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겔칼럼] 교회의 공공성을 생각한다
[데겔칼럼] 교회의 공공성을 생각한다
  • 박봉수 목사
  • 승인 2020.09.14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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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질타 이어지는 현실
코로나19사태는 중대한 도전
교회는 공공성을 생각해야

근자에 생각지 못했던 일로 교회가 세상으로부터 큰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 2월 신천지가 코로나19의 집단감염의 진원지였던 것처럼 사랑제일교회가 또 다른 집단감염의 진원지로 지목되고, 전광훈목사와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이 광복절 광화문집회에 참여해서 감염확산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집단감염이후 전목사와 사랑제일교회가 보인 태도이다. 정부의 방역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부분적으로는 방해까지 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 사랑제일교회와 관련한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섰고 의료기관과 요양시설 그리고 학교 등 25곳으로 전파됐는데도 사과는커녕 대통령과 방역당국에 사과를 요구하고 자기들이 피해자라며 법적대응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에 연일 언론의 질타가 이어지고 민심은 점점 더 싸늘하게 변해가고 있다. 보수 정치세력들도 전광훈 목사와 거리를 두기 시작했고, 교계도 전목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게 되었다. 이제 전광훈 목사는 사랑제일교회교인들과 일부 극렬지지자들 외에는 공감을 얻을 수 없는 딱한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문제는 이 일로 우리사회 안에서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그 어느 때 보다도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교회는 자기들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집단이고, 공익은 외면한 채 사익추구만 몰두하는 몰염치한 조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신학자 몰트만은 이미 현대교회가 사사화(私事化)의 길을 걸어온 지 오래라고 평가했다. 특히 현대의 다원주의 상황 속에서 복음이 사적영역으로 후퇴하여 개인의 일에만 관심을 두도록 사사화되는 형식을 취하게 되면서 본래의 모습에서 이탈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네슬리 뉴비긴은 현대교회가 복음이 개인만을 대상으로 삼고 사회와 국가와 문화는 간접적인 대상으로 치부하면서 공적영역에서 본래 해야 할 일을 수행하지 못할 뿐 아니라 공공성을 상실한 모습이 본래의 모습이라고 믿어버리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이런 평가와 지적대로 한국교회의 사사화가 이번 전광훈목사 사건을 통해서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성경을 보면 하나님의 역사는 그 자체로 공공성을 담보한다. 하나님의 창조와 구속과 종말은 전 지구적인 일이고 모든 인류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지 일부 특정인들에만 관련된 일이 아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구원은 선택된 소수에게만 알려지거나 그들만이 독점하도록 주어진 것이 아니라 모두가 알 수 있도록 열려있고 또 모두에게 꼭 필요한 것이다. 게다가 성경의 메시지는 그 자체로 공공성을 가진다. 우선 구약의 토라는 개인의 삶 못지않게 공공의 삶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리고 개인의 도덕적 문제를 다루는 만큼 공공의 법과 질서와 사회, 경제 심지어 정치까지도 주요 주제로 다루고 있다. 다음으로 신약의 복음서를 보면 예수는 교회만의 주님이 아니라 세상의 주님이며, 종교적 삶 뿐 아니라 모든 삶의 주인이며, 나의 구주일 뿐 아니라 세상의 구주이다. 이렇게 볼 때 성경의 메시지는 교회 안에서만이 아니라 공적영역을 비롯한 모든 세상에서 존중되고 반영되어야 한다.

이번 코로나19사태는 그동안 사사화의 길을 걸어온 교회를 향한 하나의 중대한 도전이다. 교회가 코로나방역을 위해 공적영역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연대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교인의 건강을 지키고 감염확산을 막기 위해 현장예배 대신 비대면 예배를 드려야 하고 모든 모임을 중단해야만 했다. 그동안 교회의 사적영역에서는 상상도 하지 못하던 일이 일어난 것이다. 이제 교회가 이런 상황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지가 중대한 과제가 된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일부 교회가 현장예배를 고집하며 방역당국의 지침을 따르지 않는 일이 지속되고 있다. 그중에 몇몇 교회에서는 확진자가 다녀가면서 교인들에게 감염되는 일이 일어났다. 그리고 어떤 교회는 집단감염이 일어나 지역사회와 전국적인 감염확산의 진원지 역할을 하고 말았다. 여전히 교회가 사사화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교회의 공공성을 인식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제 교회는 심각하게 공공성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세상의 소금이요 세상의 빛이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코로나19사태 속에서 공적 영역에 참여하여 기여할 것이 무엇인지를 깊이 생각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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