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담회에서 경비노동자 최희석 씨 사건 조명
"노동자들을 가족처럼 대하는 문화에 앞장섰으면"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총회(총회장 김태영 목사) 사회봉사부(부장 홍성언 장로)와 사회문제위원회가 23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경비노동자의 현실과 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사회문제 현안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 총회 사회봉사부 임원 및 노회 사회문제위원회 대표들이 참석해 열악한 노동 현실 속에 교회가 실천할 수 있는 대책과 활동에 대해 논의했다.
지난 5월 10일 서울시 강북구에 위치한 아파트의 경비노동자 최희석 씨가 입주민의 폭언과 폭행, 협박에 시달리다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최 씨와 같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교회의 대사회적 행동에 관심을 가져오던 총회는 기독교도시빈민선교협의회 회장 우성구 목사와 민주노총 희망연대노동조합 신희철 국장과 함께 열악한 노동 현실 속 교회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고민했다.
우성구 목사는 지난 5월 10일 최희석 씨의 사망 이후 지역 네트워크가 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진행한 추모식과 진상규명 과정을 설명했다. 조사에 따르면 최희석 씨는 20일 이상 가해자의 폭행과 괴롭힘에 시달려 코뼈가 부러졌고, 모욕적인 언어폭력에 시달렸으며 다른 주민들의 도움으로 진행한 소송에서도 가해자의 쌍방 고소와 합의금을 마련하라는 협박에도 시달렸다고 한다.
우 목사는 “경비노동자와 같은 노동약자를 위한 노동지원종합센터 해당 지역에 없어 그가 의지할 곳이 없었다”고 설명하며 “경비 노동자 캠페인, 조례 제정 등의 네 가지 개선방안을 구청에 제출했고 구청에서 이를 수용했다”고 운동 상황을 밝혔다. 그리고 “기독교 신앙을 가진 교회가 우리 주위의 노동 약자들을 가족으로 여기는 문화를 선도해야 한다”며 “지금 우리 사회의 아파트들은 사랑과 존중하는 문화를 잃어버렸는데 기독교가 교회의 본질을 깊이 생각하고 교회의 역할을 찾아야 한다”고 요청했다. 우 목사에 이어 신희철 국장은 이번 사건 외 여러 사례를 통해 노동자 24%가 부당해고를 경험했다고 답하는 경비노동자들의 현실을 설명했다. 또한 갑, 을, 병으로 내려가는 고용구조 속에서 하소연할 곳 없는 재발방지대책을 조명했다.
간담회에서 사회문제위원회 임원들은 교회, 교인들과 아주 가까운 곳에서 발생하는 경비노동자들의 열악한 현실을 자각하며 이러한 현실 속에서 교회가 실천할 수 있는 방안들을 논의했다. 총회 사회봉사부장 홍성언 장로(산돌교회)는 “교단이 목소리를 내 교회들에게 노동약자들을 위한 메시지를 발송하면 경비노동자들이 위로를 받을 것 같다”며 “경비노동자의 노동환경 문제가 한국 사회의 뜨거운 이슈인 이때 우리 교단이 교단차원에서 노동자에 대한 인식의 문제를 재고하고 각 교회 서신을 보내 아파트 성도들에게 경비노동자들을 가족처럼 대하는 문화에 앞장서는 운동을 실시 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여한 임원들은 간담회 내용을 종합해 사회적 약자에 대한 교인들의 관심을 촉구하는 성명서 발표를 총회에 헌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