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사랑숨결교회 서성환 목사, “예수 그리스도에게 일치할 때 고질병 넘어설 수 있다”
[인터뷰] 사랑숨결교회 서성환 목사, “예수 그리스도에게 일치할 때 고질병 넘어설 수 있다”
  • 이신성 기자
  • 승인 2020.10.30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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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개신교회의 참상은 현실과 타협하고 안주하면서 타락한 데서 비롯
영성·신학의 개혁, 직제·사역 체계 개혁, 소통·연대 위한 체제 개혁 만들어야
예수 따라 가난하고 진실하게 살겠다는 결단과 예수만이 교회의 주인이라는
신앙 지키기 위한 용기 있는 결단에 교회, 목회자, 성도들 한 마음 한 뜻 돼야
양극화와 분단과 환경재앙 극복은 우리 주님께서 우리 시대에 주신 사명

[제503주년 종교개혁주일 특집 인터뷰] 서성환 목사(사랑숨결교회)종교개혁기념일(1517년 10월 31일) 503주년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3년 전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고 축하했던 분위기와 완전히 달라진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 변동에는 두 가지 일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나는 명성교회 목회지 대물림 사건이고, 다른 하나는 방역지침을 따르지 않은 교회로 인한 코로나 19 감염 확산이다. 이 두 가지 사건으로 인해서 한국 개신교는 얼마 남아 있지 않았던 신뢰마저 잃어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제주도에서 한국 개신교의 신뢰 회복과 개혁을 위해 부단히 애쓰고 있는 현장 목회자를 찾았다. 종교개혁 503주년을 맞이하여 약 140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 개신교에게 개혁의 의미는 무엇이며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물었다. 서성환 목사는 예장(통합) 다락방교회(서울 신림동/현 신림등대교회) 담임목사, 독일 남부지방한인교회의 위임목사 겸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 주교회 선교동역자, 제주성안교회의 위임목사를 역임했다. 현재 사랑숨결교회 위임목사이다. - 대담자 이신성 기자

 

Q. 매년 종교개혁 관련 행사를 진행함에도 불구하고 한국 개신교가 민폐와 적폐의 상징처럼 여겨지고 개혁의 주체가 아닌 개혁의 대상이 된 이유는?

A. 종교개혁 500주년 행사와 학술제는 그야말로 일과성 행사를 벗어나지 못했다. 교회와 성도들이 오늘의 신앙적 현실과 오늘의 삶의 상황에 대한 정직한 성찰과 하나님 앞에 서는 진실한 결단이 있어야 했지만, 몇몇 전문신학자와 교회권력자의 자기들만의 행사에 그쳤다. 그들은 진정으로 신앙과 교회의 개혁을 원하지도 않은 것 같고, 교회와 성도들은 별 관심도 없이 지나쳤다. 많은 행사는 했지만 개혁운동은 일어나지 않았다. 개혁의 진정성과 주체와 중심세력이 없었던 거다. 오늘의 한국 개신교회의 참상은 “개혁된 교회는 계속 개혁되어야 한다”는 개신교 정신을 잃어버리고 안주하면서 타락한 데서 비롯되었다고 하겠다.

Q. 목사님이 말씀하시는 ‘1987년 체제’와 ‘1912년 체제’ 의미와 변화를 위한 의견은?

현재 한국 정치와 사회는 1987년, 대통령임기를 5년 단임으로 개헌한 체제다. 당시 개헌이 급박한 상황에서 정치적 거래와 타협의 산물이어서, 이 체제는 미비된 점이 많은 불완전한 체제다. 근본적인 많은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지만 그때그때 땜질식 처방으로 넘어가고 있다. 촛불혁명이라는 전대미문의 변혁의 사건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담아내지 못하는 낡은 체제가 우리 사회의 근본문제이다.

한국 개신교회가 1912년 체제라는 말은 1912년 장로교 총회가 만들어질 당시의 체제가 지금까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보수주의적이고 근본주의적인 선교사들이 그들의 모국교회의 체제를 이식한 것이 그대로 고착된 것이다. 한국개신교회에 여러 교파가 있지만 대동소이하게 1912년 체제 아래 있다고 할 수 있다. 한국 개신교회는 1912년 체제이후 한 번도 제대로 된 개혁을 하지 못했다. 교회가 엄청난 사회변동 속에 있었지만 교회의 체제는 그를 감당할 만한 체제로 개혁되지 못한 거다.

예를 들면 삼일운동은 전교회가 참여한 어마어마한 사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귀한 에너지를 담을만한 체제변혁을 이루지 못했다. 삼일운동 후 한국 개신교회가 급격하게 내세적지향적이고 탈사회적으로 스스로를 예배당 안에 가두는 결과를 가져왔다. 일제의 강압에 의한 면도 있었지만, 신사참배를 비롯해, 교회가 국가권력에 굴종하게 되어버렸다. 해방 후에 이데올로기적 갈등과 한국전쟁, 폭압적 독재 속에서 민주화운동, 통일운동에 교회가 기여하면서, 그 힘으로 또는 그걸 더 잘하기 위해 새로운 체제로 거듭나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1912년 체제에 갇혀서 오늘에 이른 거다. 그 결과 한국개신교회는 너무나도 낡고 시대착오적인 교회로 전락한 거다. 이런 체제로 코로나19 재난과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교회가 과연 감당할 수 있을지 두렵고 암울한 마음이다. 코로나 재난과 포스트 코로나를 감당하려면 우선 체제부터 개혁해야 한다.

Q. 한국 개신교의 근본적인 문제점과 해결 방법은?

A. 현재 한국 개신교의 근본적인 문제는 예수 그리스도에 말씀과 삶과 세상에 일치하지 않는다는 거다. 예수님 오셔서 보신다면 너무나도 낯설어 하실 거다. 근본주의와 번영신학과 한국의 전통적인 위계질서와 권력지향적인 탐욕이 교묘하게 결합된 행태로 예수님을 주라고 부르지만, 거의 예수님과 상관이 없는 모습이 되어가고 있다. 인간들의 자본주의적인 효율과 편리에 점령되어 교회 밖의 가치관과 차이가 없어져 버렸다.

한국 개신교는 신앙 내용과 교회의 체제를 예수 그리스도에게 일치하도록 바꾸어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 구체적으로 1912년 체제를 넘어 1) 영성과 신학의 개혁 2) 직제와 사역 체계의 개혁 3) 소통과 연대를 위한 체제 개혁을 해야 한다. 이 세 영역이 예수 그리스도에게 일치하는 방향으로 독자적인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서로 견제하며 협력하여야 한다. 영성과 신학이 교단권력의 지배를 받으면, 아무 것도 새롭게 할 수 없다. 직제와 사역이 경직된 권력에 매여 정의와 평등으로 작동하지 않으면, 무엇도 온전할 수 없다. 다양한 미디어를 통한 정직한 소통과 정당한 절차와 희생적 헌신에 따른 연대가 없다면, 하나됨을 이룰 수 없다. 예수 그리스도에게 일치할 수 없다. 이렇게 예수 그리스도에게 일치 할 때 한국 개신교회의 고질병인 개교회주의와 권력집중의 폐해를 넘어설 수 있다고 본다.

Q. 명성교회 목회지대물림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A. 심히 유감스럽고 부끄럽다. 한국 개신교회 안에서 자행되고 있는 목회직의 세습은 한국 개신교회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가 아니고, 개인 사업체와 다르지 않음을 스스로 보여주고 있는 거다. 이 문제를 이렇게 질질 끄는 것 자체가 교회의 자정능력에 깊은 우려를 가지게 한다. 사실 이 문제는 복잡하지도 않고, 어렵지도 않다. 이와 관련되어 분명한 신앙고백도 있고, 신학적인 정리도 완결되어 있고, 교단의 헌법도 있다. 이를 무시하고 돈과 권력을 내세운 소위 현실론으로 이 모든 것을 무시하고 뭉게 버리려는 범법행위가 문제다. 예수님을 따라 가난하고 진실하게 살겠다는 결단과 예수님만이 교회의 주인이시라는 신앙을 지키기 위한 용기 있는 결단에 교회와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한 마음 한 뜻이 되어야 한다. 우리 주님 앞에 설 때에 부끄럽지 않아야 하지 않겠나?

Q. 개혁을 간절히 바라는 분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A. 한국 개신교회가 자리하고 있는 오늘의 우리 시대는 수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그 중에서도 양극화와 분단과 환경이 우리 시대의 근원적인 문제이며 과제라 생각한다. 우리 주님께서는 한국개신교회와 목회자들과 성도님들이 이 근원적인 문제에 집중해주기를 바라신다고 믿는다. 지금 한국교회의 발목을 꽉 잡고 있는 목회직 세습이나 동성애 문제는 중요한 일일 수는 있지만 한국 개신교회 전체가 올인 해야 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교회 밖의 사람들은 교회가 그런 것에 올인 하는 것을 오히려 이상하게 여긴다.

우리 사회의 양극화는 경제의 빈부에 국한되지 않는다. 진영의 양극화, 계층의 양극화, 권력의 양극화 등 모든 영역에서 벌어지고 있다. 한국 개신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화해의 복음으로 사회통합을 이루며 관용으로 혐오와 차별 없는 세상을 일구어가려고 하면, 교회 밖 사람들도 한국 개신교회를 다시 보게 될 거다. 한국개신교회가 평화의 복음으로 우리 민족의 분단을 극복하고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일구어 내는 일에 힘을 다하려고 하면, 한국 개신교회는 우리 민족과 더불어 새롭게 일어서게 될 거다. 한국 개신교회가 생명의 복음으로 기후재앙을 막아내는 일에 모범을 보이려고 하면, 한국 개신교회는 세상 속에서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가게 될 거다. 양극화와 분단과 환경재앙 극복은 우리 주님께서 우리 시대에 주신 사명이다. 예수 그리스도에게 일치할 때만 이루어갈 수 있는 시대적 소명이다.

2014년 젊은목회자 제주역사탐방 서성환 목사님과 함께. 이신성 기자
2014년 젊은목회자 제주역사탐방 서성환 목사님과 함께. 이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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