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 문제는 사회 약자의 정의 문제”
“이주민 문제는 사회 약자의 정의 문제”
  • 김유수 기자
  • 승인 2020.09.02 1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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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주민인권센터 규탄 간담회
캄보디아 임산부 살해 의혹 제기
“같은 사건이 발생할 수 있어”
사망한 캄보디아 여성을 위해 묵념하고 있는 간담회 참여자들. 페이스북 영상 갈무리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상임대표 허오영숙)가 지난 8월 25일 서울시 중구 경향신문사 13층 민주노총 대회의장에서 보험금 노린 캄보디아 임산부 살인 의혹 사건을 공론화하기 위한 간담회 ‘이주여성들, 할말있습니다!’를 진행했다. 간담회 참여자들은 최근 법원의 판결은 이주여성에 대한 차별적 판결이라고 주장하며 올바른 판결이 내려지지 않으면 앞으로도 이러한 사건이 계속해서 발생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지난 2014년, 남편이 낸 교통사고로 인해 임신 7개월인 캄보디아 출신 여성 이주민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남편 A 씨는 수령인을 본인으로 한 25건의 보험에서 95억 원 상당의 보험금을 수령하게 됐다. 이에 검찰은 A 씨가 아내를 계획적으로 살해했다고 보고 재판에 넘겼지만 1심, 대법원은 증거 부족을 이유로 살인혐의에 무죄를 선고했고, 항소심에만 살인 혐의가 인정됐다. 지난 8월 10일에 있었던 파기환송심도 살인혐의는 적용하지 않은 채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죄만 인정해 금고 2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이에 불복하고 곧바로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이 사건을 오랫동안 주시하고 있던 캄보디아 이주여성 공동체는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에 요청해 지난 8월 25일 법원의 판결을 규탄하는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인권센터는 “숨진 여성의 혈흔에서 수면유도제가 발견된 것, 사고 후 부검도 없어 서둘러 시신을 화장한 것 등의 정황과 간접증거를 볼 때 이 사건을 단순 교통사고가 아니라 계획적인 살인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하며 “이 판결이 억울하다고 느낀다면 관심을 가져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간담회는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레티마이투 사무국장의 사회와 의정부 캄보디아 공동체 및 국내 이주여성 단체 대표들, 정의당 이주민인권특별위원회 이자스민 위원장의 연대발언으로 진행됐다.

의정부 캄보디아 공동체 김하늘 씨는 “보험금 90억을 노리고 만삭인 캄보디아 아내를 살해한 아내에게 무죄를 내렸다. 이번 법원판결에 많은 사람들이 놀랐고 캄보디아인으로서, 아이엄마로서, 여자로서 이런 판결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가난한 나라에서 시집온 나와 같은 사람은 보험금을 위해 살해당해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생각이 났다. 그래서 오늘 캄보디아공동체 회원들의 입장을 모아 이 자리에 그 억울한 마음을 전달하고자 한다”고 토로했다.

이자스민 이주민인권특별위원장은 “이런 판례로 인해 같은 사건들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하며 “오늘 이 자리에 단순히 이주여성이기 때문에 나온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했으면 해서 나왔다. 이 사건을 그저 이주민 문제가 아니라 약하고 힘들 때 법이 정의롭게 도움이 되는 사회에 살고 싶은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의 마음으로 바라봤으면 한다”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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