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지도 고요할까!
바라보면 볼수록
샤갈의 이 그림
죽음 앞에서 어찌 이리 겸허할 수 있는 거지!
흔들리지 않는 마음
무거운 발걸음
샤갈, 당신 영성 깊은 예술가여
“종교예술은 종교적 삶으로부터만 우러나온다”는 말씀을
이 그림을 보고서야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나란히 걷는 아버지와 아들
꾸부정한 몸
두 눈을 지그시 감고
내면을 성찰하는
구도자의 진정한 모습
평생의 삶에서 은은하게 빛나는 존재감
거룩한 아름다움이여!
맨몸의 이삭, 당신은
양 팔을 가슴 위에 가지런히 모으고
거짓과 꾸밈없는 흰몸(素身)을
등에 맨 한 짐 장작으로 불살라
하나님의 품 안에서 허허로운 한줌의 빈몸이 되려는
긴 수염의 아브라함, 당신은
당신이 하실 경이로운 일이 어떤 일인지
가만히 눈 감고 곰곰이 생각해도
양손으로 신중하게 잡은 불과 칼은 위험한 도구
위대한 믿음 안에서
불은 도심(道心)을 밝히고
거룩한 사랑 안에서
칼은 인욕(人欲)을 베어내니
그의 하나님 경외 숭고(崇高)롭도다
빨갛게 타오르는 아브라함
자식을 내어주는 일 그것은
자기 몸도 활활 태우는 일
성령의 사람으로 변모하는 신비
장작더미 위에 비스듬히 뉘인 이삭
그는 십자가를 지신 예수 그리스도의 예표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롬 12:1)는 말씀의
참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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