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호] 나체로 근무하는 회사
[99호] 나체로 근무하는 회사
  • 주필 이창연 장로
  • 승인 2020.09.02 1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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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은 역대급 장마와 태풍, 폭염으로 인한 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자율복장에 대한 직장인들의 논란이 거세다. 어느 국회의원이 분홍 원피스를 입고 국회에 등원한 것이 화제가 되면서 복장 논란에 기름을 부은 것 같다. 유난히 더운 날씨에 출근 복장이 자유로워지고 있다. 노타이로 대표되는 ‘쿨비즈(여름 근무복)를 넘어 요즘엔 반바지까지 허용되는 일부 공공기관과 대기업도 속속 등장하여 출근 복장이 자유로워지고 있다. 최근 인기를 끄는 레깅스는 용납할 수 없는 출근 복장 1위에 올라있다. 민망한 옷차림이라고 했다. 이어 트레이닝 복, 민소매, 야구모자, 찢어진 청바지, 발가락이 보이는 신발, 등이 뒤를 이었다. 어디까지가 자율복장이냐. 맘대로 입어야 자율복장이라는 사람과 평상복의 중간단계인 비지니스 캐주얼이 자율복장이라는 사람들도 있다. 털 난 다리를 다 드러낸 반바지는 정말 노 매너다. 교회에서도 노 생큐다. 자율복장이지 자유 복장은 아니지 않는가. 구설에 신경이 쓰이면 정장에 노타이 정도가 가장 무난할 것이다.

일본의 주마카와 라는 회사는 올 누드로 근무하는 회사여서 화제였다. 폭염의 여름에 생각이 난다. 일본 도쿄에 세계 최초의 ‘누드빌딩’이 생겨났다는 깜짝 놀랄만한 뉴스를 미국의 월드뉴스가 보도했다. 1995년 10월 당시 나는 화제의 회사를 호기심에 끌려 그 회사를 방문하고픈 생각이 들었다. 필자는 일본을 방문할 일이 있어 평소 가까이 지내던 니시가와산교 중역 후지노 유끼오 씨의 주선으로 화제의 빌딩을 찾았다. 로비에서 옷을 벗어야만 들어갈 수 있다는 안내원의 말을 듣고 한참을 망설인 다음 사우나탕에 들어가는 기분으로 옷을 벗을까? 이렇게 해서라도 주마카와 회장을 만나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후지노씨의 중개로 주마카와 회장과 그냥 마주하게 되었다. 그는 필자보다는 네 살 아래였지만 훤칠한 키와 섬광처럼 빛나는 눈빛이 예사로운 사람은 아니었다. 그러나 우리는 대화하던 중 공감대가 형성돼 쉽게 편한 사이가 되었다. 필자는 직업의식이 발동해 궁금한 것을 다 물었고. 그는 시원시원하게 이것저것 자세히 대답해주었다.

누드빌딩이라는 기상천외한 발상을 한 그는 일본의 컴퓨터 재벌 히로 주마카와 회장이다. 당시 44세의 그는 목욕탕이 아닌 사무실에서 올 누드의 진풍경을 연출함으로써 일본 사회에 큰 충격과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무려 칠십칠 층이나 되는 초고층 ‘주마카와 빌딩’에는 당시 남자 사원 천백이십일 명과 여사원 팔백육 명이 백육십 일개의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다고 했으며 매일 열 시간씩 근무하는 동안 완전 나체족이 되었다. ‘주마카와 컴퓨터 소프트웨어 주식회사’ 사원 천구백이십칠 명이 느닷없이 에덴동산의 아담과 이브로 변신해야 했던 것은 ‘옷을 벗어야 발상이 자유롭다’는 히로 주마카와 회장의 기발한 발상 때문이었다. 주마카와 회장은 “옷을 벗어 던지는 것은 속박과 규제에서 풀려남을 의미하며 그로인해 직원들은 창조적인 발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너무나 태연하게 웃으며 이야기했다. 주마카와 사원들은 오전 8시에 출근, 1층 로비에서 모두 담당 직원에게 옷장 키를 받아 속옷까지 몽땅 옷장에 넣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사무실로 올라갈 수 있었다. 물론

“처음에는 회사를 떠나는 사원도 적지 않았고 서로를 의식하느라 업무에도 다소 차질이 있었지만 몇 주 지나자 차차 익숙해져 갔다. 더이상 서로에게 눈길을 주느라 일을 소홀하게 하지는 않게 되었다”고 말했다.

나는 이 이야기를 나누며 ‘남녀 혼탕을 할 수 있는 일본이기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생각했다. 주마카와 회장은 자기부터 옷을 벗고 출근해야만 했으니 쑥스러운 것은 말할 수 없었다고 하면서도 그는 자신의 결정에 흡족해하고 있었다. 세계 최초라는 이름이 붙기는 했지만 일본인들이 ‘누드빌딩’을 바라보는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는 것이 당시의 시대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런 외부의 시각과는 별개로 주마카와 주식회사는 올 누드를 단행한 이후 당시의 매출액이 20%나 증가하여 동업계의 부러움을 샀다.

발상의 전환이 대단하다. 국가나 교회나 획기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코로나로, 장마로, 태풍으로 모두가 어렵다. 특히 교회는 대면예배를 할 수 없으니 종교탄압이라고 까지 생각하고 있다. 발상의 대전환이 필요한 때다. 지금은 그 주마카와회사가 사라졌는지 그대로 살아남아 있는지는 필자도 잘 모른다. 25년 전 일이다. 무더운 여름날 예배가 회복되길 바라며 썼다.

 

이 창 연 장로

소망교회

전 CBS 재단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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