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회 NCCK 인권상, 노동자 존엄과 아시아 인권을 위해
제34회 NCCK 인권상, 노동자 존엄과 아시아 인권을 위해
  • 김유수 기자
  • 승인 2020.12.03 1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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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상에 김진숙 운동가
특별상에 자라 알바레즈 운동가 수상
"민주화를 위한 연대의 뜻을 전해"
부산 한진중공업 본사 앞 농성장에서 있었던 제34회 NCCK 인권상 시상식 사진.  NCCK제공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이홍정 목사, 이하 NCCK) 인권센터(소장 박승렬 목사)가 세계인권선언일을 맞아 34회 NCCK인권상 시상식을 진행했다. 이번 시상식에선 민주노총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김진숙 운동가가 인권상을 수상했으며 필리핀의 인권활동가 자라 알바레즈가 특별상을 수상했다.

NCCK는 매년 12월 10일 세계인권선언일에 맞춰 ‘인권주간’을 정하고 1987년부터 인권주간연합 예배와 우리 사회 인권 증진에 헌신한 이들을 독려하는 인권시상식을 진행해 왔다. 올해 시상식은 코로나19 방역단계가 격상됨에 따라 인권상 시상식과 특별상 시상식으로 나뉘어 소규모로 진행됐다.

NCCK는 올해의 인권상 수상자로 한국사회 노동자들의 존엄과 인권, 권리 증진을 위해 오랜 시간 헌신해 온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 김진숙 운동가를 선정했다. 김진숙 운동가는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용접사로 한진중공업 복직 투쟁 등의 활동을 통해 한국사회 노동자들의 존엄과 인권, 권리 증진을 위해 오랜 시간 헌신해왔다. 올해 인권상은 암 투병 중인 수상자의 상황을 감안해 지난달 27일 부산 한진중공업 본사 앞 농성장에서 김갑영 운동가가 대리수상했다. 수술을 앞두고 있던 김진숙 운동가는 이날 "먼길 와주셔서 감사하다. 인권상이 힘들게 싸우는 동지들께 큰 격려와 힘이 되었을 것이다"며 병원에서 유선상으로 수상소감을 전했다.

한편 NCCK는 올해 인권상 특별상을 제정하고 필리핀의 여성 인권운동가 자라 알바레즈가 특별상에 선정했다. 필리핀 민중들과 함께 아시아 민주와 평화를 위해 일해온 그는 필리핀 네그로스섬에서 인권피해사건에 유엔인권이사회와 협력하는 일을 도맡아 해왔다. 이에 필리핀 정부에 의해 테러리스트로 낙인찍혀 위협을 당했고 군부가 조작한 사건에 의해 2년간 감옥에 복역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한 활동을 멈추지 않았던 그는 지난 8월 필리핀 자경단에 의해 살해당했다. NCCK는 이번 특별상을 통해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며 온 아시아의 에큐메니칼 동료들과 연대하고자 그를 수상자로 선정했다.

지난 3일 한국기독교회관 NCCK 사무실에서 소규모로 치러졌던 특별상 시상식에서 시상한 NCCK 이홍정 목사는 자라 알바레즈와의 아시아 에큐메니칼 활동을 회고하며 “오늘같이 세계민주사회가 발전하는 상황에서 초법적인 살인이 국가 공권력의 묵인, 기획 하에 자행됨에 한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간과할 수 없다. 그의 죽음을 함께 아파하면서 인권상을 드림으로 아시아 민주화를 위한 연대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날 소천한 자라 알바레즈 운동가를 대신해 인권상을 대리수상한 존스 갈랑 선교사(필리핀그리스도교연합교회-UCCP 파송)는 “민주사회 발전과 인권 증진을 위해 이 상을 수상함에 기쁜 마음을 전한다. 자라 알바레즈씨는 필리핀의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인권을 위해 헌신해 왔다"며 "지난 2월 자라 알바레즈를 한국교회가 초청해 필리핀 인권 상황을 알려주셔서 감사하다. 우리는 그의 죽음과 필리핀에서 벌어지는 국가폭력 사태에 대한 정의를 위한 여러분의 연대에 감사하며 앞으로 활동을 함께 이어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이번 수상을 축하하며 필리핀기독교교회협의회 르우엘 마릭자 총무와 필리핀인권단체 카라파탄 티네이 팔라배이 사무총장가 축하 영상을 보냈으며 국가인권위원회 최영애 위원장도 서면으로 이번 인권상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NCCK는 3일 시상식에서 '2020 한국교회 인권선언문'을 발표했으며 인권 주간을 맞아 2020 인권주간 설교문과 기도문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NCCK 사무실에 열렸던 인권상 특별상 시상식 사진. 김유수 기자

이하 NCCK 인권선언문 전문

[2020 한국교회 인권선언문]

“나 주가 말한다. 너희는 공평과 정의를 실천하고, 억압하는 자들의 손에서 고통 받는 사람들을 구하여 주고, ••• 이곳에서 무죄한 사람의 피를 흘리게 하지 말아라.” (렘 22:3)

하나님께서는 사람과 자연을 아름답게 창조하시고 그들이 서로 사랑 안에서 사귐과 나눔의 공동체를 이루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창조 질서와 피조물이 악한 권력에 의해 억압 속에서 신음할 때에 하나님은 친히 억압하는 자들의 손에서 고통 받는 자들을 구하여 주셨습니다. 마침내 이 땅에 그리스도를 보내주셔서 그의 온 생애와 죽음으로 공평과 정의를 선언하셨고 그의 완전한 사랑으로 모든 피조물을 자유하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자유를 얻은 우리는 마땅히 공의를 행하면서 고난 받는 이들의 편에 서야하는 빚진 자들임을 고백합니다.

2020년 한 해는 한국 그리스도인들에게 고통스러운 회개와 변화가 필요한 시간이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온 국민이 질병과 생계의 위협에 직면하여 싸울 때 많은 교회들은 사회적 고통에는 무심한 채 종교의 자유를 주장하였습니다. 소외받고 차별받는 이웃들이 누려야할 권리와 자유는 외면하였습니다. 차별 당하는 성소수자들을 정죄하며 차별금지법을 반대하였습니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사람들이 폭력과 상품의 대상으로 전락해 가는 현실을 외면했습니다. 수많은 노동자들이 비인간적이고 과도한 노동으로 다치고 죽는 현실에 침묵하였습니다. 어려움에 처한 이웃들, 힘없는 자들을 배척하고 외면하는 것은 곧 하나님과 멀어지는 일과 같습니다.

한국교회는 회개해야 합니다. 정의 평화 생명의 길로 우리를 부르시는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한국 사회의 모든 억압과 차별을 철폐하고 모든 인간이 하나님의 거룩한 자녀로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을 만드는데 교회가 나서야 할 때입니다. 이것이 바로 교회의 마땅한 과제임을 고백하며 우리는 다음과 같이 선언합니다.

1. 인간의 기본권이 실현되는 세상을 위해 교회가 앞장서겠습니다.

우리는 모든 폭력에 반대합니다. 하나님은 세상을 정의와 평화가 넘치는 아름다운 세상으로 만드셨습니다. 모든 사람은 하나님의 자녀로서 누구에게도 빼앗길 수 없는 존엄과 권리를 부여 받았습니다. 우리는 인간 존엄과 생명을 위협하는 모든 억압과 차별에 반대하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겠습니다.

2. 차별받고 소외당하는 이들의 아픔을 위로하겠습니다.

우리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기도합니다. 차별금지법은 모든 사람을 사랑하시는 그리스도의 복음 정신을 반영한 기본 인권법입니다. 우리는 차별을 금지하는 이 법이 조속히 만들어질 수 있도록 활동해 나가겠습니다. 차별이 사라지고 서로를 존중하며 환대하는 세상이 오기를 간절히 기도하겠습니다.

3. 노동자들이 존중받는 사회를 위해 연대하겠습니다.

우리는 노동3법이 조속히 개정되기를 바랍니다. 근로기준법과 노동조합법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개정되어 모든 직장인들이 일터에서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사회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택배노동을 비롯한 비정규직과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의 비인간적이고 살인적인 노동 현실은 반드시 개혁되어야 합니다. 어떤 노동자도 죽거나 다치지 않으면서 노동의 권리를 누리며 살아가는 사회를 이루기 위하여 기도하며 연대하겠습니다.

4. 양심의 자유를 위해 교회가 함께 하겠습니다.

양심의 자유를 억압하는 국가보안법은 폐지되어야 합니다. 사람의 신념과 양심은 다른 사람에 의해 검열되거나 침해당할 수 없는 고유한 권리입니다. 국가보안법은 70년이 넘는 세월동안 수많은 시민들을 죽음 속으로 몰아넣은 희대의 악법입니다. 신앙과 양심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독재 권력에 굴복하지 않고 맞서 싸워온 바른 교회의 역사를 이어 국가보안법이 폐지되고 모든 양심수들이 자유를 얻게 되는 날이 올 때까지 연대하며 기도하겠습니다.

인간의 존엄과 평등, 민주와 평화가 완전히 실현되기를 바라는 우리의 실천 속에 하나님이 함께 하심을 믿습니다. 생명의 하나님, 당신의 영으로 우리를 이끌어 주소서.

2020년 12월 3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시상식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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