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종에게 하신 말씀 잊지 마소서. 나의 희망은 그 말씀에 있사옵니다. 비참할 때 내가 받는 위로는 내 생명 살리시는 당신의 약속” (시편 119편 49-50절, 조선어성경)
남북관계가 심상치 않다. 이미 2018년 펑창동계올림픽의 한반도 평화분위기는 지나갔고, 앞으로의 남북관계는 2018년 이전으로 회귀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인다. 북측에서는 6월 9일 정오를 기준으로 남북한 간 통신연락선을 완전히 차단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과연 북측의 발표대로 남북을 연결하는 통신연락선이 완전히 폐지될지는 더 지켜봐야하겠지만, 연일 북측에서 남측을 비난하며 공세를 강화하는 것은 현 남북관계가 얼마나 위태로운 상황인가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렇게 남북관계가 좋아지는 것처럼 보이다가도 갑자기 악화되는 것을 보면, 남한과 북한의 적대감이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이 된 지금까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여실히 느끼게 된다. 남북관계에서 선한 것을 기대하는 것이 이토록 어려운 일인가?
시편 119편의 시인은 인생에서 여러 어려움을 맞아 하나님께 줄곧 호소한다. 그가 인생의 어려움에서 발견한 하나의 진리는 오직 하나님의 말씀에 그의 희망이 있다는 사실이다. 시편 119편 49절에서 50절까지를 조선어 성경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당신의 종에게 하신 말씀 잊지 마소서. 나의 희망은 그 말씀에 있사옵니다. 비참할 때 내가 받는 위로는 내 생명 살리시는 당신의 약속.” 시편 119편 49절을 히브리어로 살펴보면 <제코르 따바르 아베데카>이다. 여기서 <제코르>는 히브리어 <자카르>의 명령형으로 사용되었는데 시인은 이 명령형을 통해 하나님의 기억을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다. 시인은 하나님의 기억이 구원의 시작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출애굽기 2장 24절을 살펴보면,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에서 고된 노역으로 힘들어 부르짖을 때, 하나님이 그 부르짖음을 들으시고, 그들의 조상에게 말씀했던 그 약속을 기억하시고, 모세를 통해 출애굽을 시작하셨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구약에서는 하나님의 말씀만이 그리고 하나님의 기억만이 고통과 질고의 역사에서 새로운 희망을 만드는 원동력으로 묘사된다.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는 이 한반도를 향한 하나님의 구원을 갈망하며 하나님께 더 기도해야 할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만이 급속도로 냉각된 한반도를 다시 변화시킬 생명의 바람이며, 하나님의 기억만이 자유를 상실한 이를 자유와 평화의 예배자로 만드는 진정한 복음이기 때문이다. 심상치 않은 작금의 남북관계를 돌아보며 인간의 무능함과 하나님의 전능함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