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세대 목회모델] 김태헌 목사(순례자의교회), 예수만 보이는 교회를 꿈꾸다
[미래세대 목회모델] 김태헌 목사(순례자의교회), 예수만 보이는 교회를 꿈꾸다
  • 정성경 기자
  • 승인 2020.08.06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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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는 "순례자의 교회는 올레길 13코스에 위치하는데,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라고 알려져 있다. 예배 시간이 정해 지지 않고 관광객이나 이용객들이 잠시 명상을 할 수 있게 마련된 장소"라고 소개한다. 출처 제주관광정보센터

 

세상에서 가장 작지만

누구나 품는 ‘당신의 교회’

아무것도 하는 게 없지만

아무나 ‘올 수 있는 교회’

하나님의 계획만 이루는 교회

순례자의교회에서 만난 한 성도가 김태헌 목사에게 물었다. “이 교회는 아무것도 안 해요?”

김 목사는 “무엇을 해야 ‘아무것도’ 라고 할 수 있나요?”라고 되물었다.

제주도에서 산방산이보이는교회에서 사역 중인 김태헌 목사가 세운 순례자의교회는 특별하다. 외관뿐만 아니라 교회의 목적과 유지되는 과정이 그렇다. ‘삼다삼무(三多三無)의 교회’라는 별명이 보여주듯 이 교회는 목사와 정기적인 예배, 교회의 각종활동이 없다. 대신 성부‧성자‧성령의 영광만 임재하는 교회라는 의미다.

2011년 제주 한경면에 세워진 첫 번째 순례자의교회는 7.9㎡(2.4평)의 작은 교회로 제주 관광명소로도 유명하다.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앞장서 교회를 소개할 정도다.

이 교회의 누적 방문자 수는 3만 5천명이 넘는데 비기독교인 비율이 무려 35%다. 이곳에서 김 목사의 주례로 결혼한 커플이 130여 쌍이 넘고, 김 목사가 나눠준 성경책만 270권이나 된다.

또 2018년 제주 회천동에 두 번째 순례자의교회를 세웠다. 6.6㎡(2평)으로 첫 교회보다 좁다. 그리고 지난 4월 강화도 교동도에 세 번째 순례자의교회가 세워졌다.

제주 회천동에 세워진 두 번째 순례자의교회 앞에 선 김태헌 목사. 김태헌 목사 제공

 

순례자의교회를 세우면서 김태헌 목사가 가장 많이 고민했던 것은 ‘교회의 본질’, ‘교회다움’이었다.

김 목사는 어릴 적 교회를 다닌 적은 있지만 신앙이 있는 크리스천은 아니었다. 먼저 신앙생활을 시작한 이미숙 사모가 직장생활을 하고 있던 김 목사를 교회로 이끌었다. 그게 1992년이었다. 그저 ‘교회 나가는 사람’이었던 김 목사가 3년 만에 남선교회 주최 수련회에서 ‘나를 지으신 하나님’을 만났다.

김 목사는 “하나님이 나를 찾아오셨다. 순간적으로 ‘하나님이 계시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그때를 회상했다. 그리고 그는 변화됐다. 기도하는 것이 즐겁고 예배하는 시간이 행복했다. 그런데 주위에서 서리집사였던 그에게 “김 집사는 사명자”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 얘기를 주의 깊게 듣지 않았다. 3년의 시간이 흘러 IMF가 터지고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 김 목사에게 어려움이 찾아왔다.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던 그가 살기 위해 택한 것이 ‘신학’이었다.

신학대학원 3년의 기간 동안 4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을 정도로 김 목사는 공부를 열심히 했다. “신학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지 한 달 만에 영남신대에 들어갔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공부를 하려니 너무 어려워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하나님께 ‘살려만 주시면 목회자가 되겠다’는 기도를 드렸었다.”

공부를 하다보니 전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였다. 먼저 교회 안의 인격적인 문제들과 무질서가 보였다. 교회의 존립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세상에서 점점 고립되어 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생각도 들었다.

“신앙고백도 중요하지만 아는 것이 힘이다. 그런데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잘 한다는 분들이 마치 우상을 섬기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신앙을 고수하고 있었다. 그래서 신대원을 다니면서 교회에 대해 가르치는 것에 열중했다.”

신대원을 졸업하고 담임 목회지로 가서도 역시나 동일한 어려움을 겪으면서 ‘교회 본질, 교회다움’에 대해 뜨겁게 기도했다. 그리고 기도 가운데 ‘교회는 예수’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하나님이 제게 가르쳐주신 교회는 ‘예수’다. 에베소서 1장 23절의 ‘교회는 그의 몸이니’라는 말씀처럼 우리는 예수님과 유기적 관계로 결합된 것이다. 성찬의 의미가 연합하는 것이듯, 우리는 성령으로 연합되어 있다. 이게 교회고, 예수님이다. 그런데 교회를 보면 시스템이나 사람들의 주장이 보이고 예수님은 나타나지 않더라. 사람과 시스템이 주인인 교회가 아닌 예수님만 보이는 교회, 누구나 올 수 있는 교회가 진정한 교회 아닌가.”

제주 한경면에 세워진 첫 번째 순례자의교회에서 김태헌 목사와 이미숙 사모. 김태헌 목사 제공

첫 순례자의교회를 세울 때, 김 목사는 또 다시 하나님을 만났다. 제주도에서 목회를 하다 그곳을 떠나 사역하게 된 교회는 분란이 있는 교회였다. 설교를 하러 갔다가 청빙을 제안 받아 “교회 문제가 해결되면 사임하겠다”고 조건을 걸고 목회를 시작했다. 그리고 1년 7개월 만에 교회는 정상적으로 회복됐다. 약속한대로 교회를 사임했지만 갈 곳이 없어 3개월을 그곳에서 보냈다.

어느날 김 목사가 “저 정도면 괜찮은 목산데 왜 임지를 주시지 않습니까. 제가 사역할 수 있는 곳을 주세요”라고 기도하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꿈에 하나님께서 김 목사의 모습을 보여주셨다. 고급 백화점에 잘 포장되어 있는 상품으로. 그리고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그래, 너 괜찮은 목사 맞아. 그래서 뭐? 어쩌란 말이냐?”

“마치 나쁜 짓을 하다가 현장에서 들킨 사람처럼 너무 죄스러운 마음이 들었다.(눈물) 옆에 자고 있던 아내를 깨워 하나님이 나를 이렇게 평가하신다고 말했다. 세상에서 실패해도 하나님께 붙들리면 기회가 있는데, 하나님께 실패자로 낙인찍히면 끝이지 않나. 내가 너무 교만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때, 제주도에서 그를 사역자로 부르고 있었다. 그날 밤 김 목사는 제주도로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그의 아내는 갈 수 없다고 했다. 그럼에도 그는 ‘내가 진짜 하나님을 믿는 사람인지 증명해보고 싶은 마음’에 결정을 바꾸지 않았다.

김 목사가 제주도 무교회지역에 교회를 개척해서 들어갔을 때, 생각지 못한 어려움이 있었다. 제주도를 떠나기 전 그곳에서 목회를 잘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돌아간 그를 주위에서 음해한 것이다. 목회자들로부터 고립된 그는 그 충격으로 대인기피증과 우울증, 고혈압이 생길 정도였다.

산방산이보이는교회의 담임 목사로 있으면서 순례자의교회를 건축하게 된 것은 김 목사의 ‘교회 본질과 교회다움’에 대한 고민의 결실이자 가난한 한 권사의 기도의 응답이었다. 김 목사가 섬겼던 포항송도교회 정필란 권사의 개인적인 헌신으로 순례자의교회를 건축하고자 했을 때, 김 목사가 꿈꾸던 것은 ‘예수가 교회’인 교회였다. 10년 7개월 만에, 정 권사의 후원과 김 목사의 인내로 2011년 첫 순례자의교회가 완공됐을 때 정 권사의 암도 치유되는 기적이 일어났다. 그리고 목회자들과 성도들, 제주도를 찾는 이들에게 입소문이 나면서 주목 받기 시작했다.

순례자의교회는 3평이 되지 않을 정도로 작다. 조직과 이해관계가 필요없는 교회, 누군가에게 청소시킬 필요가 없는 교회를 생각하다보니 규모가 크지 않아도 됐다. 김 목사는 교회를 세우기 전 건축설계사에게 한달 동안 기도할 것을 부탁했다. 그렇게 받은 감동으로 건축이 됐다. 특별히 "머리 둘 곳이 없다"고 하셨던 예수님이 생각나 "예수님께 드리고 싶은 집"을 짓고 싶다는 마음에 디자인 된 것이 종탑이다. 종탑을 보면 새집 모양으로 되어 있다. 

두 번째 교회도 5년여의 기다림 끝에 완공됐다. 첫 성전 완공 후 조직된 ‘미니채플세우기운동재단’에서 시작됐으며, 첫 번째 순례자의교회를 방문한 한 방문자의 헌금이 씨앗이 되었다. 2019년 4월 제주 회천에 세워진 두 번째 순례자의교회는 현재 좌영복 목사가 사역하며 24시간 개방하고 주일예배를 드리고 있다.

그리고 강화도 교동도에 세워진 세 번째 교회는 만나교회 박용자 권사의 헌신으로 완공됐다. 그곳은 김한윤 목사가 사역 중이다.

강화도 교동도에 세워진 세 번째 순례자의교회. 박춘화 사진가

 

“두 번째 교회를 건축하면서 긴 기다림과 사람들의 비난으로 힘들어할 때,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을 생각나게 하셨다. 생명을 살리는 역사에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하다면 기꺼이 사명을 감당하고자 하는 용기와 희망이 생겼다.”

길 위의 누구나 올 수 있는 교회, 순례자의교회를 짓는 것이 김 목사의 사명으로 각인되며 그에게 생긴 새로운 비전이 있다. 총 17군데 교회를 세워 한반도 남한 땅에 십자가를 그리는 것이다. 이미 최서북단과 최서남단에 순례자의 교회가 세워졌다.

“순례자의교회가 사람들에게 주목받을 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특별히 비기독교인, 비종교인들이 와서 눈물을 펑펑 흘린다. 하나님을 느꼈다고 말한다. 나의 계획은 없다. 순례자의교회가 그렇듯, 하나님께서 계획하시고 그 계획을 하나님의 방법으로 이루실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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