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기독교인들의 관심과 기도 필요
지난 9일 기독교인 아시프 페르바이즈(37)가 이슬람교를 모독한 혐으로 파키스탄 동북부 라호르 법원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아시프는 자신이 일했던 양발 공장의 감독관인 무하마드 사이드 크호크허가 이슬람교로 개종하여 거절한 후 신성모독 혐의로 고발당했다고 주장했다. 거절하는 휴대전화의 문장이 신성모독 혐의를 받은 것이다. 법원은 아시프가 휴대전화 문자를 통해 이슬람교를 모독하는 글을 전송했다며 3년형과 5만루피(약 36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3년형을 마치면 교수형을 집행하라고 판결했다.
파키스탄에서 신성모독 혐의로 체포되어 수감되거나 사형 선고를 받는 것은 낯설지 않다. 지난 달 5일 소하일 마시흐는 이슬람 전통 축제일 중 하나인 Eid-al-Adha에 대한 온라인 토론에 참여했다. 그가 페이스북에 “염소와 황소의 피가 죄를 씻을 수 있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쓴 것이 문제됐다. 결국 그는 신성모독 혐의로 체포되고 기소됐다.
이웃과 말다툼하다 무함마드를 모욕한 혐의로 기소된 아시아 비비도 신성모독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10년 넘는 수감 생활 후 2018년 10월 파키스탄 대법원은 근거 불충분으로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신성모독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은 기독교인의 무죄 판결은 보수 무슬림들의 항의와 시위를 불러일으켰다. 파키스탄 내 기독교와 인권단체는 무죄 판결을 옹호했고, 보수 무슬림들은 여전히 사형을 주장해 파키스탄은 분열됐다.
파키스탄에는 80여명이 신성모독 혐의로 수감 중이며 이 중 절반의 사람들이 종신형 또는 사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0년 이후 신성모독으로 살해당한 사람만 65명이 넘는 것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신성모독으로 인한 살해 위협 받거나 사형 선고를 받은 파키스탄 기독교인들을 돕기 위한 실질적인 행동이 파키스탄 내에서 일어나고 있다.
지난 2007년 국제사면위원회는 신성모독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은 유니스 마쉬에 대한 사면을 촉구했다. 파키스탄의 기독교인들은 2009년부터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폭력적인 종교 탄압에 항의하며 8월 11일을 블랙데이(Black Day)로 정하고, 파키스탄의 ‘신성 모독법’이 사실 상 헌법적 대학살이라고 비난하는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신성모독 혐의를 받는 파키스탄 기독교인들을 위한 세계 기독교인들의 관심과 기도, 국제사회의 지지와 지원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