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아 팔라는 알래스카에 간적이 없습니다.
테리아 팔라는 알래스카에 간적이 없습니다.
  • 주필 이창연 장로
  • 승인 2018.04.18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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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이란 용어를 역사상 맨 처음 사용한 사람은 프랑스 혁명 직전, 루이 16세 시절에 왕실의 재무총감이던 자트 네케르였다. 미국독립전쟁에 대한 지원군비와 왕실재정 궁핍 등을 해결하기 위해 신흥중산층 세력에 정부공채를 인수시켜가면서 돈을 마련해야 했던 그는 그들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었다. 그가 파악한 여론의 개념은 고전적인 것이긴 하지만 근대민주주의와 같은 토양에서 싹트고 민주주의 사상과 함께 자라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그러나 국민의사가 제도적으로 권리로써 확립된 건 한참후의 일이다. 민주주의 발전과 더불어 숱한 정치, 사회운동의 결과로 여론정치가 민주주의 제도의 기본형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여론의 속성에 대해선 학설과 이론이 분분하나, 일반적으로 여론은 대중이 정치과정에 참여하느냐의 여부에 따라 전혀 상반된 특질을 나타낸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대중이 통치과정에서 제외될 경우 여론은 반 권력성을 띠고 전투적, 혁명적으로 돌변한다. 반면 대중이 통치과정에서 참여할 경우 여론은 대체로 현상긍정, 보수 성향을 드러내기 쉽다. 독재 후진국일수록 정치가 불안하고, 정치가 안정된 선진국일수록 모든 면에서 보수적 성향이 짙어지는 게 그 예다.

퓰리처상을 받았던 월터 리프먼이 그의 명저 ‘여론’에서 지적한 것처럼 현대사회의 여론은 비합리적일뿐더러 조작이 가능하지만, 근본적인 문제에선 여론의 힘이 확연히 드러난다. 여론의 본질은 변함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36대 대통령 린든 B 죤슨은 월남전을 놓고 미국의 여론이 찬반으로 엇갈렸을 때 ‘조용한 다수’를 믿고 확전을 거듭 단행했다. 하지만 종국에 가서는 국내의 반전캠페인이 격화되고, 국제적 평화여론이 강하게 일어나, 68년 재선출마를 포기해야 했다. 여론을 잘못판단하거나, 그럴듯한 명분으로 조작된 여론은 정책을 뒷받침하는데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요즘 국회가 국민여론보다 한 발짝 뒤에 선 것 같다. 헌법개정도, 지방선거에 출마할 후보자를 찾는데도 국민으로부터 요구받기보다 앞장서 추진해 갈수 있도록 보다 크게 생각하고 결단을 서둘러야 할 시기인 것이다.

선거철이다. 선거로 뽑히는 자리에 앉기를 원하는 사람은 상대의 비판과 공격을 받을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 그것이 두려운 사람은 선거직의 후보로 나설 자격이 없다. 미국 존슨대통령은 “총알을 맞지 않으려면 사격권 밖에 있으라”고 충고했다.

루즈벨트가 4선 대통령에 도전했던 1944년의 에피소드다. 공화당에서 고약한 소문을 퍼뜨렸다. 루즈벨트가 실수로 기르던 애견 테리아 팔라를 알라스카에 남겨두고 왔다가 해군구축함을 보내어 애견 테리아 팔라를 백악관으로 데려왔다는 것이다. 루즈벨트는 어이가 없었다. 그는 이렇게 응수했다. “공화당이 나와 내 아내와 내 자녀들을 공격하는데 만족하지 못하고 이제는 나의 애견까지 공격합니다. 나와 내 가족들은 분개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나의 애견 테리아 팔라가 그들에게 분개하고 있습니다. 왜 그런지 아세요, 테리아 팔라는 알래스카에 간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가짜뉴스에 지지 않고 멋있는 응수를 하여 코를 납작하게 만들고 루즈벨트는 2천2백만 표를 얻어 압도적으로 미국 역사상 전무후무한 4선 대통령이 되었다. 여론보다 무서운 것은 민심이지만 우리교계도 총회에서부터 교회까지 여론에만 의지하지 말고 앞장서서 양들의 아픔을 해결하고 양들의 울부짖는 소리를 들어야 한다. 그리고 산적한 양들의 문제를 해결해야한다. 예수님의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 예수는 ‘진리’이시다.(요14:6) 그 ‘진리’가 우리를 자유하게 한다.

 

주필 이창연 장로

(소망교회. NCCK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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