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사람] 박혜란 권사(소망교회),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하는 것이 성도의 본분”
[믿음의 사람] 박혜란 권사(소망교회),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하는 것이 성도의 본분”
  • 정성경 기자
  • 승인 2020.07.28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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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선교하며 살아온 박혜란 권사. 여전히 그의 눈길은 낮은 곳을 향해 있다. 정성경 기자

 

다일천사병원 3대 원장으로

소망교회 청년부, 의료선교팀 봉사

“우리는 하나님이 부르신 것,

그에 맞는 합당한 삶 살아야”

“사랑하는 자여 네 영혼이 잘 됨같이 네가 범사에 잘되고 강건하기를 내가 간구하노라”
소망교회 박혜란 권사는 손주들을 볼 때마다 요한삼서 2절 말씀으로 축복한다. 손주들의 이름도 기도하며 말씀을 통해 지었을 정도다. 뿐만 아니라 소망교회 청년부를 섬기면서 만났던 청년들이 지금도 박 권사에게 연락하며 진로상담을 비롯한 인생 상담을 요청한다.
“기도해보니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일이었다”라는 말을 습관처럼 고백하는 박 권사는 새벽 4시면 자연스레 일어난다. 새벽기도를 가기 위해서다. 5시에 교회 도착한 그는 30분을 먼저 나라와 민족, 이 땅의 어려움을 위해 기도한다.
박 권사가 이렇게 기도를 시작하게 된 것은 다일천사병원에서 일하면서다. 천사병원의 사정을 잘 아는 박 권사는 연금이나 처우가 어려울 것을 알았다. 아쉬운 마음에 천사병원을 두고 기도하는 그에게 하나님께서 그곳에서 일하기를 원하신다는 확신을 주셨다. 그래서 뒤도 안 돌아보고 천사병원으로 향했다.
박 권사가 그곳에 갔을 당시, 그곳은 황무지나 다름없었다. 무료병원이라고 소문이 나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정신이 없었다. 노숙자였던 이들은 옷에 대소변 그대로 묻어있기도 했다. 박 권사는 그때의 상황을 회고하며 “기도밖에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노숙인들이 오면 먼저 깨끗하게 목욕을 시킨다. 그렇게 나오면 다들 미남미녀다. 그들을 이발을 시키고 환자복을 입혀서 치료를 시작한다.”
천사병원에서 노숙인들을 치료하면서 진행한 프로젝트는 그들에게 세례를 주고 그들의 임종을 지키는 것이었다. 그런 그들을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위로하고 보듬는 사역을 했다.

천사병원장으로 사역할 당시 구순구개열 수술을 받은 아이의 돌잔치에 함께한 박혜란 권사. 박혜란 권사 제공

그러다 1997년, 최일도 목사가 필리핀 빈민지역에서 만난 9살 소녀가 구순구개열(언청이)인 것을 보고 이들을 위한 의료사역을 시작했다. 구순구개열은 치과수술이 효과적이라 당시 서울대 교수였던 정필훈 학장을 찾아가 부탁했다. 정 학장은 반갑게 맞아주며 흔쾌히 수락했다.
그때부터 박 권사도 동남아 순회의료선교를 시작했다. 정 학장뿐만 아니라 박 권사가 도움을 요청한 의료진들은 기쁜 마음으로 함께 봉사에 동참했다.
몽골부터 베트남, 네팔, 캄보디아 등 빈곤과 낙후된 의료시설로 치료 받지 못한 동남아 아이들을 수술하며 복음도 함께 전했다. 박 권사는 이 사역을 통해 구순구개열로 평생을 힘들게 살아갈 아이들이 수술을 통해 완치되면서 꿈을 갖고 감사의 마음을 전할 때 보람을 느꼈다. 베트남에서 만난 어느 아이는 태어난 지 6개 월 만에 구순구개열 수술을 받고, 함께 돌잔치를 하기도 했다.

천사병원에서 구순구개열 수술을 받은 어린이. 박혜란 권사 제공

천사병원에서 사역뿐만 아니라 소망교회에서 청년부와 의료선교팀에서 봉사하기 시작하면서 그의 활동은 더욱 왕성해졌다. 그의 사역은 24시간이 부족한 듯 보였다.
“남편은 정말 훌륭한 사람이다. 종갓집 종손 며느리인데도 명절을 집에서 보내본 적이 없다. 특히 천사병원에서 일하면서 더더욱 그랬다. 그런데도 남편은 한 번도 불평 한 적이 없다. 묵묵히 나를 도왔다. 참 감사하다.”
박 권사의 아들도 의사로 아주대병원 순환기내과 임홍석 교수다. 임 교수가 박 권사에게 “이제 어머니는 쉬세요. 제가 선교할게요”라고 했다며 “참 감사하다”고 말했다.

박 권사의 1남1녀의 자녀들까지 신실한 믿음을 가진 동역자로 섰다. 믿음의 가문을 이룬 박혜란 권사 가정. 박혜란 권사 제공

박 권사의 뿌리 깊은 신앙은 증조부까지 올라간다. 그의 고조부는 한국 최초 카톨릭 사제인 김대건 신부와 함께 순교했으며 조부(박성철)가 개신교로 개종하면서 3대째 신앙을 물려받았다.
“아버지(박경균)에게 많은 신앙의 유산을 물려받았다.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일이 있다. 일본에서 태어난 나를 아버지는 ‘미츠코’라고 부르셨는데, 어느 날 광화문을 지나가다 만난 걸인의 깡통에 천원을 넣고 오라고 하셨다. 난 무서워 그 옆에 놓고 왔는데 아버지께서 다시 가서 깡통에 넣어주셨다. 아버지는 우리집에 찾아오는 걸인은 절대 그냥 보내지 않으시고 행랑채에서 상에 밥을 차려주고 꼭 깡통도 채워서 돌려보내셨다.”
정동교회 장로였던 박 권사의 아버지는 베푸는 삶을 살았다고 한다. 또 박 권사의 어머니는 박 권사가 집에 오면 꼭 손을 얹고 축복기도를 해줬다. 6남매 중 셋째인 박 권사는 “오빠들이 일찍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거기서 권위 있는 의사가 됐다”며 “아버지의 베푸신 삶과 어머니의 기도가 자녀에게 영향을 끼친 것 같다. 참 감사하다”고 고백했다.
현재 박 권사는 새로운 일을 도전 중이다. 성폭력, 가정폭력에 대한 상담을 공부하고 주위 사람들뿐만 아니라 상담을 요청하는 이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상담을 하고 있다. 그러다 가정폭력 상담을 통해 만난 아이들을 보호하는 ‘로하의집’도 운영했었다. 그때도 남편이 도와 빌라를 얻어 오갈 곳 없는 아이들을 보호하기도 했다.
청년부 사역을 하면서 만난 이들이 가장 많이 요청하는 상담은 진로문제, 경제적인 문제, 이성문제라고 한다. 박 권사는 “청년들이 상담을 요청하면 그들에게 꼭 해주는 말이 있다. 너희들이 하나님을 믿은 것 같지만 하나님이 우리를 부르신 거라는 것,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 앞에서 부끄러움 없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성실한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일에 미치는 거라고 말한다. 열정이 있는 사람이 우선순위다. 이성문제에 있어서, 자녀들이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 있다. 부모가 아니라고 하는 배우자를 만나게 되면 10명 중 7명이 불행해지는 것을 본다. 일생이 달린 문제니 먼저 하나님께 꼭 기도하고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이한 것이 있다. 천사병원에서 묵묵히 20년 이상 일했던 그에 대한 기록이 없다. 인터뷰라도 한번 했을법한데, 유명한 천사병원의 병원장 치고는 언론에 아무런 흔적이 없다.
“5년 전에 돌아가신 최병숙 권사님이 나에게 아무것도 남기지 말라고 하셨다. 이 땅에서 영광을 받으면 하늘에서 받을 영광이 없다고. 천사병원에 있을 당시 일기를 쓰면서 일상을 기록하고 있었는데 그마저도 불태워버렸다. 이렇게 내 이야기를 하는 것은 처음이다.”
70년이 훌쩍 넘은 박 권사의 인생 대부분이 선교와 봉사로 채워져 있었다. 신앙이 좋은 부모에게 신앙의 대를 이어받고, 남부럽지 않은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명문대학교를 졸업한 엘리트 여성인데도 밑바닥을 찾아다니며 헌신하고 사랑을 베푸는 삶을 사는 그에게 물었다. 선교란 무엇인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하는 것이다. 현지에 가서 언어와 문화가 다르지만 서로가 공유 수 있는 것을 공조하면서 돕는 것이다. 의료인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 가서 우리의 선교를 통해 그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고 위로와 격려를 받은 그들이 힘을 얻어 희망과 꿈을 꾸는 것을 보는 것이 얼마나 보람 있고 기쁜 일인지 모른다. 나를 사용하신 하나님께 참으로 감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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