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중심 자조금융 확산 위한 운동
‘한 사람을 외면하지 않는 경제문화’를 꿈꾸며 협동조합 형태의 단체를 설립한 청년들이 있다. 바로 ‘데나리온BANK(뱅크)’다. 40여 명의 조합원으로 형성된 데나리온뱅크는 지난 2017년 3월, 한국기독청년협의회(이하 EYCK) 구성원들이 모여 자조금융 형식으로 출발된 단체다.
데나리온뱅크의 주요 사역 중 하나는 바로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청년들에게 무조건적인 도움보다는 자립심을 길러주는 도움을 제공하는 것이다.
지난 2019년 기준, 학자금 대출 연체 등으로 9,000명 이상의 청년들이 신용불량자 처지에 놓인 것으로 밝혀졌다.
당연히 신용불량자가 되면 금융거래에 제약을 받게 된다. 때문에 일반 금융기관 대출이나 신용카드 발급 및 사용이 금지되고, 빚을 갚더라도 최대 5년 동안은 신용불량자의 꼬리표를 달고 살아야 한다.
데나리온뱅크의 남기평 운영위원장은 “흔히 신용불량자를 언급하면 몇 천 만원의 빚을 떠안고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지 않다. 정작 신용불량자가 된 청년들의 빚을 보면 몇 백 만원을 갚지 못하는 사례가 대다수”라며 “학교 등에서 경제금융에 대한 교육을 일절 진행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경 속에서 가장 늦게 온 일꾼에게도 한 데나리온을 주는 포도농장의 비유에서 비롯된 데나리온뱅크.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청년들에게 무담보무이자대출, 소액대출 등을 진행하다 보니 대출 비용은 최대 50만원이다. 대출을 진행할 때도 상담 과정을 거치며, 대출이 필요한 청년들의 평소 금융 습관이나 처한 상황 등을 고려해 상환기간을 잡는다.
김진수 실무조합원은 “어떤 사람의 경우는 프리랜서이다 보니 수입이 일정치 않은 경우도 있다. 때문에 상환을 하는 비용을 잘게 쪼개기도 하며, 큰 목돈이 들어올 계획이 있는 사람의 경우는 그 기간에 맞춰서 상환기간을 조정한다”며 “이율도 정해진 것 없이 자율이자 운영으로 진행하다 보니 원금만 갚는 이들도 있고, 이자를 추가적으로 내는 이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 은행과 달리 이자를 개개인의 의지에 맡기다보니, 데나리온뱅크는 이익이 창출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그렇다보니 금융 협동조합의 형식을 갖추고 있지만, 예치금이 3억 이상 되어야 정식으로 협동조합 등록이 가능하다 보니 온전한 협동조합은 아닌 상황. 하지만 단체는 자신의 규모가 더욱 성장하고 확장되기보다는 한국교회와 청년들 사이에서 이런 자조금융운동이 널리 확산되는 것이 그들의 바람이다.
남기평 운영위원장은 “처음 데나리온뱅크를 설립하면서 교회 어른들에게 단체에 대해 설명하자 상당수의 반응은 ‘수익이 발생하지도 않는데 왜 하냐’는 식이었다. 그러나 수익을 발생시키는 구조보다는 교회 내 청년들끼리 직접 운영도 하고,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청년의 자존심을 지켜주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청년자조금융 형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교회에서 청년들이 주도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것들이 많지 않다. 때문에 교회가 장학금을 제공하기보단 자조금융 형태를 갖춰서 청년들의 자립심을 키워주고, 교회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게 한다면 좋지 않을까 싶다”고 소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