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사람] 이경희 장로(상도중앙교회, 관악노회장), “하나님이 정말 날 사랑하시는구나!”
[믿음의 사람] 이경희 장로(상도중앙교회, 관악노회장), “하나님이 정말 날 사랑하시는구나!”
  • 정성경 기자
  • 승인 2020.08.26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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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통합 역사상 최초 여성 장로 노회장으로 섬긴 이경희 장로. 노회 제공

예장 통합 첫 여성 장로 노회장

떠밀리듯 맡게 된 수많은 사역들

“모든 걸음이 다 하나님의 섭리

시부모님 같은 신앙인으로 기억되길”

2019년 10월 22일,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노회 역사에 새로운 기록이 추가됐다. 최초로 여성 장로 노회장이 선출된 것이다. 그 주인공은 상도중앙교회(박봉수 목사) 이경희 장로. 누구나 만나보면 느끼겠지만 온화한 미소에 조용한 말투를 가진 이 장로가 대부분 남성 목사와 장로들로 구성된 노회에서 ‘어떻게 노회장을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다.

그러나 그야말로 기우였다. 4년에 한 번씩 장로 노회장을 선출하는 관악노회에서 제 24대 노회장으로 수고한 이 장로의 임기가 몇 개월 남지 않았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가진 노회장으로 정평이 나면서 이 장로는 “모든 걸음이 하나님의 섭리였다. 감사하고 즐거웠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첫 여성장로로 후배 여성들을 위해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지만 그동안 크고 작은 직책을 맡으면서 내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님을 잘 알고 있었기에 편안하게 감당할 수 있었다”며 “내가 잘하는 것을 하자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이어서 노회 임원이나 부서 임원의 기회가 없었고 여전도회 일만 열심히 했기에 노회를 잘 모르는 핸디캡이 있기도 했지만 소신껏 일할 수 있는 좋은 점이기도 했다”며 “좋은 임원들과 함께 할 수 있어 더욱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로 많은 외부행사는 축소되고 취소됐지만, 오히려 노회 회의는 더 많았다. 그만큼 노회 소속 교회를 돌보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이다. 특히 지난 4월 노회를 앞두고, 전 노회장 11명과 임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교회를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논의했다. 상회비를 20% 지원해줘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제안했는데 오히려 50%나 지원하게 됐다. 뿐만 아니라 상반기에 집행하지 못한 도서사업비 예산으로 하반기에 코로나19로 어려운 22개 교회를 도울 수 있었다.

이번 제105회 총회에 서울관악노회는 총대 수를 1500명에서 700명으로 축소해 달라는 헌의안을 냈다. 코로나19로 인해 총회 장소와 많은 인원이 문제가 되는 시대에, 총대 수 축소를 통해 과도한 비용과 불필요한 갈등을 줄였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이 장로는 “이와 별도로 여성과 청년을 위한 비례대표제 강화 등의 논의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교회 안에서 직책 앞에 ‘여성’이라는 글자를 뗄 날이 속이 오기 위해 기득권을 가진 남성들의 배려와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예장통합 역사상 최초 여성 장로 노회장으로 섬긴 이경희 장로. 노회 제공

어렸을 때부터 과외 한번 한 적도 없이 공부를 잘했던 이 장로는 반장을 도맡았지만 한 번도 먼저 나선 적은 없다. 이화여중고를 다니며 친구 따라 정동교회, 서대문교회를 다니기도 했다. 이화여고 시절, 독어와 불어에 흥미를 가진 이 장로는 1점 더 높은 독일어를 대학교에서 전공으로 택했다. 그렇게 서울대학교 독일어교육과를 다니며 또 다시 친구 따라 새문안교회를 다녔다. 그때 고(故) 강신명 목사에게 세례를 받은 이 장로는 “결혼할 사람이 교회에 안다니면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제가 결혼해서 전도하겠다”라고 답해 크게 혼났다고 한다. 그리고 그때부터 믿는 배우자를 위한 기도를 시작했다.

“시부모님 신앙이 참 좋으셨다. 시어머니가 탈북과 6.25를 겪으시면서 고생을 많이 하셨다. 관절염으로 손녀딸을 안아주실 힘도 없으신 분이 한겨울에도 매일 밤 담요 한 장 챙겨 철야기도를 하시고 새벽예배까지 마치고 집에 오셨다. 어머니 기도로 이만큼 산다고 생각한다.”

이 장로가 섬기고 있는 상도중앙교회는 1956년 이 장로의 시아버지와 시외삼촌이 세웠다. 이 장로의 시아버지는 고(故) 강수영 장로로 서울관악노회가 분립되기 전 서울남노회에서 부노회장을 역임했으며, 상도중앙교회 최초 부부 장로로 남편 강병남 장로와 사역하면서 좋은 선례를 남기고 있다.

이 장로가 장로 임직을 받은 것도, 연합회 사역을 시작한 것도, 총회 임원으로 사역을 하게 되고 노회장을 맡기까지 ‘하나님의 전적인 떠미심’에 의해 진행됐다. 한 연합단체 임원선거 결과를 보면서 “그때 ‘아, 하나님이 나를 더 사랑하시는구나’라고 강하게 알게 됐다”며 환하게 웃는 그를 보니 사랑받는 이의 행복한 모습이 보였다.

"모든 걸음이 하나님의 섭리"라는 이경희 장로. 정성경 기자

“신앙을 지키기 힘든 시대라는 것을 잘 안다. 그래서 영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들은 과감히 정리하고 하나님만 바라보고 살고자 한다. 어떤 일을 해도 사람을 찾아다니며 부탁하지 않고 하나님만 의지하려고 힘쓴다. 물론 분노와 억울함, 힘든 상황으로 무너져 내릴 때도 있지만 ‘나의 목자이신 주님이 함께 하시므로 내게 부족함이 없다’는 고백을 드리고자 늘 기도한다.”

이 장로가 좋아하는 성경구절은 시편 16편 8절에서 11절이다. “50살이 가까이 되어 주님을 인격적으로 만났을 때 붙들었던 구절이 ‘내가 여호와를 항상 내 앞에 모심이여…’다. 이 말씀을 되 뇌이면서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찬송가도 288장 ‘예수를 나의 구주 삼고’를 좋아한다.

이 장로의 비전은 무엇일까.

“시댁에서 살 때 아이들이 어렸다. 매년 1월은 교회 중직이셨던 시부모님을 찾아오는 손님들로 정신없이 바빴다. 그리고 교회 찬양대며 교사 등을 맡아 사역하면서 오히려 아이들이 뒷전일 때도 있었다. 아이들이 초등학생 때, YWCA 어린이 수영 레슨을 등록하려고 교회 지인의 자녀들을 데리고 갔다가 긴 줄 끝에 자리가 2명밖에 없다고 해서 지인의 아이들만 등록하고 오기도 했다. ‘엄마가 괜찮은 그리스도인인 척 하다 우리 아이들의 기회를 뺏은 게 아닌가’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내가 시부모님을 떠올리면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삶과 신앙의 모습’을 기억하듯이, 우리 자손들이 나를 ‘그리스도인’으로 인정해줄 수 있는 삶을 사는 것이 나의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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