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어 시편산책] 밤과 같은 고난에도 북에는 그루터기 신앙인들이 남아있다
[조선어 시편산책] 밤과 같은 고난에도 북에는 그루터기 신앙인들이 남아있다
  • 황재혁 기자
  • 승인 2020.06.26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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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119편 55-56절

“여호와여, 밤에도 당신의 이름을 잊지 않고 당신의 법을 지키리이다. 당신의 계명을 지키는 것 이것이 나에게는 전부입니다.” (시편 119편 55-56절, 조선어성경)

지난 5월에 박영사에서 ‘그루터기, 북한종교인 가족의 삶과 신앙의 궤적을 찾아서’라는 책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김병로 교수와 아세아연합신학대 윤현기 교수 등이 함께 집필한 책으로서, 제목 그대로 분단이후에 이북에 남은 믿음의 가정들이 지난 70년의 세월 동안 어떻게 되었는지에 관한 내용이 담겨있다. 책의 서문에서 김 교수는 이 책이 ‘그루터기 프로젝트’에서 시작된 책인데, ‘그루터기 프로젝트’는 공산장권이 들어선 이후 그 많던 북한의 종교인과 기독교인은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연구였다고 한다. 익히 알다시피 북한에는 종교의 자유가 없고, 서로에 대한 감시 시스템이 갖추어졌기에, 개인이 기독교를 믿고 전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 그런 암담한 현실은 믿음의 가정에서 자라난 사람들도 결코 예외는 아니었을 것이다. 앞이 보이지 않는 깜깜한 밤과 같은 북한의 현실 속에서 과연 북한에서 신앙의 전수가 이루어질 수 있었을까? 과연 그곳에도 아직 뿌리가 살아있는 그루터기가 남아있을까?

시편 119편 55절과 56절을 보면 시인은 인생의 밤을 지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도 시인이 하나님을 향한 마음을 꺾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기억하고 지키기 때문이다. “여호와여, 밤에도 당신의 이름을 잊지 않고 당신의 법을 지키리이다. 당신의 계명을 지키는 것 이것이 나에게는 전부입니다.” 하나님의 이름을 잊지 않고 하나님의 법을 지키는 것, 그것이 시인의 전재산이며, 가진 모든 것이라 시인은 고백한다. 비록 그가 하나님 때문에 가진 전부를 상실해도 말이다.

이러한 시인의 고백은 참으로 북한에 남아있는 믿음의 그루터기가 했을 법한 신앙고백이다. ‘그루터기’의 49쪽에 보면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 때문에 모든 것을 잃은 신앙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어머니 외가 쪽의 신분은 꽤 괜찮은 편이었다. 외할아버지께서 잡히기 전까지만 해도 집안은 부유했으며, 증조할아버지도 의사셨고, 어머니는 사범대학 출신에 외삼촌들은 법대 출신의 잘나가는 집안이었다. 그러나 예수를 믿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모든 것을 잃고 추방되었다.” 남한에서는 예수를 믿음으로 그 가문이 망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지만, 북한에서는 예수를 믿음으로 가정이 해체되고 사라지는 비극이 많이 발생했다. 그래서 북한에는 믿음의 부모 역시 자녀에게 신앙에 대해 드러내놓고 이야기하지 못했다고 한다. 혹시 자녀가 잘못될 수도 있을까하는 두려움에서 말이다. 그러나 그 자녀는 아무 것도 모르지만,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 자신의 부모가 몰래 예수를 믿었다는 것을 알고, 자신 역시도 그 믿음의 길을 걷기도 했다. 이렇게 밤과 같은 고난에도 북에는 그루터기 신앙인들이 남아있다. 비록 그들 중의 일부는 추방당하고, 탈북하고, 죽어 지금 우리의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때에 북한의 그루터기를 통해 새로운 일을 행하시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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