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일장신대 채은하 신임총장, “봉사와 헌신의 섬기는 리더십으로 학교를 섬길 것”
[인터뷰] 한일장신대 채은하 신임총장, “봉사와 헌신의 섬기는 리더십으로 학교를 섬길 것”
  • 김유수 기자
  • 승인 2020.10.16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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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한일장신대 학교법인 한일신학(이사장 박종숙 목사)은 전임 구춘서 교수에 이어 채은하 교수(한일장신대구약학/전주 효자동교회 협동목사)를 차기 총장으로 최종 선출했다. 그리고 지난 제105회 총회에서 총대들은 1303표 중 찬성 1235표, 반대 68표로 채 교수를 인준해 한일장신대 제7대 총장으로 확정했다.

채 교수는 장로회신학대 기독교교육학과(B.A.)를 졸업한 뒤 전주노회에서 목사안수를 받았고, 온양농아교회를 개척했다. 학교에선 97년 겸임교수로 강의를 시작해 2006년부터 신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성서신학자로서 이 시대에 필요한 살아있는 구약학을 연구해오며 일반대학원장과 아시아태평양국제신학대학원장을 역임했고, 교수협의회장, 대학평의회 의장을 맡았다.

대학 초기 외국 여성 선교사 교장 이후 첫 내국인이 총장이 된 채 교수는 총장 후보 공청회에서 “키 작은 총장이자 낮은 사람으로서 서서평 선교사의 정신을 이어받아 대학 2세기를 향해 정직하고 겸손한 여성 리더십으로 헌신하고 봉사하겠다” 밝힌바 있다. 오는 11월에 있을 총장 취임식을 앞두고 채 교수에게 한인장신대 신임 총장으로서 품고 있는 비전을 들어봤다.

정리 김유수 기자

한일장신대 제7대 총장 채은하 교수

 

총장 출마가 부르심일 수 있다 고민

‘신실한 종’으로서 최선 다하려 해

100년 학교사에서 위기 없던 적 없어

도전정신과 끈기로 이 위기 넘어

섬기고 돌보는 지도자들을 양성할 것

Q. 8명의 총장 후보자 가운데 치열한 경선을 거쳐 제7대 한일장신대 총장으로 선출됐다. 취임 소감을 전하자면.

실 총장 지원은 교수로 근무하면서 한 번도 생각하지 않은, 나와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우리 학교의 교협과 노조가 기존 총장의 재임을 반대하고, 재임이 이사회에서 부결되면서 갑자기 몇몇 동료교수들의 시선이 내게 집중됐다. 이에 그들의 요청과 학교를 위한 총장 출마가 나를 향한 하나님의 부르심일 수 있다고 고민한 결과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

많은 이들이 총장 선임에 대하여 축하 인사를 많이 해줬다. 하지만 막상 총장에 선임된 후 학교의 내, 외부 상황을 볼 때 총장의 무게가 만만치 않기에 두려움과 떨림으로 지난 몇 개월을 시달려야 했다. 지금까지 예장 통합 측 7개 신학대에서 내가 유일한 여성 총장이다. 이는 교회사적으로 볼 때 신선하고 명분이 있는 일이지만 여전히 가부장적인 교단 분위기는 결코 쉽지 않은 여건이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계획하시고 섭리하신 이 일에 앞으로의 4년간 ‘하나님의 신실한 종’으로서 최선을 다하려 한다.

 

 

 

Q. 이 자리까지 오게 된 신앙사를 소개하자면.

나는 우리 가정에서 처음으로 기독교인이 됐다. 부친을 일찍 잃었기에 참으로 가난했던 가정에서 4형제와 함께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며 살았다. 이런 가정환경에서 약대를 지망했지만 소아마비(지체장애 2급)로 인해 보행이 어렵다는 이유로 입학을 거절당했다. 이 일이 심한 좌절과 절망을 가져다줬지만 진로와 미래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계기가 됐고, 결국 장로회신학대학으로 진학 방향을 바꾸게 됐다. 그곳에서 나를 향한 하나님의 계획과 신앙인으로서 보람된 삶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되면서 본격적인 신학과 목회자로서의 삶을 선택했다. 무엇보다 하나님의 계획과 섭리를 깨닫게 되면서 신학의 길에 매진했고 어린 나이에 온양농아교회를 개척했다. 이후 호주 유학을 통해 신학 공부의 즐거움을 알 수 있었고, 이 훈련은 현재 교수 생활과 연구 활동의 큰 자산이 됐다. 이 모든 여정은 하나님의 도우심과 인도하심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난 1997년 이래 신학과 교수로서 학생들을 만나고 가르치는 일은 내 삶의 보람과 기쁨이었고 하나님이 내게 주신 천직이요 축복이요 은혜였다. 이런 삶을 돌아보면서 20년 넘게 몸담아왔던 한일장신대에서 우리 학교의 여성 개척자들처럼 총장으로서 희생과 봉사의 삶을 살아내는 것도 큰 의미와 보람이 될 것이라 믿고 있다.

 

Q. 여성선교사 엘리자베스 조해너 셰핑(서서평)이 한일장신대를 설립한 이후 98년 만에 여성총장이 됐다. 여성 총장으로서 강조하고 보여주고 싶은 리더십은 무엇인가.

2022년 9월이면 한일장신대는 100주년을 맞이하게 된다. 서서평 선교사는 일제시대에 호남 지역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며 최초의 여자 신학교인 이일성경 학교(한일장신대의 전신)를 광주에 세워 복음 전도 활동에 전 인생을 바쳤다. 이일성경 학교 개교 이듬해에는 전주에 테이트(Mattie Ingold Tate) 선교사가 한예정성경학교를 세워서 여성교육과 성경교육의 모판이 됐고 나중에 이 두 학교는 1961년 한일여자신학교가 되어 지금의 한일장신대로 발전했다.

참으로 어려웠던 한국의 20세기에 기독교의 걸출한 여성 지도자들과 목회자들을 배출한 한일장신대의 뿌리가 바로 이런 한일장신대의 역사와 정신 속에 들어있다. 다시 한번 건학의 뜻을 되살려서 다시금 뿌리깊게 비상하는 한일장신대학교를 만들어보겠다. 구시대의 덕목으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여전히 이 시대 역시 희생과 봉사와 헌신하는 지도자를 찾고 있다. 많이 부족하고 배워야 할 것도 많지만 우리 학교를 위해, 학교의 긴 역사의 흔적을 따라 봉사하고 헌신하고 섬기는 리더십으로 이 학교를 섬기려 한다.

한일장신대 설립자 서서평 선교사. 출처 Serving the People
한일장신대 설립자 서서평 선교사. 출처 Serving the People

Q. 코로나19 사태로 한국교회와 대학들이 큰 위기를 맞았다. 특히 신학생 수급 문제 극복을 위해 계획하고 있는 운영 방안을 소개하자면.

우리 한일장신대는 교단 신학교이지만 현재 다양한 학과로 구성돼 있는 종합대학이다. 그래서 다양한 학과의 학생들과 함께 현재의 신학생수 절대 감소라는 이 위기를 넘어가려고 한다.

사실 우리 학교는 100년 역사 가운데 위기가 없었던 적이 한 번도 없다. 일제시대 신사참배로 잠시 폐교했고 6.25 전쟁과 여자신학교로서의 위기를 겪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 학교는 전국적으로 한국교회와 사회를 섬기는 교회 지도자들과 사회 복지, 간호학과 및 교회 음악 분야의 다양한 사회 지도자들을 배출해 왔다. 이 도전정신과 끈기로 이 위기도 넘어갈 것이라는 분명한 믿음과 확신이 있다. 한국교회와 한일 동문들께 우리 한일장신대의 불꽃이 사그라지지 않도록 기도와 성원을 간곡히 부탁드린다.

 

Q. 영적 지도자를 양성하는 신학교는 운영에 있어 무엇보다 명확한 신학 교육론이 뒷받침돼야 한다. 신임 총장으로서 학교 운영에 기반이 될 교육론을 소개하자면.

금권과 경쟁 제일주의의 현대 시대에 ‘섬김’이라는 신앙적 덕목은 초라하고 유약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우리 그리스도인은 예수의 제자들이고, 예수의 정신으로 섬기면서 살아야 한다. 이것이 기독교의 핵심 가치다. 그렇기에 우리는 한국교회와 사회의 어둡고 힘든 곳곳에서 물질적으로 풍요롭지만 영적, 정서적으로 피폐해지고 있는 현대인들을 섬기고 돌보는 지도자들을 양성하려 한다. 이 땅에서 자부심과 긍지로 살 수 있도록 우리 학생들을 지도하고 섬기는 하나님 나라의 일꾼들을 배출할 것이다.

 

Q. 끝으로 한일장신대에서 앞으로 세워가고자 하는 비전을 소개해 주기 바란다.

우리학교의 비전은 ‘하나님의 사랑으로 교회와 사회를 세우는 행복한 섬김 인재를 양성한다!’이다. 총장으로서 하나님의 학교인 한일장신대학교가 ‘행복 플랫폼’이 되기를 간절히 꿈꾸면서 앞으로 재임 4년에 온 마음과 정성을 기울일 것이다.

지금 꿈꾸고 있는 ‘행복 플랫폼’은 행복하게 서로 섬기고 행복하게 서로 나누는 행복한 인재 양성의 터전이다. 현대인들은 성공한 경험보다는 상대적 빈곤이나 실패, 결핍과 지나친 경쟁의 불안으로 인한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우리 학생들 역시 예외일 수 없다. 나는 학생들이 캠퍼스 안에서 자신을 향한 하나님의 소명과 가치를 발견하고 자신과 타인, 그리고 교회와 사회를 행복하게 섬기는 인재가 되기를 꿈꾸고 기대하고 있다. 이런 한일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우리 한일의 출발인 서서평의 신앙과 정신으로 신실하게 일하고 헌신하며 △기독교 (신학) 대학의 정체성 강화 △학생(수요자) 중심 대학 △미래 100년을 꿈꾸는 대학 △ 재정의 안정 및 내실화를 이룩하기 위해 집중하려 한다.

앞으로 4년(2021-2024)간 위의 일들에 집중하게 할 때 한일장신대는 ‘행복한 섬김 인재 양성’ 대학으로서 교단 신학대 가운데 자랑스럽고 오고 싶은 행복한 대학 경쟁력 1위에 달성하는데 진입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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