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 수진사 방화, “이웃을 위험에 처하게 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뜻 아니야”
기독교인 수진사 방화, “이웃을 위험에 처하게 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뜻 아니야”
  • 김유수 기자
  • 승인 2020.11.12 12: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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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여성의 수진사 방화사건
불교계, 개신교계에 책임감 당부
NCCK, “깊은 사죄의 말씀 전해”
배타주의 극복위한 종교교육 필요
여성 성도의 방화로 인해 화재에 휩싸인 의정부 수진사 전각. 출처 의정부소방서

지난달 경기도 남양주에 위치한 수진사에서 기독교인 여성이 방화 사건이 발생해 종교계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이번 방화 사건을 두고 불교계는 한국 교계에 화합과 평화의 책임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으며 교계에서도 이번 사건에 대한 사과와 자성을 메시지를 발표했다.

지난달 14일 남양주 수진사에서 갑작스런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서 출동으로 2시간여 만에 진압됐지만, 1개의 전각이 소실되어 소방서 추산 2억 5천만 원이 넘는 피해가 발생했다. CCTV를 통해 검거된 범인 여성은 2년여 전부터 사찰을 찾아와 "예수님을 믿으라"고 소리치며 소란을 피웠고 수차례 법당을 훼손하고 현수막에 불을 지르는 등의 문제 행동을 자행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여성은 체포 후 자신의 방화 혐의를 인정하면서 범행 동기로 "신의 계시를 받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진사에는 국가유형문화제 2점이 보관돼 있으며 근처에 아파트 단지, 학교, 요양원이 있어 이번 화제는 자칫 큰 재산,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

비슷한 사건에도 그동안 비교적 온건한 입장을 주지해오던 불교계에서 이번 사건에는 적극적인 목소리를 냈다. 대한불교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는 지난 2일 ‘남양주 수진사 방화관련 성명서’를 발표해 한국 개신교에게 폭력과 방화를 양산하는 종교가 아닌 화합의 종교로 거듭날 것을 촉구했다. 성명은 “다름을 인정하지 않은 개신교인의 방화 피해는 그동안 문화재를 보유한 부산 범어사, 여수 향일암 같은 천년고찰은 물론 다수의 사찰에서 발생했고 불상 훼손 또한 반복되고 있다”며 “개신교 지도자와 목회자들은 개신교 신자들의 이 같은 반사회적인 폭력행위가 개신교 교리에 위배된다는 점을 명확하게 공표해 신자들을 올바로 인도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성토했다. 또한 “공공기관에서의 성시화운동, 개신교인의 사찰 땅 밟기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차별과 편향이 21세기 자유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대한민국에서 공공연하게 자행되고 있다”며 “사회공공체 안정과 종교 간 평화를 위해 그동안 인내해 온 불교계는 이제 성숙한 시민사회와 민주주의를 위해서 고통을 참는 것이 오히려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이번에 적극적 목소리를 내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불교계가 성명을 발표한 지난 2일 지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이홍정 목사) 종교 간대화위원회(위원장 이정호 신부)도 ‘남양주시 수진사 방화사건에 대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의 입장’를 발표해 반성과 사죄의 메시지를 공표했다. 성명은 “수진사에서 발생한 화재가 기독교 신자의 고의적인 방화라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피해를 입은 수진사와 모든 불자분들께 깊은 사죄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자칫 큰 인명사고로 번질 수도 있었던 이번 화재의 위험성을 강조하며 “이웃 종교의 영역을 침범해 가해하고 지역주민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행동을 신앙이라는 명분으로 포장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어떠한 신앙도 이웃의 안전과 평온한 삶을 깨뜨리는 명분이 될 수 없다”며 “종교의 다름을 떠나 평화적으로 공존해야 할 이웃을 혐오하고 차별하며 위험에 처하게 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뜻이 아니다”고 명확하게 공표했다.

작년 ‘2018이웃종교스테이’ 개신교 체험행사 기념사진. 출처 한국종교인평화회의
 ‘2018이웃종교스테이’ 개신교 체험행사 기념사진. 출처 한국종교인평화회의

외국의 비해 종교 간 갈등이 적다고 평가받는 한국사회지만, 근본주의 기독교 신자의 타 종교에 대한 혐오행동들은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여러 사찰에서의 훼불행위(불교에 해를 끼치거나 탄압하는 행위)와 더불어 ‘땅밟기’라는 이름으로 국내외 자행된 타 종교에 대한 배타적인 행위는 한국 시민사회의 눈초리를 받아왔다. 지난 2018년 청년사역네트워크(의장 김동영 목사)가 실시한 ‘기독교에 대한 청년들의 인식 조사’에서 기독청년 79%, 비기독청년 80%은 개신교가 불교, 천주교에 배타성이 높은 종교라고 답했다.

극단적 기독교인에 의해 파괴된 김천 개운사 불상 재건립 모금운동을 실시했던 손원영 교수(서울기독대)는 이러한 사건이 반복해 발생하는 이유로 ‘이웃종교에 대해 가르치지 않는 한국교회의 교육’을 꼽았다. 손 교수는 “방화를 일으킨 개인적 이유야 알길 없지만, 이런 일이 계속 발생하는 기본적 이유는 목사, 교수들이 잘못 가르쳤기 때문이다”며 “예수님은 이방인을 정죄하지 않고 존중해 사랑으로 필요한 것을 채워줬다. 그러나 지금의 전도 방식은 박해와 학살을 자행하는 제국주의 시대 방식이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의 가장 큰 책임은 목사들과 대학교수들에게 있다”며 “한국교회는 다른 종교가 나쁘다고만 말하지 이웃종교에 대해 가르치지 않는다. 신학대학과 교회는 커리큘럼이 바꿔서 진정한 의미에서 다른종교에 대해 가르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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