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개혁이 어려운 이유
[사설] 개혁이 어려운 이유
  • 가스펠투데이
  • 승인 2020.12.10 0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상이 법무장관 추미애와 검찰총장 윤석열 간의 법적 공방으로 무척이나 시끄럽다. 추 장관은 윤 총장을 징계청구와 직무정지를 하고자 했으나 법원은 윤 총장의 손을 들어줬다. 아직 징계청구가 남아있다. 거의 모든 검사들이 총장 징계 감찰에 집단 항의 성명에 동참하고 있다. 이에 추 장관은 노 전 대통령 영정사진과 함께 “백척간두에서 살 떨리는 무서움과 공포를 느낀다”고 글을 올리며 그래도 검찰개혁을 흔들림 없이 전진할 것임을 밝혔다. 윤 총장은 복귀하자마자 곧바로 원전 수사를 명령하고 공무원 구속 영장 청구하며 청와대를 압수 수색한다고 한다. 앞으로 안개 정국이 될 것 같은 징조가 나타나고 있다. 장관과 총장 간 진통의 본질은 검찰개혁이다.

그런데 ‘개혁’ 참 어렵다. 흔히 혁명보다 더 어려운 것이 ‘개혁’이라 한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 정권은 검찰개혁을 선언했다. 그동안 검찰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다 독점하면서 대통령, 총리, 장관 등 소위 살아있는 권력들을 잡아 감옥에 보냈다. 그러나 국민은 다 안다. 검찰은 없는 죄도 만들어내기도 하고 죄가 있어도 없다고 하는 그야말로 창조력이 탁월한 집단이다. 그동안 이런 창조력을 유감없이 발현했다. 조국 전 법무장관의 청문회를 하는 중에 부인이나 자녀들까지 탈탈 먼지 떠는 수사를 해왔다. 윤 총장은 자기 부인이나 장모와 관련된 수사는 몇 년이 지나서야 지금 하는 척하고 있다. 그만큼 검찰개혁은 어렵다.

그런데 개혁이 어려운 이유는 따로 있다. 개혁은 본질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그래서 절차와 법치를 중시하면서 잘못된 것을 단계적으로 고쳐가는 과정이다. 시간이 걸린다. 사람들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무엇이 본질이냐 명분 싸움을 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본질은 사라지고 진흙탕 싸움이 된다. 피곤해지고 지친다. 특히 진훍탕 싸움이 되면 개혁의 본질은 사라지고 너나 나나 똑같다는 양비론으로 귀결된다. 이렇게 되면 개혁이 뭐지? 본질을 망각하게 된다. 지치고 피곤해지면 타협하자고 한다. 그래서 적당한 선에서 합의하고 만다. 그러면 개혁은 실패한다. 이것이 개혁이 어려운 이유이다.

교회 개혁의 원리도 마찬가지이다. 종교개혁 500주년이 3년이 지났는데 ‘다시 본질로’ 외치며 본질로 돌아가자고 했는데 무엇이 개혁됐는가! 수많은 행사와 연구들은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고 아까운 에너지만 소모하고 말았다. 교단 총회는 다음 세대 미래교회를 위하여 기구개혁을 한다고 여러 아젠다를 설정했지만 그 아젠다는 어디로 갔는지 결과물이 보이지 않는다. 어느 것 하나 개혁다운 개혁이 없다. 정의롭게 해결된 것은 없고 문제에 문제를 덫칠해서 누더기 법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결국 개혁이 양비론에 빠져 미생이 되어 버린다.

이렇게 되면 진짜 소름 끼치는 장면이 일어난다. “헌법정신과 법치주의에 따라 국민의 검찰이 되겠다”고 직무 복귀하면서 윤 총장이 한 말이다. 언제 검찰이 헌법정신과 법치주의에 충실했는가? 최근 5년 동안 자기 식구인 검사 사건 기소율은 1% 미만인데 일반 사건 기소율은 56%이다. 이런 집단이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킨다고 주장하니 진짜 웃긴다. 아니 거짓말에 소름 끼친다. 이런 말에 미혹 호도되는 국민을 보며 한국 교회와 그리스도인은 하나님 앞에서 검찰개혁에 대한 거룩한 분노가 하늘을 치솟아야 하지 않는가! 검찰개혁의 실패는 결국 역사의 질곡으로 남는다. 우리 자식 후손들에게 커다란 짐을 주고 말 것이다. 우리 사회도 개혁이 실패하면 역사의 짐이 되듯 총회나 교회도 마찬가지이다. 개혁의 과정이 진흙탕이 되어도 독수리처럼 치솟는 믿음으로 살 떨리는 무서움과 공포를 이겨내야 한다. 그래야 우리 사회도 한국 교회도 정의와 공의 앞에서 더 멀리 더 높이 비상하지 않겠는가!

 

 

가스펠투데이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Array ( [0] => Array ( [0] => band [1] => 네이버밴드 [2] => checked [3] => checked ) [1] => Array ( [0] => talk [1] => 카카오톡 [2] => checked [3] => checked ) [2] => Array ( [0] => facebook [1] => 페이스북 [2] => checked [3] => checked ) [3] => Array ( [0] => story [1] => 카카오스토리 [2] => checked [3] => checked ) [4] => Array ( [0] => twitter [1] => 트위터 [2] => checked [3] => ) [5] => Array ( [0] => google [1] => 구글+ [2] => checked [3] => ) [6] => Array ( [0] => blog [1] => 네이버블로그 [2] => checked [3] => ) [7] => Array ( [0] => pholar [1] => 네이버폴라 [2] => checked [3] => ) [8] => Array ( [0] => pinterest [1] => 핀터레스트 [2] => checked [3] => ) [9] => Array ( [0] => http [1] => URL복사 [2] => checked [3] => ) )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효제동 298-4 삼우빌딩 402호
  • 대표전화 : 02-742-7447
  • 팩스 : 02-743-744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상현
  • 대표 이메일 : gospeltoday@daum.net
  • 명칭 : 가스펠투데이
  • 제호 : 가스펠투데이
  • 등록번호 : 서울 아 04929
  • 등록일 : 2018-1-11
  • 발행일 : 2018-2-5
  • 발행인 : 채영남
  • 편집인 : 박진석
  • 편집국장 : 류명
  • 가스펠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가스펠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ospeltoday@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