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어 시편산책] 여호와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조선어 시편산책] 여호와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 황재혁 기자
  • 승인 2020.08.22 0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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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123편 3-4절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여호와여, 불쌍히 보아주소서. 너무나도 멸시를 받았습니다. 배부른자들의 비웃음소리 교만한자들의 그 모멸 이제 그만 지긋지긋합니다.” (시편 123편 3-4절, 조선어성경)

지난 17일은 광복절을 즈음해 국가가 지정한 임시 공휴일이었다. 그러나 임시 공휴일이라고 해서 대부분의 국민들이 마음대로 가고 싶은 곳을 오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주말을 기점으로 수도권에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심각해져서 임시공휴일이라고는 하지만 대다수의 국민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며 자택에 머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지난 17일 오후에 NCCK에서는 이홍정 총무의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코로나19 재확산의 중심에 교회가 있음을 참담한 심정으로 인정하며, 사회 모든 구성원들에게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러한 입장문이 나올 수밖에 없을 정도로 현재 한국교회는 한국사회에서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코로나19를 맞아 한국교회의 대사회적 신뢰도는 바닥을 치고, 교회를 다니는 성도들 역시도 이 상황에 대한 불안과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이는 그동안 한국교회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전대미문의 상황임에 틀림없다.

‘순례자의 노래’에 속하는 시편 123편은 “하늘에 앉아 계시는 이여, 내가 눈을 들어 당신을 쳐다봅니다”라는 고백으로 시가 시작된다. 그런데 이 하늘에 앉아 계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는 시인의 태도가 참으로 간절하다. 시편 123편 2절에서 시인은 “상전의 눈만 쳐다보는 종의 눈처럼, 마님의 손만 쳐다보는 몸종의 눈처럼, 우리 하나님 여호와의 자비를 바라 우리눈이 그분을 쳐다봅니다”라고 기도한다. 이는 종이 주인의 자비와 은혜를 바라보며 간절하게 호의를 기대하는 것처럼 하나님의 자비를 구한다는 뜻일 것이다.

이어서 시편 123편 3절에서 시인은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여호와여 불쌍히 보아주소서”라고 호소한다. 이를 히브리어로 살펴보면 <하네누 아도나이 하네누>라고 되어 있는데, 동사 <하네누>의 어근은 <하난>으로 자비와 호의를 뜻한다. 하나님의 자비와 호의는 하나님의 본질적인 속성이자, 도탄에 빠진 인간이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는 참된 소망이라 할 수 있다. 출애굽기 33장에서 금송아지를 숭배하여 하나님을 실망시킨 이스라엘 백성을 하나님이 용서하시어 그들에게 하나님의 <하난>을 드러내신다. 하나님의 <하난>으로 그들은 과거의 허물을 벗고 새로운 미래를 덧입었다.

시편 123편 3절을 칠십인역으로 살펴보면, 그리스어로 <엘레이손 헤마스 퀴리에 엘레이손 헤마스>라고 번역되어있다. 로만 가톨릭과 동방정교회, 성공회에서는 이 <퀴리에 엘레이손>으로 자비송을 부르기도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한국교회가 처한 여러 어려움을 바라보며, ‘우리를 불쌍히 여겨달라’는 의미의 <퀴리에 엘레이손>이 지금 이 상황에 가장 적합한 기도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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