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은 신학자인가? 목회자인가?
바울은 신학자인가? 목회자인가?
  • 황재혁 객원기자
  • 승인 2018.04.18 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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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순례11, 천세종의 『하이브리드 바울』을 걷다

두란노서원에서 월간으로 발행하는 <목회와 신학>이라는 잡지가 있다. 이 <목회와 신학>에는 ‘신학이 있는 목회, 목회를 위한 신학’이란 부제가 달려있다. <목회와 신학>은 한국교회에서 흔히 나타나는 ‘신학이 없는 목회, 목회와 상관없는 신학’을 지양하고, 목회와 신학의 통전성을 지향한다. 그렇다면 목회와 신학의 건강한 조화를 위해서 목회자는 무엇을 먼저 해야할까?

현재 대구 삼덕교회 담임목사로 있는 천세종 박사는 목회와 신학의 건강한 조화를 위하여 사도 바울의 생애를 먼저 살펴보자고 제안한다. 천세종 박사는 그의 책 『하이브리드 바울』에서 사도 바울이 목회와 상관없는 직업 신학자도 아니고, 신학적 사유없이 선교만 하였던 목회자도 아니었다고 주장한다. 그가 보기에 사도 바울은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두 동력원처럼 신학적 사고와 목회적 실천을 겸비한 인물이었다. 그래서 누구라도 사도 바울을 신학자로만 접근하거나, 혹은 목회자로만 접근하는 것은 사도 바울의 일면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이다.

『하이브리드 바울』은 크게 3부로 나눠져 있다. 저자는 1부에서 한국교회에서 나타나는 성경해석과 설교의 문제를 논하고, 2부에서 본격적으로 사도 바울의 생애를 통해 바울이 어떻게 하이브리드적인 속성을 갖추게 되었는지 설명한다. 마지막 3부에서 저자는 바울의 새 창조 본문을 한국교회의 상황에서 새롭게 해석한다.

 

바울은 신학자인가? 목회자인가? 픽사베이 갈무리
바울은 신학자인가? 목회자인가? 픽사베이 갈무리

 

저자는 『하이브리드 바울』에서 사도 바울이 유대문화와 헬라 문화에 정통한 인물이었음을 강조한다. 사도 바울이 유대문화와 헬라 문화에 정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오늘 날 재미교포나 재일교포처럼 그 당시 본토 팔레스타인이 아닌, 헬라 도시에서 성장하였기 때문이다.

 

철저히 헬라적 도시인 다소에서 태어나서 자란 유대인으로 바울은 여러가지 언어와 문화를 익히면서 자연스럽게 하이브리드적 능력을 기를 수 있었다. 하이브리드적 능력이라는 것은 바울이 헬라 문화 속에서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유대문화속에서도 어색함을 경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서로 다른 두 문화를 창조적으로 연결하여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하는 것을 의미한다. -137p.

사도 바울의 하이브리드적 능력은 그가 자라난 환경뿐만 아니라 그의 목회현장에서 극대화되었다. 바울이 쓴 로마서와 갈라디아서 고린도전후서는 조직신학 논문이 아니라, 수신자의 현실적인 필요와 신학적 응답으로 이루어진 상황 서신이었다. 이러한 상황 서신은 바울의 신학적 사유와 목회적 감각이 없었다면 결코 수신자들에게 발송될 수 없었을 것이다.

 

여기서 다시 생각해보아야 하는 중요한 부분은 하나님의 말씀인 신약성경이 작성됨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였던 것은 각 믿음의 공동체들이 처해 있었던 역사적, 정치적, 사회적, 종교적 상황이었으며, 신약성경의 많은 책들이 이런 상황 속에서 생겨난 현실적 필요성들을 충족하거나 적절하게 응답하기 위해서 기록되었다는 것이다. -87p.

 

바울 서신을 읽어보면, 사도 바울에게는 그의 사도권을 인정하지 않는 무리와 그의 신학을 의심하는 대적자들이 적지 않게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바울 서신이 결코 사도 바울의 안락한 목회 환경에서 쓰여진 서신이 아니라는 사실은 한국교회 목회자들에게 적지않은 위로와 도전이 된다. 현재 한국교회의 목회자들이 목회현장에서 맞부딪치는 여러 문제들은 신학적 응답을 필요로 한다. 과학기술의 발달과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과거에 불가능하게 여겨졌던 일들이 이미 일상가운데 스며들고 있다.

21세기에는 21세기에 당면한 문제를 가지고 신학적 응답을 해줄 수 있는 새로운 바울이 필요하다. 이미 죽은 지 2000년 가까이 된 사도 바울이 2018년의 사회문제에 대해 직접적으로 신학적 응답을 해줄 수 없다. 신학적 응답은 지금 살아있는 자들의 몫이다. 목회현장의 여러 문제로 고민이 많은 목회자에게 『하이브리드 바울』의 일독을 권한다. 이 책을 읽으며 목회현장의 문제를 새롭게 재해석하는 참신한 관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인에게 일상의 독서는 그 자체가 기도이며, 구원의 여정이며, 진리를 향한 순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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