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와 교회를 잇는 다리가 되겠습니다”
“지역사회와 교회를 잇는 다리가 되겠습니다”
  • 김성해 기자
  • 승인 2020.08.05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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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화순 힐링알토스협동조합
농촌지역 농산물 가공 및 판매
카페로 일자리·문화 공간 창출
전남 화순 신실한교회 정경옥 목사가 설립한 힐링알토스협동조합과 카페. 협동조합은 최근 더욱 많은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김성해 기자
전남 화순 신실한교회 정경옥 목사가 설립한 힐링알토스협동조합과 카페. 협동조합은 최근 더욱 많은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김성해 기자

지역사회와 교회의 상생을 위해 협동조합을 설립한 이가 있다. 바로 전남 화순 신실한교회 정경옥 목사다. 농촌에서 구직하기가 힘든 청년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 농산물 거래를 더욱 활성화시키기 위해 정 목사는 ‘힐링알토스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치유’를 뜻하는 ‘힐링(healing)’과 헬라어로 ‘양식’을 뜻하는 ‘알토스(ἄρτος)’란 단어를 합쳐 만들어진 ‘힐링알토스’는 ‘농촌에서 생산되는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고자 하는 정 목사의 바람이 담긴 이름이다.

정경옥 목사가 처음 협동조합을 설립하기로 결심한 계기는 교회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서였다. 정 목사는 지역 내 다음세대를 위해 교회에서 도서관과 ‘방과 후 학교’를 운영했으나 교회 재정만으로는 운영이 어려워 고민 끝에 협동조합을 설립하게 된 것이다.

그는 “지역에서 할 수 있는 경제적 창출은 농산물이라 생각해, 초창기에는 텃밭을 가꾸며 농산물을 재배했고, 그로 인한 수익으로 도서관과 방과 후 학교를 운영했다. 그러나 지역사회와 함께 상생하기 위해 주민들이 농사지은 작물들을 판매를 해주고, 그 중 일부는 찰보리빵이나 우려서 마실 수 있는 차 등으로 가공해서 판매하기도 한다. 그렇게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지역에 부가 가치가 생기더라”고 설명했다.

정 목사는 지역주민의 농산물을 재가공해 힐링알토스카페에서 판매하면서 수익과 일자리 창출을 동시에 이뤄냈다. 김성해 기자
정 목사는 지역주민의 농산물을 재가공해 힐링알토스카페에서 판매하면서 수익과 일자리 창출을 동시에 이뤄냈다. 김성해 기자

정 목사가 ‘힐링알토스협동조합’을 설립한 지 올해로 7년 째. 지난 2014년 8월 설립된 협동조합의 현재 조합원 수는 현재 13명이다. 처음에는 42명까지 증가했으나, 협동조합의 주요 목적이 사회공헌과 교회를 살리는 것이다 보니, 단순히 일을 목적으로 들어온 이들은 떠나고, 사명감을 가진 사람들만 남게 된 셈이다.

협동조합을 설립한 이후 정 목사는 이를 통해 지역사회 문화 활동을 선도하기 위해 교회가 있는 골목 입구에 ‘힐링알토스카페’를 세웠다.

정 목사는 “지역 문화 활동을 선도해 나가기 위해서는 시설들이 있어야 하고, 또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창출하며 가공 사업을 통한 경제적 일자리 살리기 등을 하기 위해서는 카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당시 교회도 그렇고 주변에서 반대가 심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잘한 선택이었다고 본다. 카페를 통해 본래의 목적 달성은 물론이고 지역사회와의 커뮤니케이션도 원활해졌다”고 회고했다.

정경옥 목사는 카페를 찾는 이들의 주 연령대가 50대라고 설명했다. 지역에 있는 주민들이 읍내까지 가지 않아도 한 공간에 앉아 차도 마시고 교류를 하며 대화를 할 수 있는 장이 ‘힐링알토스카페’를 통해 가능해진 것이다.

힐링알토스카페 내부 풍경. 김성해 기자
힐링알토스카페 내부 풍경. 김성해 기자

목회자가 운영하는 카페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지역주민들과 목회자간의 관계도 원만해졌다. 정 목사는 “카페가 생기기 전 주민들에게 전도를 나가면 눈도 안 마주치던 분들이 지금은 먼저 인사를 하고 말을 걸어주신다”며 “저만해도 카페를 운영하기 전에는 지역 주민들을 다 알지 못했는데, 카페를 통해 주민들의 이름을 알게 되고 얼굴을 익히며 소통을 하게 됐다. 언젠가는 그 사람들 마음속에 복음도 심어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형성되는 일이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고 기대했다.

정경옥 목사의 힐링알토스카페는 지역 내 문화 공간 역할에서 그치지 않고 세계선교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카페에서 사용되는 원두가 그 결과물이다. 케냐 바링고에서 생산되는 커피는 정 목사와 케냐 바링고 지역에서 국내 강원대학교로 유학 온 엘리아스와의 인연에서 시작됐다.

유학생 엘리아스는 신실한교회에서 짧게 봉사활동을 하면서 정 목사와 친분을 갖게 됐다. 이후 엘리아스는 통영으로 봉사활동을 떠났지만, 그 곳에서 심장마비로 목숨을 잃었다. 소식을 들은 정 목사는 엘리아스의 시신을 현지의 가족들이 보고 현지에서 장례를 치르는 것이 좋을 것 같단 생각을 하고 그의 시신을 냉동 보존해 케냐 바링고까지 보내면서 현지 선교 사역이 시작됐다.

그는 “엘리아스는 케냐 바링고 지역에 IT 기술을 널리 알리는 것이 그의 꿈이었다. 그래서 시신을 전해주면서 바링고에 100평 규모의 센터를 건축했다”며 “센터를 설립하고 현지의 IT교육 지원을 담당하면서 바링고 커피 시장의 소식을 듣게 됐고, 현지의 경제 향상을 위해 매년 바링고 커피를 공급 받아서 카페에서 커피를 판매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케냐 바링고 지역에서 매년 수입해오는 커피. 김성해 기자
케냐 바링고 지역에서 매년 수입해오는 커피. 김성해 기자

수입된 커피는 카페 가공실을 통해 로스팅되고, 카페 음료로 판매되거나 로스팅한 원두만 재포장해 커피를 찾는 이들에게 판매한다. 또는 지역 내 커피가 필요한 교회들에게 공급해, 그들이 복음을 전도할 때 사용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

커피와 카페를 통해 지역사회와 교류하고 상생하는 법을 터득한 정 목사는 농촌교회들이 카페를 설립하고 이를 통해 경제적 자립을 이루는 것이 현재 가장 큰 기도제목이다.

그는 “교회가 카페를 해서 성공한 사례가 많이 없는 듯 했다. 그래서 지금 운영하고 있는 힐링알토스카페를 프랜차이즈로 성장시킨 뒤, 카페를 하고 싶은 교회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서로 협력하면서 농촌교회끼리 공생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그래서 각 면 단위까지에 있는 자립대상 교회들이 상생하는 것이 기도제목”이라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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