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19 연구 프로젝트’
1차 발표회 온·오프라인으로 개최해

코로나19로 인해 한국사회에 크고 작은 변화가 찾아왔다. 마스크와 손소독제가 일상의 생활품이 되었으며, 사람과 사람간의 거리를 두는 것이 자연스러운 상황으로 변화되고 있다. 또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을 더욱 지향하는 분위기는 ‘untact(언택트, 비대면)’란 단어를 유행시켰다.
한국교회 역시 코로나19의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교회 예배당에서 예배하는 성도의 수가 감소했으며, 오프라인 예배와 온라인 예배를 병행하고, 이마저도 어려운 작은 교회들은 생존의 문제에 직면했다.
이에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 지형은 목사, 이하 한목협)와 한국기독교언론포럼(이하 한기언)은 코로나19를 다각도로 분석하고 예측하여 한국교회의 집단 지성이 바른 신학과 신앙의 시각을 넘어 의료와 경제, 사회와 정치, 인문학과 기술 등 포괄적인 방향으로 현재의 과제를 풀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다.
두 단체는 25일 서대문교회(장봉생 목사) 예배당에서 1차 ‘포스트 코로나19 연구 프로젝트 발표회’를 열고, ‘코로나19 이후 문명적 전환과 기독교’란 주제 하에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와 교회의 변화와 한국교회의 역할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통계로 보는 코로나 이후 한국사회와 교회의 변화’란 주제로 발제에 나선 목회데이터연구소 지용근 대표는 “2007년 아이폰이 등장하면서 모바일 미디어 시대가 시작됐고, 포노사피엔스 시대가 시작됐다. 또 한국은 2018년부터 1인 1스마트폰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며 “이로 인해 관계의 대상이 스마트폰으로 대체되면서 ‘언택트’ 문화가 진행되고 있었다. 다만 코로나19가 Tipping point가 되어 급속도로 확산된 것”이라고 언급했다.
‘코로나19 시대의 문화변동과 한국교회의 과제’에 대해 발제한 문화선교연구원 백광훈 원장 역시 포스트 코로나 이후 사회문화의 변화를 ‘뉴노멀(New normal)이라는 새로운 표준’과 ‘디지털화의 가속’, ‘공공적 가치의 강화’를 꼽았다.
백 원장은 “뉴노멀이라는 새로운 환경은 우리가 일하는 방식, 여가를 보내고 일하며 관계 맺는 방식을 바꾸어 놓았다. 뉴노멀 사회는 언택트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언텍트의 주된 목적은 안전이며, 이로 인한 비대면 상황 속에서 온택트(Ontact)가 강화되고 있으며 이는 생활세계의 디지털화를 동반했다”며 “또 안전이 공공적 가치가 됨에 따라 안전을 위협하는 단체는 대중들의 강력한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코로나19 초기 한국교회 현장예배가 그 예”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교회는 코로나 이후 주일예배에 많은 변화를 안겨주었다. 지용근 대표는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주일예배 운영에 대해 비교분석을 통해 온라인예배가 코로나 이전에 비해 급증했음을 밝혔다.
그는 “코로나19 이전 주일 예배 온라인 운영에 대해 ‘현장예배와 실시간 온라인예배를 동시에 진행한 교회’의 비율은 6.3%에 불과했고, ‘온라인을 아예 활용하지 않는 교회’는 72.7%에 이르렀다. ‘온라인 중계 없이 예배 후 설교 영상만 온라인으로 제공한 교회’는 21%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하지만 현재 주일 예배 온라인 운영에 대해 ‘현장예배와 실시간 온라인예배를 동시에 진행한 교회’ 비율은 25.4%로 4배가량 증가했으며, ‘온라인 중계 없이 예배 후 설교 영상만 온라인으로 제공한 교회’는 13.9%로, ‘온라인을 아예 활용하지 않는 교회’는 60.6%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 대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국교회가 다시 온라인 생중계 없이 예배를 진행할 계획임을 언급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일 예배 온라인 운영 계획에 대해 18.5%만이 현장예배와 실시간 온라인예배를 동시에 진행하겠다고 밝혔으며, 22.7%가 실시간 온라인예배를 중계하지 않고 예배 후 설교 영상만 온라인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며 “이는 실시간 온라인예배를 중단하면 성도들이 절로 예배당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파생된 결과”라고 판단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이재열 교수는 ‘변화에 매우 둔감한 한국교회’라고 명시했다. ‘초연결 언택트 사회의 명암’이란 주제로 발제한 이 교수는 “세상은 빠르게 언택트 사회를 뉴노멀로 간주하기 시작했고, 한국교회 안팎의 경계는 급속히 사라지고 있다”며 “교회에 가지 않는다고 신앙이 없어지는 것도 아닌데 회중 예배가 없어서 신앙이 없어지는 것을 걱정한다면 그 신앙은 과연 무엇인지 진지한 되물음의 대상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이어 교회가 회중예배에 매달리는 이유에 대해 △더 많은 참여를 촉진할 공동의 플랫폼 생성보다는 개교회의 노력이 중요하고 △연결과 연계보다는 독자적 노선이 주를 이루며 △‘닫혀 있는 위계화된 교회’ 모델에 여전히 안주하고 △주일과 평일, 교회 안과 교회 밖을 나누다보니 일상은 없고 영적 구원만 지향하며 신학과 과학을 무시하는 반지성주의적 풍토가 강력하며 △성장주의적 유산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꼽았다.
그는 “‘닫힌 위계적 교회’의 시대는 가고 ‘열린 연결망으로서의 교회’가 오고 있다. 이에 개인을 지배하는 교회의 영향력은 줄어든다”며 “반면 온라인 영향력이 커진 교회와 목회자로서의 쏠림 현상이나 공감과 참여가 끌어내는 메시지의 사회적 영향력은 점점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이 교수는 “일상의 제자리 찾기도 중요해질 것이다. 가정이 얼마나 교회의 기능을 담아내는지, 직장과 일터가 얼마나 그리스도인의 자세를 모범으로 하여 영향력을 미치는 선교의 장이 될 것인가가 훨씬 중요해질 것”이라며 “교회와 일상을 가르는 경계를 무너뜨려야 한다”고 마무리지었다.

이날 발표회는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공동총무 이세령 목사와 한국교회언론협동조합 박진석 목사, ‘코로나19와 세계: 변호의 갈림길들’이란 제목으로 기조발제한 숭실대학교 철학과 김선욱 교수, 지용근 대표, 백광훈 원장, 이재열 교수가 참석한 지정토론으로 마무리됐다.
한편 발표회에 앞서 영상으로 개회사를 전한 지형은 목사는 “이번 코로나19 연구 프로젝트는 요한복음 17장에 기록된 교회와 다양한 그리스도인 공동체에 대한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따른 것이다. 교회는 주님께서 세상으로 파송하진 존재며 세상 안에서 사람들과 더불어 살며 세상을 거룩하게 하는 사명을 가진 공동체”라며 “코로나19에 관한 기독교의 관심과 성찰은 자연스럽고 마땅한 일이다. 건강한 이성의 행동으로서의 관심과 성찰은 희망의 전망과 용기 있는 삶의 헌신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목협과 한기언의 ‘포스트 코로나19 연구프로젝트’ 2차 발표회는 오는 8월 27일 진행될 예정이며, 연구 주제는 ‘코로나19, 한국교회의 사회 참여’에 대해 논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