기에 원하는 만큼 소량으로 구매하여 낭비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매주 한 번 이상 다녀가는 교회에서 생활세제 등을 리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성도들에게는 기후위기 대처에 대한 실천을 독려할 수 있으며 교회로서는 복음 전도의 새로운 흐름을 기대할 수 있다.

환경보호를 위한 제로웨이스트샵 전경. 김 목사 제공 

또한 가게 한쪽에는 손님들로부터 재사용 가방이나 용기 등을 기부받는 장소를 마련해 미처 담아갈 용기를 준비하지 못한 다른 손님들이 사용하도록 한다. 다른 쪽에서는 유기농 생리대, 나무로 이루어진 칫솔, 대나무 빨대, 실리콘 빨대 등 환경을 지키기 위해 일회용품이 아닌 다회용품을 판매하고 있다. 그리고 가게 앞마당에는 손님들로 부터 보지 않는 책이나 입지 않는 옷을 기부 받아 진열하고 음료수와 각종 먹거리가 있어 자유롭게 가져가 사용할 수 있는 ‘공유존’(Share Zone)도 있다.

이 밖에도 제로웨이스트샵에서 분리수거가 어려운 플라스틱 병뚜껑, 우유팩 등 종이팩을 손님들로부터 받아 재활용센터에 전달할 예정이다. 추가적으로 친환경 제품 만들기, 재활용 방법 등 환경관련 활동과 캠페인도 이어 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이러한 김 목사의 활동은 그의 목회철학에서 비롯됐다. 김 목사가 17살 되던 해 그의 아버지 김삼일 목사는 회사를 그만두고 목회자의 길에 들어섰다. 그리고 아들인 김 목사가 뒤를 이었다.

그는 “교회가 세상과의 소통에서 폐쇄적이며 가능성을 잃어가고 있다. 때문에 시대적 흐름에 맞춰 소통하는 지역교회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렇게 소명 위에 사명을 갖고 세운 교회가 ‘다리놓는교회’다.

또 그가 ‘목사’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게 하는 질문이 있었다. ‘너는 목사감이냐?’는 질문이다. 물론 평생에 걸쳐 대답할 질문이지만 적어도 그가 생각하는 진정한 목회자의 상이 되기 위해 목회적 가치과 지향하는 바를 세웠다. 바로 “빚이 없는 교회, 공동체 중심의 가시 교회를 지향, 다음세대 중심의 가치 교회, 지역에 속한 지역 교회”다.

김 목사가 교회를 통해 추구하는 가치는 ‘내일의 교회(Future Present)’로 피조물에 대한 돌봄을 감당하고자 한다. 인류에 빚어진 기후위기와 훼손된 생태 정의에 창조자 하나님의 대리자를 자처하며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불편한 소비를 중심으로 삶의 형태를 전환하는 엄청난 훈련을 통해 모든 생명들 피차간에 서로 해치고 죽이는 일이 없도록 한다. 그리고 교회 안에서 제로웨이스트 실천과 생태 감수성과 기후위기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고자 한다. 또 ‘안전한 교회(Safe Church)’로 모든 사람들의 안전을 지키는 곳이 되기를 바란다. ‘교육하는 교회(Education Church)’로는 유일한 교사 예수 그리스도를 모시고 교회가 다음세대 삶의 마당이 되기를 바라며, 정치교육·생태교육·성교육·신앙교육을 기초로 하는 배움학교 운영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순례하는 교회(Pilgrim Ecclesia)로서 경계를 걷는 사람들이 되고자 한다. 오순절 영성을 회복하여 성령 충만함으로 주변부에서 억압받는 자,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에 듣기 위해 끊임없이 떠나는 그리스도인으로 살고자 한다.

“이제 예배와 기도의 공간을 위해서만 교회를 사용했던 시대는 끝났다고 본다. 교회 공간은 공공성을 보여야 한다. 누구라도 빈 세제통을 들고 와 리필해갈 수 있고, 기후위기에 대처하는 구체적인 삶의 변화를 견인하는 일에 교회가 나서는 것으로 교회의 쓸모, 교회의 존재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청년세대와 다음세대는 이런 새로운 소비문화에 보다 적극적이고 이전 세대보다 절박한 심정이니 말이다. 치킨집 보다, 편의점보다 많다는 교회가 공간으로나 가치로나 지역성과 공공성을 회복할 수만 있다면 예배당을 줄이고 많은 공간을 개방하고 주민들의 필요에 부응해야 할 것이다.”

제로웨이스트샵과 티룸, 꽃보다 사람을 통해 지역사회에 교회 문을 활짝 열었다. 김 목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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