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농촌목회자 노성철 목사(매산교회), “하나님이 어디로 보내셨든 같은 목회자의 마음 가져야”
[인터뷰] 농촌목회자 노성철 목사(매산교회), “하나님이 어디로 보내셨든 같은 목회자의 마음 가져야”
  • 김유수 기자
  • 승인 2020.11.26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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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시절 파송받은 농촌교회에 헌신
농촌목회도 똑같은 하나님 목회
힘든 환경 속 자존간 낮은 이들 위해
지속적이고 책임있는 목회 지원 요청

 

한국 사회는 도시 중심의 산업화 정책으로 발전해 왔다. 이러한 과정에서 농·어촌 환경은 소외되고 말았고 도시와 농·어촌의 동반 성장은 한국교회에게도 중요한 과제가 됐다. 그럼에도 열악한 농·어촌 환경을 위한 교회사역에 신념을 가지고 나설 수 있는 목회자는 많지 않다. 노성철 목사는 이러한 환경 가운데에도 40년간 농촌목회에 힘써왔다. 목회 인생을 농촌교회에 헌신 노성철 목사에게 한국의 농·어촌교회를 위한 소망을 들어봤다. 

                                                                   노성철 목사

Q. 도시화가 심한 한국 사회에서 농촌목회는 쉽지 않은 길이다. 40년이나 농촌목회에 헌신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과거 예장통합 총회에선 젊은 교역자들이 농·어촌교회에서 시무해야 안수를 주는 특별제도를 실시한 적 있었다. 그때 나는 노량진교회 림인식 목사의 파송으로 당시 개척한지 1년정도 된 이곳 매산교회에 왔다. 이후 선배 목사들이 두 번 이상 도시 교회로 데리고 가려 했지만, 내가 여길 떠나면 누구도 이 자리에 오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이곳에 주저앉았다.

처음 이곳에 왔을 당시 도시와 비교해 농촌교회 현실은 너무도 열악했다. 그런데 시골 동네 꼬마들이 모인 주일학교의 아이들이 정말 예뻤다. 그렇게 주일학교가 마을 정규 유치원으로 발전했다. 우리 교회 유치원은 28년간 죽산지역 아이들을 돌보며 경기도 교육감 표창을 두 번 받았고, 유치원 원장으로 섬기고 있는 사모도 교육감상을 받았다.

여기에 자리를 잡고서 “어린 목사가 와서 곧 떠날 줄 알았는데 오래 있어 줘서 고맙다”는 교인들의 말을 정말 많이 들었다. 나는 교인들의 그 말이 고마워 오래 있을 수 있었다. 크리스챤아카데미에서 진행했던 공동체 성서 연구모임도 여기서 버틸 수 있었던 중요한 원동력이었다. 그곳에서 지도받고 함께했던 농촌목회 연구가 목회에 큰 도움이 됐다.

                                                                   매산교회 전경

 

Q. 40년간의 목회 가운데 농촌목회 환경은 어떻게 변화했는가.

이곳에 처음 왔을 때는 농민들이 손으로 농사를 짓는 시절이었기에 모내기 철과 추수철엔 장로님 가정 외엔 주일예배에 못 나왔다. 이후 인양기와 탈곡기가 나오면서 철과 관계없이 교인들이 주일에 교회에 나올 수 있게 됐다. 농업이 기계화된 것은 농촌 예배에 많은 도움이 됐다.

그러나 농촌에 있으면서 관리하지 않은 집이 허물어지는 것같이 농촌환경이 무너지는 것을 봐왔다. 성공한 사람 소수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농민들은 빚을 가지고 산다. 과거보다 먹고 사는 것은 나아졌지만 농촌의 재정 자립 문제는 별로 변화가 없다. 대학까지 자녀들을 가르치고 도시로 보내면 농민들은 빚만 남는다. 농협에서도 농촌을 근본부터 지원해야 하는데 그저 은행으로 전락했다. 농촌 경제가 구조적으로 개선되지 않으면 농민들은 여전히 힘들다. 그래서 농민들은 자식을 농촌에 붙잡아 두지 않고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도시로 등 떠민다. 그러니 젊은 농업 후계자들이 잘 양성되지 않는다. 가장 염려는 농촌교회가 초기화되는 현상이다. 농촌에 청년이 떠나고 부모 세대는 연로해 간다. 농촌경제가 좋아져야 농촌교회도 좋아지는데 농촌이 처음과 비슷한 환경으로 되어가니 걱정이다.

한편으로는 농촌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아지면서 외국인 교인이 많이 늘었다. 가족들이 무슬림이어도 한국에서 교회에 오는 이들이 많다. 그래서 지역 교회들은 외국인을 위한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베트남어 예배를 세우기도 하고 의사소통이 힘든 불법체류자들을 위한 사역을 하기도 한다. 우리 교회에선 파키스탄 출신 여성 신자에게 장학금, 학비를 지원해 박사 학위를 마치게 해준 적도 있다.

도시나 농촌이나 사람은 다 똑같은 사람이고 농촌에서의 목회도 사람을 대하는 똑같은 목회다. 하나님이 어디로 보내셨든지 섬기는 하나님은 동일한 하나님이다. 큰 교회 목회를 하든 작은 교회 목회를 하든 모두 같은 목회자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Q. 농촌목회를 하면서 힘들었던 점과 보람 있었던 점은 무엇이었나.

언젠가 한 도시 교회와 함께 지역 농산물 직거래를 주선한 적 있다. 그때 교회에선 비싸도 괜찮으니 믿을 수 있는 좋은 농산물을 보내 달라고 했다. 그러나 정작 농민들이 이익을 보려고 교회에 질이 떨어지는 농산물을 보내 도시 교회로부터 지탄을 받았다. 그래서 직거래 관계가 끊어지고 말았다. 이후에 다시 직거래를 하자는 요청에서도 내 쪽에서 “우리가 정직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럴 수 없다”고 했다. 경험해 보니 개별교회에서 도·농 직거래를 주관하는 것보다 직거래 기관을 통해 검증된 우량한 상품으로 건강한 관계를 만드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도·농 직거래도 전문화될 필요가 있다.

농촌에서 사역하다 보니 알코올 중독자들을 많이 만났다. 목사가 아니라 심리상담가나 정신과 의사로 여기 온 것 같았다. 힘든 농촌환경에서 사는 이들 중엔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 많았다. 많은 교인들이 “목사님은 많이 배웠는데 우리는 무식하다”고 했다. 그래서 교인들에게 “교회는 하나님의 학교이기에 성경을 배우는 것은 모두에게 똑같다”고 말했다. 그렇게 계속 말하니 교인들이 목사와 비교해 자신들이 못났다는 의식이 없어졌다. 사실 환경이 부족하고 어려울 뿐이지 도시나 농촌이나 목회는 똑같다. 따뜻한 사랑의 가슴을 가지고 있으면 부족해도 봐주고 사랑받는다.

Q. 한국교회에 바라는 농촌목회 지원 정책 방향은 무엇인가.

신념을 가지고 농촌목회에 나서도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농학을 전공하고 목회에 나선 목사님들도 농촌목회에 실패한 뒤 두 손들고 연구소로 가곤 한다. 내가 보기에 농촌목회에 있어서 농민을 돕는 활동보다 순수한 목회에 집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도시나 농촌이나 사람은 다 똑같은 사람이고 농촌에서의 목회도 사람을 대하는 똑같은 목회다. 하나님이 어디로 보내셨든지 섬기는 하나님은 동일한 하나님이다. 큰 교회 목회를 하든 작은 교회 목회를 하든 모두 같은 목회자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농촌이 어려우면 교단이나 큰 교회에선 도시에 있던 부교역자들을 파송하게 된다. 그러니 큰 교회나 교단에서 농촌 교역자의 생활을 지속적으로 후원해 주면 좋을 것 같다. 어느 기간 도왔다고 지원을 끝내지 말고 선교사를 파송하듯이 농촌교회에 자기 교회 교역자를 보내 지속성을 가지고 도와주길 바란다. 농촌목회를 위해서는 여러 교회에서의 짧고 부분적인 도움보다 책임 있고 지속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우리 교회도 초기에 노량진교회에서 무려 7년 동안 도움을 받았다. 그 오랜 도움이 농촌에서 버티는 데 굉장히 큰 힘이 됐다.

Q. 후배들과 농촌목회를 하는 동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농촌의 교인들은 마음이 여리다. 그런 교인들은 교회 목회자가 자주 바뀌면 안 된다. 농촌목회를 맡았으면 좋은 곳에 기회가 생겼다고 목회지를 쉽게 옮기지 말고 최소 10년은 한 곳에서 목회했으면 한다. 농촌목회의 매력은 시간적인 여유다. 공부하는 마음으로 지내면서 목회적인 역량을 키우기엔 시골 환경이 좋다. 너무 힘들 때는 인간적인 것에 의존하지 말고 주님께 기도하기 바란다. 기도로 버티면 하나님께서 반드시 도와주신다.

Q. 끝으로 비전과 기도 제목을 나눠달라.

농촌교회도 농촌 환경과 더불어 가기 때문에 농촌교회 성장은 농촌 사회 성장과 함께 갈 수밖에 없다. 한국교회 크리스천들이 교회만 생각하지 말고 지역사회를 생각해 좋은 관계를 맺어갔으면 좋겠다.

은퇴를 앞두고 3년 이내에 좋은 후임 목사가 와야 하는데, 우리 교회 다음 후임 목사로 농촌목회를 넉넉하게 감당할 목사가 오기를 기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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