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명철 목사, 예장통합 제105회 총회 개최지 도림교회를 찾아서
[인터뷰] 정명철 목사, 예장통합 제105회 총회 개최지 도림교회를 찾아서
  • 정리 김유수 기자
  • 승인 2020.08.2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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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과 헌신, 겸손의 목회 정명철 목사
사회봉사와 산업선교 힘써온 도림교회
‘하나님께로 가는 길’ 되는 성전 건축
주님 경외로 거룩한 공교회성 회복해야

최근 교회에서의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이어지며 모두의 시선이 한국교회로 쏠리고 있다. 이로인해 교단들이 총회 개최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총회는 새 성전을 건축한 도림교회(정명철 목사)에서의 제105회기 총회를 개최하겠다고 발표했다.

도림교회는 일찍이 지역사회 봉사와 노동자 산업선교에 앞장서 왔다. 작년 12월 완공된 도림교회의 새 성전도 투박한 나무 십자가를 세우고 열린 교회를 통한 섬김으로 하나님과 세상을 잇는 길이 되기 위해 설계됐다. 그리고 도림교회는 교단의 요청에 순종해 한국교회가 가장 어려운 이 시기에 새 성전에서 제105회기 총회를 섬기기로 했다. 도림교회 정명철 목사를 만나 이번 총회 준비 과정과 도림교회가 품고 있는 목회 철학을 들어봤다.

-대담자 박진석 상임이사-

예장통합 제105회기 총회가 열리는 도림교회 위임목사 정명철 목사. 김유수 기자

Q. 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 교회와 사회의 이목이 9월 정기총회에 쏠리고 있다. 도림교회에서 이번 총회가 열리게 된 과정을 알려달라.

우리는 그저 총회가 필요하다고 해서 순종한 것뿐이다. 총회에서는 코로나 사태로 총회 장소를 정하는 일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도림교회는 3,000석과 1,500석의 예배실 두 개가 있고 새로 건축된 비전센터에는 4,500평의 지하주차장과 5개 층의 공간이 있다. 그 외 별도 건물로 4개 층의 교육관 시설과 6개 층의 디아코니아센터도 있으며 이 건물들이 펼쳐져 있어 총회에서 도림교회가 코로나19에 대처하기에 좋은 여건이라 판단한 것 같다.

Q. 이번 총회가 개최될 새 성전인 비전센터는 여러 시설을 갖추고 복음전파와 가르침, 돌봄이라는 세 가지 사명을 가지고 건축됐다고 알려져 있다. 새 성전에 대해 소개해 달라.

지금은 청년부가 사용하고 있는 구 성전에서는 주일예배를 드리면 1-4부 예배마다 성도들로 가득 차서 통로에 의자를 깔고 앉고, 계단까지 성도들이 앉아서 예배를 드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더욱이 주차공간이 부족해 젊은 성도들이 다시 돌아간다는 소식에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장로님들과 새 성전 건축에 대해 고민하며 기도하다가, 다음 세대를 위한 새 성전 비전센터 건축을 시작하게 됐다.

새 성전의 1층은 지역주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었다. 건물 입구는 중세로부터 오늘날까지 전 세계 각국에서 수집한 십자가를 전시하는 ‘예빛갤러리’가 있다. 여기에 우리나라 최고의 십자가 수집가인 송병구 목사가 소장한 십자가 전시실을 옮겨왔다. 이 십자가들은 고대 중세의 십자가들을 포함해 초기 기독교 십자가, 동방정교회 십자가, 로마 가톨릭교회 십자가, 비잔틴 십자가, 개신교 십자가 등이 전시돼 있다.새 성전을 건축하면서 새 성전(벧엘성전) 중앙의 십자가를 어떻게 제작할지 많이 고민했다. 새 성전을 건축하는 교회마다 희귀한 나무를 구해서, 유명한 조각가의 손을 빌어서 십자가를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예수님의 십자가는 값비싼 나무도 아니었고, 유명한 조각가가 만든 십자가도 아니었고 이름 없는 목수가 만든 투박한 십자가였다는 것에 주목했다. 그래서, 구하게 된 벧엘성전의 십자가의 재목은 서해안의 휴전선 부근 바닷가 염전 소금창고에서 100년이 넘는 세월을 견뎌낸 200년이 넘은 소나무였다. 그리고 목수에게 나무의 모양이 남아있는 십자가를 부탁했다. 도림교회 새 성전의 십자가는 일본의 압제를 받던 시절과 민족상잔의 6.25 및 수많은 역사의 질곡을 견뎌내며 우리 민족의 눈물과 한숨을 간직한 한그루 나무로 엮어낸 험한 십자가다.

예수님의 십자가를 따라 목수가 나무로 투박하게 도림교회 십자가. 김유수 기자
예수님의 십자가를 따라 목수가 나무로 투박하게 만든 도림교회 새 성전의 십자가. 김유수 기자

카페 'The Way with you'는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내게로 오라’고 하신 주님의 말씀처럼 누구나 편안하게 들러서 쉼과 안식을 얻을 수 있는 공간으로 디자인됐다. ‘이곳이 교회다’라는 사실을 나타낼 수 있는 표식, 상징은 전혀 두지 않았고 전도를 위한 어떠한 시도도 하지 않았다. 이제 오픈한지 8개월가량 됐는데, 코로나19 상황임에도 지역의 젊은 주부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쉬기도 하고, 취업 및 입시를 준비하는 중·고등학생들과 청년들, 어르신들이 와서 편안하게 쉬어가는 공간이 됐다. 학부모 모임, 지역주민 모임 등을 위한 소그룹 공간도 배치하여 그룹 단위로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카페에선 양질의 커피와 음료, 디저트, 베이커리(빵)를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으며, 특별히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세계 최고의 커피 로스팅 기계인 Provat 기계를 도입했다.

1층 콘서트홀은 음악회, 연극, 뮤지컬 등이 가능하도록 최상의 음향, 조명, 영상 시설을 갖춘 공간이다. 지역의 단체 등이 사용을 요청하면 무료로 대여해 주도록 했고, 향후 지역주민들의 결혼식 등을 위해 무료로 대여할 계획이다. 앞으로 신학교 세미나와 심포지엄, 그리고 소규모 극단의 연극공연 등을 위해 대관해줄 계획도 가지고 있다.

북카페(엠마오홀)는 카페에서 커피를 구입한 사람과 도서관에서 도서를 대여한 이들과 편안하게 쉼을 얻고자 하는 성도, 지역주민들이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 넓고 쾌적한 공간이다. 북카페에서는 중앙에 놓여 있는 피아노를 통해 각종 공연이 가능하고, 세 개의 소그룹실에서 각각 열 명 가량이 모임을 가질 수 있다. 보통 카페에 아이들과 함께 가면 부모들은 아이를 돌보느라 제대로 쉬지 못하지만, 북카페 내에는 아이들이 즐겁게 놀 수 있는 놀이 공간이 준비되어 있다.

‘행복을 파는 가게’는 재활용이 가능한 물품을 재가공하여 재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 시설이다. 특별히 교인들 가정에서 사용되지 않는 물품을 기증받거나 성도들 가운데 의류매장 등을 운영하시는 분들에게 기증받아 물건을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가게의 판매 수익금은 전액 어려운 이웃들에게 기부된다.

새 성전의 1층에는 ‘유치부실’이 있다. 이 공간은 카페나 도서관을 방문한 지역주민들의 어린 자녀들에게 자유롭게 개방돼 있다. 특히나 유치부실은 도림교회가 다음 세대를 위한 비전을 품고 있음을 나타내는 공간이다. 현재 도림교회의 모든 교육 시설(교육부 예배실 등)은 자녀들의 연령과 아이들의 정서에 맞춘 시설들로 리모델링 되어 8월 말에 완공될 예정이다. 새 성전 1층의 유치부실은 앞으로 리모델링 될 교육시설들의 샘플 하우스로, 교회를 찾은 아이들이 자유롭게 놀 수 있도록, 암벽등반, 볼풀 등의 놀이도구가 있고 특별히 자동차를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해서 실제로 운행이 가능한 스포츠카(포르쉐911)를 전시하여 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도림교회 새 성전인 도림비전센터 전경. 출저 도림교회
도림교회 새 성전인 도림비전센터 전경. 출저 도림교회

 

Q. 현재 도림교회는 총회를 위해 무엇에 집중하고 있으며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

거룩한 총회가 되도록 도림교회 온 성도들이 기도로 준비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 안전한 총회가 될 수 있도록 방역에 집중하고 있다. 지금 주일예배는 현장예배와 인터넷예배로 드리고 있지만, 총회를 앞두고 두 주일은 현장예배를 드리지 않고 온라인예배로만 드릴 예정이며, 교회의 모든 시설을 폐쇄하고 소독, 방역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특히 교회가 코로나의 온상처럼 여겨지며 세상으로부터 지탄받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목회하는 목사님과 총대님을 잘 섬길 수 있도록 최선의 준비를 다하고 있다.

Q. 도림교회는 이웃을 섬기는 교회로 높이 평가되고 있다. 목회철학과 사회봉사 사례들을 소개해달라.

첫째로 삼은 목회철학은 ‘끝까지 하나님께 충성’이다. 내게 목회는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것이고 여기에는 충성만이 있을 뿐이다. ‘끝까지’라는 것은 마치는 순간까지 변함없이 이 길을 걷겠다는 기도이자 자신과의 약속이다. 둘째는 ‘끝까지 교회에 헌신’이다. 이는 자신의 꿈과 미래, 모든 것을 교회를 교회 되게 하는 일에 걸겠다는 뜻이다. 목사가 나를 깎아내고 비워내는 만큼 교회가 은혜로워지며, 교회는 목사의 피와 땀으로 풍성해 진다고 본다. 셋째 ‘끝까지 사람에 겸손’이다. 어거스틴과 같은 위대한 신앙의 선배들은 실천하기 가장 어려운 덕목으로 ‘겸손’을 꼽았다. 그만큼 겸손은 유지하기 어렵지만 언제 어디서 누구를 만나든지 끝까지 겸손함을 잃지 않는 것을 목회자가 갖추어야 할 중요한 자세로 여기고 있다.

도림교회는 우리 교단에서도 가장 이른 시기에 지역사회 봉사를 시작했다. 1960년대에 지금의 디아코니아 센터가 된 ‘지역사회개발원’를 개원해 지역사회 현안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감당해 왔다. 특히 교회 주변에 공장(구로공단) 노동자들의 인권과 복음화를 위한 산업선교회 활동이 활발했다. 당시에 획기적으로 주민들에게 ‘설문조사’를 해 지역에 필요한 사회봉사를 했다. 그 후로 사회봉사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한국교회에서 사회봉사에 앞장서는 교회로 자리매김했고 사회봉사 프로그램들을 체계화시켜왔다.

도림교회는 약 130억 원의 자산을 가지고 있는 도림교회 신협 등의 시설과 △도림어린이집 △모랫말꿈터(발달장애인 주간보호시설) △방과후학교(초등학교 1-6학년 학습보조) △주민도서관인 입암도서관(1만 7천여 권) △스포츠라운지(당구, 탁구, 스크린골프 시설) △셀라음악학교(10개 악기 30개 반 200명) △늘푸른노인학교(65세 이상 400여 명) △비전한글학교(비문해자 대상, 초등학력인정기관, 50명) △사랑의 집수리 봉사단(저소득 가정 무료 집수리) △아가페 이·미용봉사단(저소득층, 독거노인 무료 커트, 파마, 염색 봉사) △경로식당(독거노인 급식) △햇살보금자리(노숙자쉼터 급식) △이웃사랑나눔바자회(일명 손해 보는 바자회, 1일 1만 명 방문) 등을 주관하고 있다. 또한 치료비가 없어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어린이를 위한 ‘사랑의 천사’ 제도와 관내 학교의 저소득 가정의 학생들을 위한 장학사업도 꾸준하게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지역사회 봉사로 도림교회는 지역사회에서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고 이것이 매주 전도로 연결되고 있다고 본다.

Q. 이번 제105회기 총회는 ‘주여, 이제 회복하게 하소서’를 주제로 열린다. 목회자로서 한국교회에 무엇이 어떻게 회복돼야 한다고 보는가.

한국교회가 회복해야 할 많은 것들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공교회성의 회복이라 생각한다. 사도신경의 ‘거룩한 공교회와’라는 부분엔 ‘거룩하다’와 ‘공교회’가 결합 돼 있다. 교회의 거룩함은 하나님을 경외할 때 저절로 나오는 모습이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거룩에서 멀어져 가고, 하나님을 섬기는 교회에서 사람이 주인 되는 교회로 변질되고 있다. 교회의 주인은 예수 그리스도시며 주님의 말씀을 따르는 공동체가 교회임을 자각할 때, 교회가 세상에서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럴 때 교회는 다시 세상으로부터 존경받는 교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Q. 끝으로 제105회기 총대들 그리고 성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해달라.

코로나와 경제위기로 어려운 시기에 각 지교회를 섬기고 있는 총대들과 성도들에게 더욱 힘내라고 말하고 싶다. 동굴은 들어가면 나올 수 있는 다른 출구가 없지만, 터널은 반드시 밝고 빛난 출구로 이어지게 된다. 이 고난의 터널을 하나님께 회개하면서, 간구하면서 나아갈 때 더 성숙한 한국교회로 연단 되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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