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로 중태인 목회자 부부, 개척교회 도움 절실해
화재로 중태인 목회자 부부, 개척교회 도움 절실해
  • 김성해 기자 신비롬 인턴기자
  • 승인 2020.07.24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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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터기교회 강병구 목사, 의식불명
사모, 폐 손상 심해 고압산소치료 중
12년 째 개척교회, 성도 10여 명 뿐
재정적인 난제로 실비보험조차 없어
화재로 집안 전체가 불에 타버린 강 목사 사택 모습. 예장합동 평서노회 제공
화재로 집안 전체가 불에 타버린 강 목사 사택 모습. 예장합동 평서노회 제공

7월 11일, 경기도 시흥시 거모동 다세대 주택에서 큰 화재가 발생했다. 불길은 주택 건물의 2층을 전소시켰으며, 1층과 3층에도 적지 않은 피해를 입힌 후에야 간신히 진압됐다. 소방 당국은 건물 내부에서 진행했던 페인트 작업 중 토치를 사용하던 과정에서 인화성 물질에 불이 옮겨 붙으면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

당시 이 주택에는 개척교회 목회자 가정이 거주하고 있었다. 바로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총회장 김종준 목사, 이하 예장합동) 평서노회(노회장 유병기 목사) 소속인 그루터기교회 담임 강병구 목사와 그의 아내 최정은 사모, 딸 강혜린 씨가 있었던 것.

화재가 발생하자 강 목사는 최정은 사모와 강혜린 씨를 대피시킨 뒤 불길을 피해 2층에서 뛰어내렸지만, 머리를 심하게 다치는 바람에 두개골이 크게 파열됐다. 또 무릎과 다리 등은 골절상을 입었으며, 얼굴과 목, 가슴 등에는 화상을 입었다.

최정은 사모는 강 목사의 조치로 인해 외상없이 구조됐지만, 유독가스로 심한 폐 손상을 입고 고압산소요법 치료를 받는 중이다. 다행히 딸 강혜린 씨는 무사히 구조됐지만, 화재 사건을 겪은 뒤라 심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거처가 사라졌기 때문에 사택에서 30분 반경에 있는 이모댁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강병구 목사는 의식을 찾지 못한 채 가천대 인천길병원 중환자실에 누워있으나, 처음 구조됐을 때 당시보다는 상태가 나아지고 있는 상태이다. 강 목사의 딸 강혜린 씨는 지난 21일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부친의 상태를 전했다.

강 씨는 “20일 담당 의사와 면담을 통해 아버지의 뇌 상태가 처음에 비해 나아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다만 처음에 워낙 뇌 손상이 심한 편이었고, 한 번 손상된 뇌가 회복되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금주 중에 골절상을 입은 무릎 수술을 진행할 예정이며, 전날 기관 절개 수술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인천 인하대병원으로 이송된 최정은 사모 역시 지난 17일까지 의식불명인 상태였으나, 지난 20일 의식은 되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겨우 의식만 돌아온 상태여서 현재까지는 불안한 상태인 것으로 밝혀졌다.

총신대 신학대학원 100회 졸업생이자 평서노회 전도목사 신분인 강병구 목사는 지난 2008년 거모동 건물 4층에 그루터기교회를 개척했다. 강 목사와 신학대 동기인 유진관 목사(제자들교회)는 강 목사의 교회 내 성도는 주변 지역 어르신 10여 명이 전부였지만 10년 넘게 교회를 섬기면서 어려운 상황 가운데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유 목사는 “한 때는 그루터기교회 주일학교에 중고등부 아이들이 20명 가까이 있었던 적도 있었다. 때문에 다음세대 사역에도 관심이 많았고 애를 많이 썼다. 비록 지금은 10여 명의 성도가 남았지만, 강 목사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사역을 이어나갔다"고 말했다.

강병구 목사가 12년 동안 사역한 그루터기교회 외관. 예장합동 평서노회 제공
강병구 목사가 12년 동안 사역한 그루터기교회 외관. 예장합동 평서노회 제공

유진관 목사는 강병구 목사가 ‘우직한 성향의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강병구 목사는 워낙 성격이 곧은 사람이었다. 또 우직한 면도 있어서 여러 가지 부분에 있어서도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곧은길을 향해 갔다. 학교도 그렇게 다녔다. 어려운 개척교회 사역을 10년 넘게 할 수 있었던 것도 강 목사의 곧은 성격 덕분”이라고 했다.

예장합동 총회에서는 강 목사 부부 치료비 마련을 위해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다. 예장합동 총회구제부(부장 나기철 목사)는 태풍 및 코로나19로 인해 한 회기 예산이 부족한 상황임에도 강 목사 가정을 돕기 위해 지원을 하고, 기도와 도움을 호소하는 기사를 내고 있다.

나 목사는 “강 목사는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개척교회를 섬기다보니 실비보험 하나도 들지 못한 상황이다. 그렇다보니 막대한 병원비를 지불하는 것조차 그의 가정으로는 힘든 상황”이라며 “한국교회가 관심을 갖고 도움을 주길 바란다. 또 병원에 누워있는 강 목사와 사모가 속히 의식이 돌아오고 회복되길 마음뿐”이라고 토로했다.

강병구 목사의 사례처럼 다수의 개척교회, 미자립교회가 재정적인 어려움을 호소한다. 경북 지역의 개척교회 담임인 A 목사는 강 목사의 소식을 통해 개척교회 현황과 한국 대형교회와의 연대 부족에 대한 문제점을 꼬집었다.

올해로 개척목회 34년째인 A 목사는 “개척교회의 어려운 점은 생계 문제다. 우리 같은 경우는 교단 지원도 거의 없다시피 했다. 또한 사람이 없으니 교회 운영비는 물론 생계유지도 쉬운 일이 아니다. 시골 같은 경우에는 대부분의 교회가 미자립교회이며, 많은 목회자가 이중직 상태라고 할 수 있다”며 “또한 심리적인 문제도 있다. 사람이 모이지 않다보니 패배감이 드는 게 사실이다. 큰 꿈을 가지고 시작했는데 현실은 그와 다르니 좌절감이 든다”고 호소했다.

A 목사는 또 강병구 목사의 상황을 다수의 한국교회가 알고 십시일반으로 도움을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강 목사 부부의 경우 매우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우선적으로 육신이 회복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사실 회복 후의 일도 걱정된다. 많은 교회가 도움을 주면 좋겠다”며 “뿐만 아니라 교단 차원에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미자립교회에 대한 문제를 좀 더 심도 있게 다뤄야 한다. 단발성으로 끝나는 건 결코 도움이 될 수 없다. 앞으로도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시스템을 구성해야 한다. 큰 교회들끼리 정치 놀이만 하지 말고 작은 교회들을 좀 돌봐 줬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강병구 목사의 소식이 일부 언론사을 통해 전해진 뒤, 후원의 손길이 더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딸 강혜린 씨는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셔서 부모님의 중간 치료비를 결제할 수 있게 됐다”며 감사를 표했다. 강 씨는 또 “저희 가족, 어머니랑 아버지 두 분 다 빨리 깨어나셨으면 좋겠다. 깨어나실 거라고, 그렇게 하나님께서 역사해 주실거라 믿고 함께 기도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유진관 목사 역시 강 목사 부부의 회복과 함께 한국교회를 향해 도움을 요청했다. 유 목사는 “사모님이 깨어났다고는 하지만 아직 불안한 상태다. 빨리 두 분 다 일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두 번째는 치료 문제인데, 너무 많이 다쳤기 때문에 치료비가 굉장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실비보험조차 없는 상황인데, 한국교회가 도움의 손길을 더해주셨으면 한다”고 바랐다.

*후원: 우리은행 160-229865-02-101 (예금주 강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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