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예배 진행 불가한 교회 돕는 청년들, 엔터즈컴퍼니
비대면예배 진행 불가한 교회 돕는 청년들, 엔터즈컴퍼니
  • 김성해 기자
  • 승인 2020.09.04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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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자립교회, 방송장비 및 인력 부족
교회 내 어르신 중 2G폰 사용하기도
청년문화예술기획사 ‘엔터즈컴퍼니’
설교영상 무료 촬영 및 배포 돕다

교회발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인해 정부가 한국교회를 향해 비대면예배 외 모임을 전면 금지한 지 2주차가 지나고 있다. 중대형 교회들은 자체적으로 보유한 장비로 수월하게 온라인예배 전환을 시도했으나, 작은교회 및 개척교회 등은 온라인예배를 진행할 장비도, 인력도 없는 상황이다.

심지어 어르신이 주를 이루는 교회의 경우는 온라인예배 자체가 불가피한 경우도 부지기수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 자리한 경향쉼터교회(한찬희 목사) 역시 마찬가지다. 교회로 출석하는 성도들 상당수가 어르신이며, 이들 중에는 스마트폰이 아닌 2G 폴더폰을 사용하는 신도들도 있어 온라인예배를 드리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경향쉼터교회 담임 한찬희 목사는 “코로나19가 국내에 발생한 이후, 3-4월은 정부에서 온라인예배를 권유했지만, 교회 규모도 작고 출석 교인수도 적은 편이기에 그동안 정부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키면서 현장예배를 고수해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대면예배를 금지했고, 교회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많아진다는 소식을 접해서 비대면예배를 고민했다”며 “그러나 교회 성도 중에는 연로하신 분들도 많고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이들도 있어 온라인예배를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방법을 몰라 고민하고 있었다”고 토로했다.

경향쉼터교회 한찬희 목사(오른쪽)와 화정감리교회 이사야 전도사(왼쪽). 비대면예배를 위한 온라인 예배 영상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모습. 김성해 기자
경향쉼터교회 한찬희 목사(오른쪽)와 화정감리교회 이사야 전도사(왼쪽). 비대면예배를 위한 온라인 예배 영상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모습. 김성해 기자

정부는 지난 8월 21일, 비대면예배 명령을 시행하면서 교회 등 종교시설에서 온라인 예배 시 사용되는 데이터를 두 달 동안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아닌 신도에게는 이런 정책마저도 무용지물인 셈이다.

경향쉼터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총회장 김종준 목사) 소속이지만 정작 교단이나 노회에서도 교회의 이런 어려움을 도와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와중에 교회들의 고충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해 한국교회 청년들이 나섰다.

교회의 어려움 위해 재능기부하다
고양시 청년문화예술기획사 ‘엔터즈컴퍼니’는 화정감리교회 이사야 전도사가 대표로 운영하며, 이 전도사 외에도 최승준 청년과 김지성 청년 등 감리교신학대학교 청년 3명이 함께 활동하는 단체다.

엔터즈컴퍼니는 주로 지역사회 문화행사를 주도하거나 기획하는 일을 도맡아왔지만, 코로나19 이후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난항에 빠져 있었다. 그러던 중 이사야 전도사는 목회자인 자신의 부친으로부터 설교 영상 촬영을 요청받게 됐다.

이 전도사는 “엔터즈컴퍼니에서 영상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아버지가 고양시 내 교회들이 현장예배를 드리기 어려우니 설교 영상을 촬영해달라고 요청을 했다. 아버지의 교회 설교 영상을 촬영하면서 고양시 전역의 많은 교회가 온라인예배도 어렵고 영상 촬영도 불가피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고 말했다.

온라인예배가 어려운 교회의 설교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하는 이사야 전도사. 엔터즈컴퍼니 제공
온라인예배가 어려운 교회의 설교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하는 이사야 전도사. 엔터즈컴퍼니 제공

정부가 대한민국 전 지역 교회를 향해 비대면예배 외 모임을 금지시키기 전, 고양시에서는 지난달 8일부터 시 전역에 있는 교회를 향해 정규예배 외 모임을 전면금지 시킨 바 있다. 수도권 내 교회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최초 지역이 고양시와 경기 김포 등이었기 때문이다.

부친으로부터 교회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이사야 전도사는 고양시기독교총연합회(이하 고기총) 사무총장과 소통하면서 고양시 내 교회들의 어려움에 대해 파악하게 됐고, 이를 돕기 위해 엔터즈컴퍼니 청년들과 함께 설교영상 촬영 사역을 나서게 됐다.

이사야 전도사는 “고기총 사무총장에게 ‘어려운 교회들을 위해 설교영상 촬영 및 배포를 무료로 도와드리겠다. 실력은 미흡하지만 목회자의 설교 소리가 들리고, 모습이 보일 수 있게만 해드리겠다’고 제언했다. 이후 카카오톡을 통해 고양시를 비롯한 여러 목회자들에게 소식이 전해지게 됐고, 이 중 회사 근교에 위치한 교회들을 중심으로 돕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8일, 이사야 전도사는 자신의 SNS 계정에도 무료 촬영 소식을 올렸으며, 그 주에 설교 영상 촬영을 진행한 교회는 6곳이었다. 전국의 교회들을 돕고 싶지만 먼 지역까지 가게 되면 하루 3곳을 도울 수 있는 시간에 1곳만 돕게 되기 때문에 시간 대비 많은 교회를 도와주자는 것이 이 전도사의 생각이다.

하늘의 상급을 꿈꾸는 청년들
엔터즈컴퍼니가 진행하는 촬영은 모두 사전에 녹화하는 방식이다. 때문에 평일 중 도움을 요청한 교회로 방문해 예배당에서 목회자가 진행하는 예배의 모든 순서와 설교를 촬영한다. 유튜브 혹은 ZOOM(줌), 일부 SNS 등의 생방송 채널도 있지만 스마트폰으로만 녹화하다 보니 음향 품질이 좋지 않다는 평가가 있기 때문이다.

이사야 전도사는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카카오톡 등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할 수 있는 채널이 있다. 하지만 라이브 방송은 휴대폰으로만 녹음이 되기 때문에 휴대폰 수음 품질이 좋지 않고, 그러다보니 성도들은 목회자들의 설교가 잘 들리지 않는다는 어려움이 있다. 때문에 생방송은 아니지만 촬영 전용 장비로 목회자의 영상을 미리 녹화하는 방식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엔터즈컴퍼니 청년들은 자신들이 가진 달란트로 즐겁게 일하면서, 하늘의 것을 침노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기도제목을 밝혔다. 왼쪽부터 최승준 청년, 이사야 전도사, 김지성 청년. 엔터즈컴퍼니 제공
엔터즈컴퍼니 청년들은 자신들이 가진 달란트로 즐겁게 일하면서, 하늘의 것을 침노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기도제목을 밝혔다. 왼쪽부터 최승준 청년, 이사야 전도사, 김지성 청년. 엔터즈컴퍼니 제공

단체가 촬영하고 편집한 설교 영상들은 교회에 제공하기도 하지만, 직접 유튜브에 업로드하기도 한다.

이사야 전도사는 “처음에는 편집한 영상을 교회 쪽에 전달해서 업로드하는 방법까지 알려드렸다. 그러나 영상을 보내고 올리는 방법 등을 이해하는 것조차 어려워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그 과정이 오래 걸리기도 한다”며 “유튜브 채널을 생성하고 그 채널에 교회별로 재생목록을 만들어 설교 영상을 업로드한 뒤 각 교회 목회자에게 공유를 하고, 링크를 성도들에게 전달하는 방법을 알려드린다”고 했다.

엔터즈컴퍼니가 운영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은 ‘은혜로운 설교말씀’이다. 현재 화정감리교회 설교 외에도 촬영을 요청한 교회들의 편집된 설교 영상들이 게시되어 있다.

다수가 스마트폰을 쓰기 때문에 유튜브 링크를 클릭할 줄 아는 성도들은 교회의 설교 영상을 수월하게 볼 수 있지만, 경향쉼터교회 어르신들과 같이 2G 폴더폰을 사용하는 이들을 보면 이 전도사의 마음은 고민으로 가득차게 된다. 비록 교회에서는 자녀들의 스마트폰으로 함께 예배를 드리라고 권면하지만, 더 좋은 방법이 없는지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이제 막 인프라를 구축한 상태에서 출발했고, 일절의 비용을 받지 않으면서 적은 인원으로 여러 교회들을 촬영하는 것이 쉽진 않기에 비슷한 사역을 하는 여러 단체 중 뜻이 맞는 이들과 함께 연합해서 진행하고자 하는 것이 엔터즈컴퍼니의 바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체의 기도제목은 달란트가 잘 쓰임 받는 것이다.

이사야 전도사는 “우리 청년들이 가진 달란트로 재미있게 사역하면서 이 땅의 것이 아닌 하늘의 것을 침노하는 삶을 살고 싶다. 때문에 하늘의 상급을 위한 소망을 바라보며 사역하고 있다. 비록 땅에서는 적자일지 몰라도 하늘의 상급을 바라보고 살아간다면 주님께서 먹고는 살 수 있도록 기본적인 것은 채워주시리라고 믿는다”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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