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겔칼럼] 트럼프스러운 것과의 이별
[데겔칼럼] 트럼프스러운 것과의 이별
  • 안기석 장로
  • 승인 2020.11.16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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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합중국의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인단을 뽑는 투표가 지난 11월 3일 실시된 이후 전 세계는 개표의 결과에 이목을 집중했다. 필자도 엎치락뒤치락하는 개표 과정을 지루하게 지켜보다가 11월 8일 자 뉴욕타임스의 톱기사 제목 “BIDEN BEATS TRUMP(바이든이 트럼프를 이기다)”를 접하고서야 ‘미국 대선이 드디어 바이든의 승리로 끝났구나’라며 관심의 대문을 닫을 수 있었다.

그러나 관심의 대문을 닫았다고 창문까지 닫을 수는 없었다. 바이든 당선자가 승리선언을 하면서 전도서의 말씀을 인용해서 모든 것이 때가 있는데 이제는 ‘time to heal(치유할 때)’이라고 언급한 것과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흑인 부통령이 된 카말라 해리스가 자신이 “첫 여성 부통령이지만 마지막은 아닐 것”이라고 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문제는 트럼프였다. 쉽사리 승복할 성격이 아닌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외신을 타고 들어오는 소식은 관심의 대문을 다시 열게 만들었다. 미국 역사상 바이든이 최고의 득표자지만 트럼프는 최고의 득표를 한 패배자였다. 더구나 이번 선거 구도는 민주당 후보 대 공화당 후보의 대결이 아니었다. 트럼프와 비 트럼프의 대결이었다. 공화당의 전폭적인 지지를 업고 치른 선거가 아니라 그야말로 트럼프 특유의 개인 뚝심으로 치른 선거였다. 그런 패배자가 멋있게 승복 연설을 했다면 그동안 트럼프에 대한 모든 비난, 즉 코로나 방역 실패, 인종차별, 탈세, 성추문 등이 순식간에 잊혀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역시 예상대로 골프장에서 바이든의 승리 소식을 접한 트럼프는 이번 선거가 끝나지 않았으며 부정선거라며 소송해서 연방대법원까지 가겠다고 불복의사를 밝혔다. 미합중국 46대 대통령 취임식인 내년 1월20일까지 트럼프는 온갖 수단을 동원해서 뒤집기를 시도할 것처럼 보인다.

지난 4년 동안 트럼프의 언행을 지켜본 바로는 자신과 지지층의 이익에 관한 한 철두철미하게 계산해서 거침없는 행보를 했지만 인류공동체나 미국 국민 전체의 가치에 대해서는 등을 돌리거나 발로 차버리는 치기 어린 모습을 보인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대표적인 것이 파리기후협약 탈퇴였다.

이런 트럼프의 행태를 두고 미국 언론은 트럼피즘(Trumpism)이라고 불렀다. 트럼피즘은 한마디로 트럼프스러운 것의 종합체이다. 미국의 민주주의가 아직은 살아있기에 트럼프스러운 것이 히틀러의 파시즘으로 변질되지 않았을 뿐이다. 그는 러시아의 푸틴과 북한의 김정은의 통치 방식이 몹시 부러웠을 것이다. 혼자서 결정하면 모든 국민이 무조건 박수쳐주기를 원하는 것, “나를 따르라(Follow me)” 했는데 따라오지 않고 이의를 제기하면 “당신 해고야(You’re fired)”라며 트윗으로 해고하는 것, 현실에서는 이미 패했는데도 인정하지 않고 대안현실을 만들어내는 것 등이 모두 트럼프스러운 것들이다. 성찰은 없고 확신만 있는 모든 지도자들은 트럼프스러운 것을 내장하고 있는 셈이다.

이제 미국 뿐 아니라 모든 나라의 지도자들이, 그리고 크고 작은 모든 조직의 지도자들이 트럼프스러운 것과 이별해야 할 때임을 이번 미국 대선이 보여준 것이 아닐까.

안기석 장로<br>​​​​​​​도서출판 ‘세상의 모든 선물’ 대표
안기석 장로
도서출판 ‘세상의 모든 선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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