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노숙인 향한 색안경 벗어 던지길”
“한국교회, 노숙인 향한 색안경 벗어 던지길”
  • 김성해 기자
  • 승인 2020.08.21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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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통합 산하 기관 금정희망의집
노숙인 거주 및 재활 위해 힘쓰다
휠체어 수리 센터로 일자리 마련
지역 내 복지시설에도 도움 제공

사회에서 노숙인을 향한 시선은 부정적인 편견들로 가득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노숙인들이 있는 곳은 피하기도 하고 손가락질을 한다. 혹은 모든 노숙인들을 의지도 희망도 없이 생활하는 사람들이라고 정의내리기도 한다.

금정희망의집(이사장 이필숙)의 최주호 원장은 이런 사람들의 시선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노숙인들 중에서는 재활의 의지를 갖고 다시 살아보려고 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일부 사람들, 교회 성도들조차도 노숙인들은 전부 일할 의지가 없는, 술 마시고 길거리에서 떠도는 사람들이라고 비판한다”고 토로했다.

부산시 금정구 서동에 위치한 금정희망의집은 노숙인들의 숙식과 일자리를 책임지는 시설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총회장 김태영 목사, 이하 예장통합) 사회봉사부 산하기관인 이곳은 1997년 IMF 이후 경제적 어려움으로 실직한 노숙인들의 숙식을 책임지기 위해 설립된 시설이다.

부산 금정희망의집은 노숙인과 함께 휠체어 수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센터 제공
부산 금정희망의집은 노숙인과 함께 휠체어 수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센터 제공

노숙인 향한 시선, 온화에서 냉정으로
1997년 대한민국 사회에 IMF 경제 위기가 발생하면서 많은 기업이 문을 닫았고 자연스럽게 실직한 사람들의 수도 급증했다. 이에 정부는 종교단체에게 실직한 노숙인들을 케어할 수 있는 시설을 설립해줄 것을 요청했다.

기관 설립 이후 지금까지 쭉 이곳에 몸을 담고 있었던 최 원장은 “IMF 이후 대거로 발생한 당시에는 경제가 어려웠기에 노숙인들을 향한 시선이 따스했다. 사람들은 그들에게 무엇이든 하나라도 더 주려고 했고, 현금을 바꿔서 식사하라고 돈을 쥐어주거나 노숙인들을 돕기 위해 교회에서 봉사활동을 하러 찾아오기도 했다”며 “그러나 경제가 나아지고 사람들의 삶에 변화가 생기면서 노숙인들을 향한 시선은 ‘일 안하는 사람’이라고 낙인을 찍는 등 부정적으로 변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최 원장은 노숙인들 중에는 실업도 있지만 다수의 사람이 신용 등의 문제 때문에 취업 자체가 어려워 재활이 어려움을 밝혔다. 때문에 재활의 의지가 있다한들 취업의 길이 어렵기에 노숙인 전의 삶으로 복귀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금정희망의집은 노숙인들이 직업 및 삶의 재활을 가질 수 있도록 숙식과 더불어 일자리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단 노숙인들의 취업이 어렵기 때문에 시설에서 직접 노숙인들의 경제력과 일자리를 함께 제공할 수 있도록 ‘희망담은 휠체어 수리센터’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노숙인의 재활을 돕는 휠체어 수리
희망담은 휠체어 수리센터는 지난 2017년 아산재단의 지원에 힘입어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활동하게 된 기관이다. 금정희망의집을 담당하던 지자체 직원이 최 원장에게 ‘시설에서 휠체어 수리를 진행해보는 것은 어떠하겠냐’는 제안을 했고, 이를 아이디어 삼아 센터를 설립한 것이다.

최 원장은 “휠체어 수리센터를 설립한 이후 지역사회 내 요양원 및 병원과 연계해 휠체어 수리를 맡고 있다”며 “인근 지역 내 요양병원 관계자는 ‘그동안 휠체어가 고장나면 고친다는 생각은 못하고 버린 뒤 새것을 사야했다. 그러나 지역 내 수리센터가 생긴 이후에는 휠체어 수리가 가능하기에 재정적으로도 이익’이라며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금정희망의집 희망담은 휠체어 수리센터에서 한 달에 수리하는 휠체어의 수는 백 단위를 웃돌고 있다. 관할 지역 내 병원과 요양원 등의 휠체어를 수리하다 보니 한 달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심지어 휴일이나 공휴일에도 찾는 사람이 있을 수 있기에 노숙인들은 당직제로 돌아가며 수리센터를 지킨다.

최 원장은 “지난 추석 때 서울에서 부산까지 휠체어를 끌고 내려온 장애인 남매가 있었다. 부산에 오던 중 휠체어가 파손돼 일정에 차질이 생길 뻔 했는데, 다행히 수리센터를 찾아와 빠르게 고친 덕분에 여행 일정을 잘 마칠 수 있었다고 인사를 받는 일도 있었다”며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보람을 느끼고 센터에 대한 자부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최 원장의 기도제목은 재활을 위해 열심히 사는 노숙인들을 향한 색안경을 사람들이 벗어던지는 것이다. 그는 “과거에는 노숙인들을 위해 봉사하러 오시던 여전도회나 남선교회 성도들이 지금은 우리 사역을 위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이 아니냐며 비판하는 목소리가 있다”며 “센터에서 의지를 갖고 열심히 애쓰는 노숙인들을 향한 냉소적인 시선을 거두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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