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세대 목회모델] 박준수 목사(영국 세인트앤드류스 교회), 영국 런던에서 세계선교를 꿈꾸다
[미래세대 목회모델] 박준수 목사(영국 세인트앤드류스 교회), 영국 런던에서 세계선교를 꿈꾸다
  • 정성경 기자
  • 승인 2020.07.15 0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 10월 열린 세인트앤드류스교회 위임식에 순서를 맡은 (왼쪽부터) 스티븐 루이스, 로저 존스, 봅 알렌, 박준수, 마이클 자게서, 니콜라 펄레이-스미스. 박준수 목사 제공
지난해 10월 열린 세인트앤드류스교회 위임식에 순서를 맡은 (왼쪽부터) 스티븐 루이스, 로저 존스, 봅 알렌, 박준수, 마이클 자게서, 니콜라 펄레이-스미스. 박준수 목사 제공

 

3번의 실명과 회복, 부르심

런던 중심부, 첫 한국인 목사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

사회를 읽는 설교와 실천

용기 있게 개척하는 정신

지난해 10월 20일, 런던 중심부인 발햄에 위치한 세인트앤드류스 교회(St Andrew’s URC, Laitwood Road, Balham, London, SW12 9QH)에서 박준수 목사의 위임식이 열렸다. 한국인으로는 처음이자 2015년 시작된 영국개혁교회(United Reformed Church, 이하URC)와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간 선교협정의 첫 열매였다.

박 목사는 총회파송영국선교사(예장통합)로서 런던세인트앤드류스교회에서 영국인을 대상으로 목회를 하면서 더불어 영국왕립아세아학회와 영국왕립인문학학회에서 펠로우로 있다. 세인트앤드류스교회는 1890년부터 이어져 내려온 교회로 한국 개신교 최초의 순교자 토마스 선교사를 파송했던 영국개혁교회(United Reformed Church) 교단 안에서도 중요한 교회 중 하나다.

박 목사는 이곳에서 ‘하나님을 향유하고, 예수님을 따르고 성령 안에서 열매 맺는 삶(Enjoy God, Follow Jesus, Live in the Holy Spirit)’이란 목회철학을 가지고, 런던과 영국/영연방을 넘어 전 지구적 기독교화를 이루어 나가고자 사역 중이다.

영국 런던 중심부에 위치한 세인트앤드류스교회. 교회 제공

그를 목회자로의 ‘부르심’은 특별했다. 그가 고3 수능 보는 날 갑작스런 시력 상실로 원하던 법대로 진학하지 못하게 됐다. 그는 “이로 인해 주위의 사람들로부터 ‘소외’를 경험하게 되었고 하나님을 바라보니 위로부터는 ‘시련’만 내려오고 그러다 보니 내적으로는 ‘의심’과 ‘회의’가 솟구쳐 올라왔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그가 실명 되고 1년 반이 지나, 문득 ‘하나님께서 목사로서 나를 부르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신학교에 진학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그리고 기적처럼 두 눈이 회복 되었다. 하지만 회복과 동시에 법대로 가려고 하니 다시 보이지 않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박 목사는 “이 과정을 3번 정도 반복 하고 나니, ‘정말 나를 하나님께서 목사로 부르셨다’는 확신을 가졌고 장신대로 입학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가 장신대 입학 당시, 하나님께서는 한쪽 눈만 다시 조금 보이고, 다른 한쪽 눈은 완전 실명하게 하셨다.

박준수 목사가 부목사로 사역했던 세인트마이클교회에서 퇴임식. 박준수 목사 제공

그럼에도 박 목사는 하나님의 은혜로 장신대(ThB, MDiv)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목사안수를 받고, 장로교 본산지인 에딘버러대학교에 바로 박사과정에 진학했다. 그곳에서 마이클 노스코트(Michael S. Northcott) 교수의 지도 아래 4년 만에 박사학위(PhD)를 받으며 다시 두 눈을 회복하게 된다. 그리고 런던 세인트앤드류스교회 위임목사로 청빙되었다.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을 보냈지만 그는 “박사과정을 하는 동안 스코를랜드국교회 총회장과 에딘버러대학교 신학부 학장의 추천으로 린리스고우 궁전과 호수 앞에 있는 목사관에 상주하며 스코틀랜드국교회의 대표적인 교회인 800년 전통의 세인트마이클교회에서 부목사로 사역을 했다. 그때가 학업과 목회를 균형 있게 하면서 가장 행복하고 보람된 시간이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특히 당시 총회장 자격으로 스코틀랜드국교회 총회를 방문했던 채영남 목사님(본향교회)께서 직접 제가 시무하는 교회에 와주셔서 함께 스코틀랜드 한국전쟁기념공원을 방문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박 목사가 특별히 감사하게 생각하는 것은 “스코틀랜드국교회가 파송한 존 로스 선교사는 최초의 한글 성경을 번역했고, 영국개혁교회가 파송한 토마스 선교사는 한국 최초의 개신교 순교자다. 언더우드 선교사도 런던 출신인 것을 고려할 때, 스코틀랜드에서 박사학위와 장로교 정통 목회를 경험하고 영국개혁교회로부터 청빙을 받아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런던 한복판에서 영국인을 대상으로 담임목회를 하게 된 것은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라고 했다.

현재까지 영국은 코로나19로 44,000명 이상이 사망했는데, 특히 다문화 지역으로 주거환경이 그리 좋지 못한 런던 동편에서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박 목사는 “세인트앤드류스교회는 런던 서편에 위치해 있다 보니 교인 중에서 장례가 단 하나도 발생하지 않았고, 각자 집에서 정원을 가꾸는 데에 집중하도록 해 교인들의 정신건강도 유지시키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팬데믹으로 인해 세계화(globalization)와 불평등(inequality)에 대한 문제가 영국에서 부각됨에 따라 정치적으로 양극단의 인기영합주의자들이 더욱 득세 하는 상황”이라며 “먼저 코로나19로 인한 ‘불평등’이 심화되는 속에서 러시아 혁명을 일으킨 레닌에게 지대한 영향을 준 톨스토이 작품이 많이 읽혀지고 있는데, 교회적 차원에서 적절히 대응하고자 톨스토이의 작품을 분석해 그가 어떻게 삼위일체와 예수의 구속사적 사역과 부활 등을 부정하였는지를 살펴보며 그의 사상이 가지는 문제점에 대해 마을 사람들 모두가 들을 수 있도록 온라인으로 강연을 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박 목사는 성공회 대주교를 역임했던 로완 윌리암스(Rowan Williams, 1950-)가 코로나19 이후 시기에 보다 강력한 기본소득제 (Universal credit)를 해야 함을 주장함에 따라 1930년대 높은 실업률과 디플레이션 속에서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던 영국의 대표적인 경제학자인 케인즈(John Maynard Keynes, 1883-1946)의 주요 저서를 분석해 설교를 하기도 했다.

박 목사가 런던에 왔을 당시, 영국은 이미 코로나19의 확산 이전에 브렉시트(Brexit)를 결정하고서 점차 탈세계화를 하면서 민족주의(nationalism)로 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를 극복하고자 그는 세인트앤드류스교회 주변에 거주하는 영국인 의사들과 함께 교회를 중심으로 가칭 ‘아프리카 공공보건과 정책에 대한 저널’(Journal of African Public Health and Policy)을 창간할 계획도 가졌다. 아프리카 문제는 아프리카 의사들에 의해 논의 되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영국에 있는 공공보건 저널에 기고 할 수 있는 수준이 되지 못했다. 그래서 아프리카에 있는 의사들이 원고를 내면 교회의 비전을 돕는 영국인 의사들이 논문 심사와 수정을 돕고 본인이 편집인으로 교회의 주도 아래 출간을 해 나가기로 했다. 그는 “이를 통해 세계선교를 교인들뿐만 아니라 전 마을 주민들과 함께 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영국이라 하면 모든 면에서 선진국으로 사람들의 선망의 국가가 되곤 하는데, 영국 교회와 기독교인의 특징은 무엇일까.

얼마 전 박 목사는 웨스트민스터 국회 주관의 조찬기도회에 참석 해 지역의 국교회 소속 목회자들과 함께 지역구 국회의원인 마르샤 드 코르도바(Marsha De Cordova MP)와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물론 코르도바 의원을 위해 기도해주기도 했지만 대다수의 시간을 코로나19로 인해 증가한 노숙자, 가정 폭력, 정신건강, 트라우마 치료, 야간 범죄, 기후변화, 세계화, 빈곤, 인종차별과 같은 지역 현안에 대한 교회의 요청에 어떻게 정부가 응답하고 있는지 격렬히 논쟁하며 구체적으로 마을 사람들을 돌볼 수 있는 길을 찾고자 했다”며 “즉, 영국 기독교의 특징은 추상적이라기보다 매우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안을 찾는 것을 선호해 목회자가 이러한 사회변화의 최전선에 서 있다”고 밝혔다.

이런 맥락에서 2019년도 스코틀랜드국교회(Church of Scotland) 총회는 40세 이하의 젊은이들이 더 교회에 참여를 하고 새로운 100개 이상의 교회가 설립될 수 있도록 2,500만 파운드를 투자하기로 결의했다. 비용 절감을 위해 총회 조직을 축소하고, 45개 노회는 12개로 축소, 당회는 리더쉽과 전략적 결정을 내리는 기능이 수월해 질 수 있도록 규모를 축소했다. 또 결정권한을 총회에서 지역 교회로 최대한 양도, 총회 상회비 인상을 금지하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스코틀랜드 전역에 걸쳐 기도운동도 전개하고 있다.

박 목사에게 외국에서 사역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조언을 부탁하자, “이미 적지 않은 한국인들이 영국사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영국은 미국과 같은 이민사회가 아니기에 국회나 국교회와 같은 전통적 영역에서는 여전히 영국인 위주이고 외국인에게는 높은 진입 장벽이 있다”며 “그럼에도 하나님께서 지명하여 주시고 이를 위한 전문적인 준비가 된다면 하나님께서 길을 열어주실 것이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이미 누군가가 이룬 것을 따라 하려고 하기보다 그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용기 있게 개척해 나가는 정신을 가진 인물이 이 시대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Be yourself)”고 말했다. 이어 “이런 점에서 평신도에게도 영국선교의 문호를 열어 영국간호선교사의 길을 추천하고 싶다. 현재 영국 국립의료서비스(NHS)로 와서 일을 하면 공무원으로서 좋은 대우를 받을 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사역”이라며 “또한 이외에 한국인들이 중요한 분야에서 영국사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박 목사는 “하나님께서 나를 런던 중심부에 영국인 교회의 담임목사로 세우신 데에는 분명한 이유와 목적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런던과 영연방을 발판으로 세계 기독교화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있다”며 “특별히 교회가 코로나19로 인한 도전적인 상황 속에서 마을 공동체의 중심이자 세계선교의 축이 될 수 있도록 교회 본당을 제외한 교회홀을 런던세계선교센터(London World Mission Centre)로 탈바꿈 하고자 하며, 이번에 미국에서 새로 출간된 ‘공맹이 질문하고 어거스틴이 답하다’ (Confucian Questions to Augustine) 저서의 수익 전액을 여기에 사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근 박 목사가 미국에서 출판한 ‘공/맹자가 질문하고, 어거스틴이 답하다’를 들고 있다. 이는 어거스틴과 공/맹자에 대한 첫 번째 비교연구 작품으로 저서의 수익은 박 목사가 시무하는 교회 내에 새로 지어질 런던세계선교센터(London World Mission Centre) 건립을 위해 사용된다. 박준수 목사 제공

 

 

 

 

가스펠투데이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Array ( [0] => Array ( [0] => band [1] => 네이버밴드 [2] => checked [3] => checked ) [1] => Array ( [0] => talk [1] => 카카오톡 [2] => checked [3] => checked ) [2] => Array ( [0] => facebook [1] => 페이스북 [2] => checked [3] => checked ) [3] => Array ( [0] => story [1] => 카카오스토리 [2] => checked [3] => checked ) [4] => Array ( [0] => twitter [1] => 트위터 [2] => checked [3] => ) [5] => Array ( [0] => google [1] => 구글+ [2] => checked [3] => ) [6] => Array ( [0] => blog [1] => 네이버블로그 [2] => checked [3] => ) [7] => Array ( [0] => pholar [1] => 네이버폴라 [2] => checked [3] => ) [8] => Array ( [0] => pinterest [1] => 핀터레스트 [2] => checked [3] => ) [9] => Array ( [0] => http [1] => URL복사 [2] => checked [3] => )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효제동 298-4 삼우빌딩 402호
  • 대표전화 : 02-742-7447
  • 팩스 : 02-743-744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상현
  • 대표 이메일 : gospeltoday@daum.net
  • 명칭 : 가스펠투데이
  • 제호 : 가스펠투데이
  • 등록번호 : 서울 아 04929
  • 등록일 : 2018-1-11
  • 발행일 : 2018-2-5
  • 발행인 : 채영남
  • 편집인 : 박진석
  • 편집국장 : 류명
  • 가스펠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가스펠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ospeltoday@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