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사람] 나선환 장로(영락교회) “설교하는 재능은 없어도 엄마, 할머니처럼 돌보고 기도해”
[믿음의 사람] 나선환 장로(영락교회) “설교하는 재능은 없어도 엄마, 할머니처럼 돌보고 기도해”
  • 김유수 기자
  • 승인 2020.11.13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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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치유 경험하고 회심
맡겨진 일 충실히 섬기다
어른들 권유로 장로 임직
학생, 선교사 돌봄에 헌신
“부서 넘어 모든 장로가
다음세대 위해 힘썼으면”

 

여성장로로서 영락교회(김운성 목사)에서 직분을 받고 전국장로연합회(회장 신중식 장로, 이하 전장연)와 예장통합 총회 세계선교부, 서울노회에서 활동해온 나선환 장로는 3대째 신앙을 지켜온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의 고모할머니도 평생을 전도사로 사역했는데 나 장로의 아버지는 12남매 중 아홉째로 태어난 그가 고모할머니처럼 신학을 전공하고 주님의 종으로 살길 바랐다. 그러나 나 장로는 평생 사역하며 고생하는 고모할머니 모습을 보고 신학대가 아닌 미대에 입학했다. 이로인해 젊은시절 아버지와 갈등을 겪기도 했다.

나 장로는 이후 믿음 없었던 남편과 결혼했다. 당시 남편이 방송국에서 일했기에 여러 행사를 접할 일이 많았다. 그래서 주일이면 예배를 드리지 않고 여러 곳으로 놀러 다녔다. 그러던 어느날 남편이 만취해 해열제를 먹었다가 갑자기 온몸에 마비 증상이 왔다. 이를 계기로 나 장로는 그동안 너무도 세상적이었던 생활을 회개하고 다시 교회로 돌아갔다. 교회에서 여전도회 활동을 하며 특히 학원선교와 해외선교사들을 대접하는 일에 열심히 봉사했다. 하지만 남편은 한참을 그의 신앙생활에 함께하지 않았다. 수년을 매주 마당까지 차로 데려다주고 차 안에서 예배 끝나길 기다리다가 집으로 돌아가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몸에 열이 펄펄 끓어 응급실에 실려 갔다. 감기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치료제도 없는 희귀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었다. 온몸에 물이 차 한쪽 눈에서 물이 나오기도 했다. 병원에선 중환자실에 누운 남편을 두고 임종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신앙이 3, 4대 내려가면 편안하게 신앙생활 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불구덩이에 집어넣으셨다.”

나 장로는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그 당시를 이렇게 회고했다. 병원에선 남편의 임종을 준비하라며 입시 준비중인 자녀들을 불러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나 장로는 그러나 살아계신 하나님이 남편을 낫게 해주시리라 믿고 남편 옆에서 부르짖으며 기도했다. 당시 가족들은 충격에 실성했다고 생각했다.

교회에서 선교사들을 위해 헌신해온 나 장로가 병원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와 교제했던 선교사들이 병원을 찾아왔다. 남편이 중환자실에 누워있던 열흘 동안 아침저녁으로 꼭 20명의 선교사들이 찾아와 회복을 위해 연달아 기도했다. 이렇게 임종직전까지 갔던 사람이 열흘 만에 기적처럼 회복돼 중환자실에서 나왔다. 이후 죽을 고비를 넘긴 남편은 곧바로 회사에 사표를 내고 교회에 출석했다. 그렇게 회심한 후 4년 만에 안수집사가 됐고 이후로 치열하게 전도한 5,000여 명의 결신자들은 이제 그의 평생 자랑이다. 치유 경험으로 부부는 그렇게 신앙안에 하나가 됐고 신앙으로 자란 그들의 세 자녀도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충실한 믿음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서울노회 여전도연합회, 전장연에서 활동했고 현재 서울노회 부노회장, 예장통합 총회 세계선교부 회계인 나 장로는 사실 자신이 교회에서 장로 직분을 받고 이렇게 대단한 활동을 하게 될 줄 몰랐다고 한다. 남편이 교회를 다니게 될 때만 해도 그는 하나님께서 회심한 남편을 쓰실 줄 알았다. 그때는 “30년 이상 교회에서 봉사했으면 됐지”라고 생각하며 엄마로서 집안에서 살림을 하려 했다. 그런데 어느 날 영락교회 교회 어른들이 조용히 그를 불렀다. 그리고 장로로 시무할 수 있을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남편 대신 그가 장로가 되어 교회에 보탬이 되어달라고 했다. 당시 영락교회는 교회 어른 20명 이상의 추천을 받으면 장로 후보로 나갈 수 있었다. 결국 남편에게 양해를 구하고 후보를 바꾸어 장로후보로 나갔고 임직을 받았다. 나 장로는 그러한 자신의 삶에서 “하나님 일은 헤아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교회에서 청년부, 사회봉사부에서 여러 봉사를 하다가 노회 여전도회연합회에도 봉사했다. 이후 외부 활동은 모두 내려놓고 하나님이 필요로 하시는 우리 교회 일에만 전념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런데 전장연 여성 부회장 자리가 비게 됐고, 이전에 전장연 활동에 나가보지도 않았지만 여전도회를 함께 섬기던 이들이 여성 부회장직을 맡아달라고 설득했다. 설득에 마지못해 전장연 부회장으로 그렇게 들어간 그는 올해 수석부회장 대행으로 수련회 준비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이후 한 번도 여성 임원을 세운 적 없었던 서울노회의 부노회장이 된 것도, 총회 세계선교부의 회계가 된 것도 그런 식이었다. 그렇게 나 장로는 은퇴를 앞두고 자리욕심 없었는데도 그렇게 주위에 떠밀리듯, 주님께 이끌리듯 인도에 따라 순종하며 여러 중책을 맡게 됐다.

예장통합 서울노회 부노회장, 총회 세계선교부 회계 나선환 장로(영락교회). 김유수 기자<br>
예장통합 서울노회 부노회장, 총회 세계선교부 회계 나선환 장로(영락교회). 김유수 기자

“설교하고 가르치는 재능은 없어도 엄마, 할머니같이 아이들의 어려운 사정을 듣고 같이 기도해주면 자존심 센 요즘 아이들도 말 못 할 기도 제목들을 얘기한다.”

나 장로는 학원선교, 세계선교를 위해 오랫동안 봉사했지만 연신 자신에게 엄마, 할머니 같은 마음 외엔 특별한 능력이 없다고 말한다. 청년부 사역과 학원선교에 봉사했던 그는 권사들과 전도 팀을 꾸려 한 달에 한 번 학교 채플시간에 전도를 나갔다. 아이들에게 간식 나눠주면서 신앙상담도 하고 기도제목도 나눴다. 나 장로는 “힘들다는 다음세대 전도에는 사실 크고 특별한 것이 필요하지 않다. 요즘 아이들이 교회도, 노인도 싫어한다고 하지만 안 믿는 아이들이라도 권사들이 기도해준다고 하면 싫어하는 아이는 별로 없었다. 그렇게 몇 번을 보고 나면 자존심 센 요즘 아이들도 슬그머니 찾아와 고민을 얘기하며 기도해달라고 한다. 권사들은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할머니, 아줌마 같으니 예민한 여학생들도 쉽게 다가와 마음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신앙의 엄마 역할을 하고 기도제목을 나눈 아이들을 연말에 교회에 초청해 같이 기도하면 아이들이 “엄마”라고 부르면서 안겼다. 그렇게 결신한 아이들을 중등부, 고등부에 등록시켜서 교회 지붕에 품었다.

교회와 총회에서 헌신했던 세계선교 활동도 마찬가지였다. 나 장로는 그곳에서 특별한 어학능력이나 리더십을 발휘한 것이 아니라 그저 맡은 일에 충성하며 선교사들을 섬기는 일에 최선을 다했다. 교회에서 오랫동안 선교사들과 관계를 쌓았고, 자연스럽게 총회 세계선교부 회계로 들어갔다. 장신대 세계 선교훈련원에서 파송 훈련을 마친 선교사들을 위해 매번 정성껏 직접 만든 불고기를 대접 하기도 했다. 그의 불고기 파티는 항상 인기가 좋았다. 최근 훈련원을 찾았더니 최근 코로나19로 중지된 불고기 파티를 다시 부활시켰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음세대 사역과 세계 선교를 위해 힘써온 나 장로는 최근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은 교회학교 회복과 발이 묶인 선교사 160 가정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그 무엇보다 교회학교 회복이 한국교회의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렇게 코로나가 길어지면 교회학교가 완전히 무너질 것 같아 걱정이다. 모든 일은 하나님이 하시겠지만, 다음세대가 없으면 우리도 큰 교회 건물만 있고 사람은 없는 유럽 교회 같이 될까봐 걱정이다. 교만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우리 장로들이 자기가 맡은 부서만 신경 쓰고 거기에 안주하지 말고 한국교회 미래인 다음세대를 위해 다 같이 힘써 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하며 당부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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