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식적이지 행동 때문
오직 말씀이 우리 원리가 되어야
개신교계의 8개 언론사가 지난 8월 공동으로 ‘코로나19의 종교 영향도 및 일반 국민의 기독교(개신교) 인식 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 보고서를 지난 9월 1일에 발표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한 마디로 그 결과는 심히 걱정스럽다. 결과 보고서에 의하면, 코로나19 사태 전후로 종교별 신뢰도 변화를 묻는 질문에 개신교에 대해서 ‘더 나빠졌다’가 63.3%로 가장 많았다. 반면에 불교와 로마 천주교회는 전후로 ‘비슷하다’는 응답이 각각 86.8%, 83%로 가장 많았다. 불교는 ‘더 좋아졌다’가 8%, ‘더 나빠졌다’는 5.3%에 불과했고, 로마 천주교회는 ‘더 좋아졌다’가 8.9%로 ‘더 나빠졌다’ 8.1%보다 조금 많았다. 결과적으로 불교와 로마 천주교회는 그 신뢰도에 큰 변화는 없이 조금씩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개신교회는 ‘더 나빠졌다’가 63.3%인 반면에 ‘더 좋아졌다’는 겨우 1.9%에 그쳤다. 한 마디로 개신교회의 신뢰도가 타 종교들에 비해 그 신뢰도가 크게 떨어진 것이다. 특별히 20대 연령층과 학생층에서 ‘더 나빠졌다’는 비율이 72%로 더욱 높았고, 이는 충격적이라 아니할 수 없다.
왜 이렇게 됐을까? 그것은 이번 설문에도 나타났듯이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진 이후에 개신교회가 대응하는 모습에 있어서 부족한 모습이 많이 노출됐기 때문일 것이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개신교의 대응 평가’를 묻는 질문에서 국민들의 74%는 ‘전반적으로 잘못하고 있다’고 평가했고, 18.7%만이 ‘대응을 잘하고 있다’고 답했다. 물론 이런 국민들의 평가에 대해서 그동안 지역사회와 이웃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방역을 철저히 하고, 예배당에서의 예배까지도 희생하면서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렸고, 드리고 있는 대부분의 교회들은 억울하고 섭섭한 생각이 들 것이다. 정부와 방역당국과 언론이 삼박자가 되어 마치 교회가 코로나 재확산의 온상인 것처럼 왜곡하여 희생양을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솔직한 느낌이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 솔직하게 돌아보면 몇몇 교회들이 상식적이지 않고, 신앙적이지 않은 행동을 함으로 말미암아 빌미를 준 것도 사실이다. 교회와 관련된 확진자는 계속 발생했고, 특히 세속 정치에 물든 일부 지도자들이 복음을 이념에 종속시키고 교회를 정치집단으로 전락 시켜 개신교회가 안 믿는 사람들에게 나쁜 인상을 주게 된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안 믿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기존의 정통 교회들이나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한 특정 교회나 심지어는 이단들과 신천지나 다 마찬가지로 보일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교회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 “우리 교회는 신천지와는 다르다”, “우리 교회에서는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는 말들이 전혀 통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지금 상황에서는 그 누구도 뚜렷한 해결책을 내어놓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이럴 때일수록 개신교회는 “우리 안에서”의 시각을 벗어나서, “교회 밖에서의 시각”으로 우리를 객관적으로 돌아보고, 교회가 회복해야 공공성은 무엇인지,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하나님께서 한국의 개신교회를 향해서 무슨 말씀을 하실지에 대해서 귀를 기울이면서 교회의 본질을 회복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공공성 논쟁에 떠밀리지 말고 하나님의 말씀이 교회를 움직였으면 한다. 이데올로기를 위해 봉사하는 교회가 아니라 말씀에 수종 드는 교회가 됐으면 한다. 오직 말씀이 우리의 원리가 되어야 할 것이다”라고 한 김운성 목사(영락교회)의 말로 이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