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평] ‘공기’(公器)와 ‘공기’(攻器)
[뉴스비평] ‘공기’(公器)와 ‘공기’(攻器)
  • 권혁률 교수
  • 승인 2020.11.12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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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언론을 일컬어 사회적 공기(公器)라고 칭한다. 사회적 소통 기능뿐 아니라 권력을 감시 비판하고 건강한 사회적 의제를 발굴하여 역사와 인간의 의식을 발전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는 공적인 존재가 언론이기 때문이다. 공기(公器)의 사전적 의미는 이러하다. “1. 사회의 구성원 전체가 이용하는 도구 2. 공공성을 띤 기관이나 관직을, 사회의 개개인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르는 말. 신문이나 방송...”(표준국어대사전)

​이런 뜻대로, 언론은 누구보다도 엄격한 도덕성과 윤리적 잣대를 바탕으로 사회 구성원 전체가 믿을 수 있는 존재가 되어야만 한다. 그러나 최근 몇 가지 사안에서 드러난 우리 언론의 행태는 과연 공기(公器)가 맞는지 심각한 의문을 던지고 있다.

​우선 최근 우리 사회를 불안에 떨게 한 ‘독감백신 접종 사망’ 논란을 들 수 있다. 많은 국민들은 독감백신 접종후 사망자가 속출한다는 언론보도로 인해 독감백신 접종에 공포감을 갖게 되었고, 이로 인해 보건전문가들은 백신접종 기피로 인해 더욱 많은 국민, 특히 노약자들이 생명을 위협받게 될 것을 걱정해 국민들의 걱정을 잠재우려 하였으나 일부 언론은 이런 우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백신에 대한 공포를 계속 전파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질병관리청에 의하면 독감백신 접종후 사망자 94명에 대한 조사 결과 11월 5일 현재 조사결과가 나온 87건의 사망에서 예방접종과의 인과성은 단 하나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이런 소식을 전하는 언론의 보도는 매우 소극적인 모습이다.

​보도행위에서만 그러한 것이 아니다. 종합편성채널인 MBN은 2011년 최초 승인 당시 투자자본금에 대한 편법 충당과 회계 조작 행위가 드러나 6개월 영업정지 행정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이런 불법행위는 방송법 18조 1항과 세부 행정처분 기준을 정한 방송법 시행령에 따르면 엄연히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 ‘진실’을 전해야 할 언론사가 출범 시작부터 ‘거짓’에 기초해 출발한 것은, 그 언론사의 존재 근거를 부정하는 행태가 아닐 수 없다.

​만약 이러한 언론의 이탈행위가 계속된다면 우리는 더 이상 언론을 공기(公器)라고 부를 수 없을 것이다. 차라리 공기(攻器; 적을 공격하는 데 쓰는 무기)라고 부르는 것이 더 어울린다는 생각을 필자는 감출 수 없다.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고 오해와 불신이 생기거나 퍼져나가지 않도록 하는 언론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들 사이의 불신과 갈등을 증폭시킨다면 그러한 언론은 서로를 공격해 다치도록 하는 ‘공격무기’(攻器)가 될 수밖에 없다.

권혁률 교수(성공회대 연구교수, 전 CBS 대기자)<br>
권혁률 교수(성공회대 연구교수, 전 CBS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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