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교회?, 본질?, 돌아감?
[사설]교회?, 본질?, 돌아감?
  • 가스펠투데이
  • 승인 2020.06.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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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가장 많이 듣는 말 중에 ‘교회가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그런데 이 말이 사용될 때마다 두 가지 현상을 발견한다. 하나는 이 말을 하는 사람들끼리의 논쟁 혹은 다름이다. 동일한 주장을 하고 있는데 다 듣고 나면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한 것 같이 느껴진다. 두 번째는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다. 이런 외침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교회가 본질로부터 떠나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셈이다. 그러나 동시에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이 대개는 자신도 포함된다고 전제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겸손인 듯하고, 본질로 돌아가지 않아도 되는 사람인 것 같으니, 그런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는 교회가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할 필요가 별로 없는 것 같기도 하다. 교회가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수만큼만 교회가 본질을 제대로 유지하면 한국 교회는 건강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이렇게 우스꽝스러운 생각을 해 본다.

왜 이런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일까? ‘교회가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라는 이 짧은 외침에는 엄청난 개념의 단어가 셋이나 존재한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 첫 번째는 교회이고 두 번째는 본질이고 세 번째는 돌아감이다. 이 개념 자체가 광범위해서 서로에게 개념에 대한 동의가 없으면 사실은 같은 주제를 가지고 논의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먼저 교회가 그렇다. ‘교회가’라고 말할 때 그 교회에 대한 이해가 다르면 사실은 논의 자체가 불가능하다. 2천 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교회이다. 교회가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할 때 그 주장하는 사람에게 교회는 어떤 상으로 그려져 있을까? 따라서 교회가 본질로 돌아가 한다고 할 때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에만 집중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된다. 먼저 교회를 이야기해야 한다. 교회의 개혁을 이야기할 때 전제된 교회 개념에 대한 치열한 토론 없이 개혁 논의는 무의미하다.

본질 또한 마찬가지이다. 가장 황당한 것은 본질을 이야기할 때 어떤 경우는 그 본질이 돌아가야 하지 말아야 본질인 경우를 만났을 때이다. 교회가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는 주제를 가지고 토론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는데 토론자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가만히 들으니 토론자가 전제한 본질을 다른 토론자는 잘못된 것으로 주장하고 있었다.

돌아간다는 것 또한 마찬가지이다. 돌아가야 한다는 개념 자체가 과거 회귀적이다. 그렇다면 돌아간다는 주장이 가능해지려면 과거의 어느 시점의 어느 교회의 모습이 전제되어 있을 것이다. 여기서 질문이 생긴다. 교회가 돌아가야 한다면 과거의 어느 교회가 성경이 말씀하고 있는 바 가장 이상적인 교회일까? 또 과거의 어느 시대의 교회의 모습이, 그것이 그 시대에 이상적인 교회의 모습이라 할지라도, 지금도, 여전히, 이 시대에도 이상적일 수 있을까?

이제는 토론과 주장이 달아져야 한다. 이제는 운동 차원의 토론, 실천 강령 차원의 토론,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느 교회의 바람직한 모습들을 닮자는 차원의 토론을 넘어설 필요가 있다.

오늘 이 시대에 존재하는 교회의 모습부터 분석해야 한다. 데이터 작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모두 교회가 달라져야 한다고 외치는 시대에 그 외침에 해당하는 교회는 어느 교회를 말하고 있는가? 가끔 두려운 생각이 든다. 외침이 너무 많다. 너무 많으니 외치지 않는 사람들이 오히려 적은 이상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넘겨짚고 상상하는 분석이 아니라 과학적이고 치밀하고도 영성을 담은 분석이 무엇보다도 선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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