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협의회(이하 WCC) 세계 기독여성 순례팀(Women of Faith Pilgrim Team)이 지난 13-15일 화상 미팅을 통해 한국을 방문했다. 방문에서 WCC 한국 여교역자들은 세계 기독여성들에게 일본 제국주의와 한국전쟁에서 희생된 여성들을 위한 한국 기독여성들의 활동 역사를 소개하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동참을 촉구했다.

2013년 WCC 부산총회에서 결의된 ‘정의와 평화의 순례’ 일정은 중동과 아프라카를 거쳐 올해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은 한국에서의 진행이 계획됐다. 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으로 진행됐지만 미국, 독일, 자메이카, 나이지리아 등 WCC 회원 교회들에서 30여 참여자들이 이번 방문에 함께했다. 순례팀 방문을 위해 한국여신학자협의회, 한국교회여성연합회, 기독여민회, 한국YWCA연합회 등 기독교 여성단체들과 WCC 회원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한국기독교장로회, 기독교대한감리회, 대한성공회의 여교역자들 대표들이 일정을 준비했다.

순례팀을 맞으며 WCC아시아의장 장상 박사는 “한국전쟁 이후 평화의 회복과 인권을 위해 헌신하는 여성들이 모여 대화하는 일은 언제나 중요하다”며 “우리가 함께 모여 온 마음으로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고 기도하는 모임은 귀중한 시간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온라인 순례에 참여한 이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국전쟁과 여성의 삶, 평화와 화해로의 여정’을 주제로 열린 이번 순례팀 방문 일정에선 한국전쟁 이후 여성인권을 위해 활동한 한국 기독여성들의 다양한 노력이 소개됐다. 순례팀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과 전쟁 피해자, 고아들을 도와 약자들의 존엄성을 회복하기 위해 활동해온 기독여성의 헌신에 특히 감동했다.

한편 이번 일정에선 올해 전쟁 70주년과 히로시마 원폭 투하 75주년, 여성·평화·안보에 관한 유엔안보리결의 1325호 20주년 되는 해를 맞아 한반도와 동북아, 세계 평화를 위한 반전과 반핵 운동에 교회가 나서야 한다는 논의들이 오갔다.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소속 WCC 중앙위원 배현주 박사는 “우리는 한국전쟁 70주년을 기념하고 잘 알려지지 않은 히로시마 원폭 여성 피해자들의 투쟁을 공감하고 그들과 함께하기 위해 여기 모였다”며 “70년간 끝나지 않은 한국 전쟁은 아직도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방문을 마치며 WCC 사무차장 이자벨 아파우 피리(Isabel Apawo Phiri) 박사는 “이번 순례팀의 첫 온라인 방문에서 한국의 여교역자들이 한국전쟁으로 한반도의 여성들이 겪어야 했던 평화 없는 삶을 설명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준비를 했는지에 놀랐다”며 “이번 방문에서 한국 여성들의 평화에 대한 열정은 한반도 평화 뿐 아니라 한국사회에 만연한 가부장제의 종식에 대한 열정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유수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