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재완 전도사(예수향남교회, 서울대학원 인류학과), “모든 것이 다 보장되고 안전하면 목사 할래?”
[인터뷰] 김재완 전도사(예수향남교회, 서울대학원 인류학과), “모든 것이 다 보장되고 안전하면 목사 할래?”
  • 정성경 기자
  • 승인 2020.09.04 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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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이 지난해 12월 31일 기준으로 작성한 교세 통계 결과를 보면 도움이 필요한 자립대상 교회가 총 3420곳으로 전체의 36.8%를 차지했다. 자립대상교회는 1년 예산이 3000만원 이하의 교회로 목회자의 생계비조차 감당하기 힘들다. 교계에서는 목회자의 이중직을 법적으로 전면 허용하고 있지 않지만 상황에 따라 가능하도록 열어두고 있다. 목회자의 이중직보다는 ‘일하는 목회자’로 불러달라는 이들도 많다. 페이스북에서 2016년 만들어진 ‘일하는 목회자들’ 그룹은 회원만 6700여 명이 넘는다. ‘일하는 목회자’에 대해 관심을 갖고 대학원에서 논문을 준비하는 29살의 김재완 전도사를 만나 이 시대와 일하는 목회자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일하는 목회자'에 대해 논문을 준비 중인 김재완 전도사. 정성경 기자

 

팀 켈러 목사의 영향으로

도시선교, 인문사회학에 관심

강한 ‘부르심’의 일하는 목회자

오히려 한국교회 새로운 ‘희망’

Q. 신앙의 배경과 신학을 하게 된 이유는

아버지가 목회자로 교회에서 잘 자랐다. 첫째이면서 모범적인 신앙인으로 지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으로 선교사를 꿈꾸면서 무엇을 해야할까 고민하다 총신대와 신대원에 가게됐다. 아버지가 오랫동안 목회를 하셨지만 목사 안수도 늦게 받으시고, 내가 대학교 1학년 때 경기도 광주에서 교회를 개척하셨다. 내가 신학한다고 했을 때 처음에는 반대하셨다. 나중에 다른 거 한다고 하지 말고 일반대학을 나와서 신대원을 가라고 하셨는데, 신학대에 가고 나서는 바로 목사 안수를 받으라고 하셨다. 어머니가 뜨개방을 하시면서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셨다.

신학대에서 선교학개론을 들으면서 어떤 선교사가 되어야 하나 구체적인 고민을 하게 됐다. 대부분 목사가 되려고 오는 신학대인데, 내가 다니던 당시, 5년 전 학교에 대한 논란이 많았다. 군대를 제대하고 훌륭하다고 생각했던 모든 사람들이 부정되고 있을 때, 신국원 교수님의 조교로 있으면서 교수님께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리고 팀 켈러 목사님을 알게 되고 그 발자취를 보고 도시선교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

Q. 일하는 목회자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다면

청년부 당시 사역을 안하고 있었는데 신학생이라니까 한 목사님이 “정신 똑바로 차려야 된다. 신대원 가면 3년이 눈 깜짝할 새에 지나고, 30대 초반에 목사 돼서 전임사역하다 결혼하고 애 낳고 그러면 40대인 부목사로 정년은 40대다. 그 이후에 뭐할꺼냐?”라고 물으셨다. 목회자들의 생애주기를 들으면서 충격을 받았다. 26살이었던 나는 신대원에서 가장 어렸다. 대부분 30대 아니면 40대였다. 어느 날, 학교에서 채플을 드리고 강당에서 천여 명이 동시에 빠져나가면서 식당을 향해 가는데 진짜 바늘귀를 향해 가는 낙타 같았다. 신대원을 졸업하고 선택할 수 있는 담임목사, 개척교회, 특수사역 등이 바늘구멍으로 보이면서 한국교회 목회자의 실존적인 문제인 동시에 구조적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부터 일하는 목회자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아니다. 팀 켈러 목사님 설교에 자막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리는 작업을 하면서 ‘어떻게 이런 목회자나 될 수 있나’ 찾다가 그분이 읽은 책 리스트를 보게 됐다. 신학책은 60%고 40%가 철학, 건축 등 사회인문학 서적이었다.

그러면서 찾게 된 책이 하버드 인류학과 니콜라스 하크니스(Nicholas Haykness) 교수가 쓴 ‘서울의 노래: 한국 기독교의 목소리에 관한 민족지학’이었다. 접근 자체가 신기해 인류학에 관심을 갖고 공부를 시작하게 됐다. 기독교와 한국사회를 함께 다루는 연구를 해보려고 찾다가 ‘일하는 목회자’에 대해 논문을 준비하게 됐다. 같은 과에 교회 다니는 사람들이 없다. 다들 나에게 교회에 대해 질문하는데 ‘일하는 목회자’가 있다는 것을 신기하게 생각했다. 교회 내부적으로는 흔한 이야기인데, 교회 밖에 있는 사람들한테는 충격적인 이야기로 들리는 것이 오히려 신기했다.

Q. 일하는 목회자를 만나보니 어땠나?

논문을 쓰기 위해 일하는 목회자 30여 명을 만났다. 일하는 목회자의 상황이 어떤지 알고 만났기 때문에 생각이 크게 바뀐 것은 없다. 다만 일하는 목회자라는 동질적인 비슷한 흐름은 있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일을 하다보니 맥락도 다르고, 일목이라는 개념화하는 방식도 달랐다. 핵심은 진정한 목회자에 대한 고민, 정체성 문제였다.

많은 목회자들이 전임사역을 하다가 개척하게 되어 현장에 뛰어들었을 때, 교회 유지나 생계를 위한 현실적인 문제들로 내몰리게 된다. 40대 초반 연령대가 많았고, 대부분 목회자들이 자녀들은 많은데 저축한 돈도 없고, 빚이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먼저 사모가 일을 시작하는데 그걸로 안되니까 함께 일하는 현장에 뛰어들게 된다. 그렇지 않은 분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일목이 이런 방식으로 기본적인 세팅이 되어 있었다.

구직하는 과정도 마음이 아프다. 어떤 전도사님은 알바 지원을 했는데 다 안되면서 “누가 봐도 무색무취의, 믿고 일을 맡길 수 없는” 자기 이력서에 대해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직종의 분포가 다양하고, 그나마 자신이 하는 일을 드러낼 수 있는 분들만 만나게 되는 한계가 있었다. 처음에 뭐라도 해야될 때 술 파는 가게에서 알바를 하면서 “양심의 가책은 사치”라고 한 분도 있었다.

일하는 목회자들을 만나보면 “성도들이 이렇게 힘들게 일하는지 몰랐다”며 성도들의 어려움을 이해하는 경우가 많았고, 마음이 약해서 헌금 설교를 잘 못하시는 분들도 있었다. 잘 살다가 하던 일을 그만두고 병원에서 알바를 하면서 목사가 된 분이 있었다. 그분이 “학자로서 위치를 확실히 해라. 일하는 목회자의 대변자가 되지 말고 현실 그대로 실으라”는 조언을 해주셨다.

한국교회의 어려움은 20~30대 목회자에게 기회라고 말하는 김재완 전도사. 정성경 기자 

Q. 현 시대의 목회 생태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어렵다. 그래서 기회다. 40~50대에겐 더 쉽지 않은 현실이다. 지금 준비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 견뎌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아직 준비할 수 있는 20~30대에겐 분명 기회라고 생각한다. 내 논문의 결론이 될 수도 있는데, 지금 이 상황은 왜 일어났는가에 생각하다보면 한국교회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한국교회가 한국사회와 함께 80~90년대 수직 성장을 하다가 정체되는 과정에서 오는 현상이고, 한국의 기독교가 한국의 자본주의 질서가 잡혀져 있는 형태로 볼 수 있다. 이런 물살에 목회자가 된 분들이 현재 40~50대라 견뎌내야 되는 상황이다. 교회가 계속 감소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게 곧 희망이다. 교회가 돈도 많고 크다 보니 신학교에 자발적으로 찾아오는 이들이 많다. 멋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핵심은 수요공급이 안 맞는다는 것이다. 신학교 입학정원이 줄어드는 것이 오히려 잘 가는 방향이고 안정화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이 시대에 일하는 목회자들은 참 중요하다. 힘든 상황에서 목회를 포기하지 않는 것은 부르심이 있어서다. 그런 분들이 다수가 되어 교회에 남아있다면 교회가 진짜 힘이 생긴다고 본다. 마치 초대교회에 힘이 있었던 것처럼. 지금 교회들이 힘이 있다면 그것은 중세시대에 교회가 힘이 있던 것과 같은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Q. 미래 목회, 목회자에 대해

처음엔 일하는 목회자들을 만나면서 목회를 하고 싶지 않았다. 너무 암울해서. 나중에 생각이 바뀐 게, 그러면 “모든 것이 다 보장되고 안전하면  목사 할래?”라고 물었을 때 그건 아니었다. 나의 부르심은, 그러니까 오히려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요한 것은 20대의 신학생들이 어떤 목회, 사역을 할지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오로지 교회나 목회가 나의 생계를 책임져줄 것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목회와 병행하며 개개인에 맞게 훨씬 더 의미 있는 사역을 하면서 어떤 식으로 수익을 창출할 건지 생각해봐야 한다.

일하는 목회자들의 목회는 형태도 심플해지고, 장소가 아닌 관계 중심적인 목회, 그리고 교회에 자신의 생계를 의탁하지 않는다는 것에 대한 자유함으로 힘 있는 목회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국교회도 목회가 굉장히 심플해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인구도 감소하지만 교회 안에 성도도 감소하는 추센데, 하루 종일 교회에서 사역하고 헌금을 많이 하시던 어르신 세대가 사라지고 나면 그 이후에 교회가 어떻게 세워져 갈지 고민해야 한다. 목회에 있어 거추장스러운 것은 걷어내고 심플하지만 공동체 중심의 사역들이 이뤄져야 한다.

일목이 되어서 가정교회로 축소하는 분들이 많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목회를 떠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현상을 보면서 오히려 교회의 장소성이 중요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비대면 예배를 드리고 있지만 오프라인의 만남도 중요하다. 다만 공간을 새롭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Q. 앞으로의 비전과 기도 제목이 있다면

목회에 대한 생각이 막연했는데 구체화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가르치고 글을 쓰면서 목회를 하고 싶다. 좋은 목회자가 되는 것이 비전이다. 복음을 잘 전하는 목회자, 복음을 잘 전하는 공동체 안에서 목회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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