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청소년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따뜻하고 안전한 식사 제공
현대인들의 일상은 바쁘게 돌아간다. 바쁜 일상 속에서 인스턴트 식품은 넘쳐난다. 하지만 인스턴트 식사가 아닌 따뜻하고 건강한 밥상을 꿈꾸며 나아가 청소년의 삶을 변화시키고자 노력하는 협동도합이 있다. 바로 광명슬로비 구름산협동조합(대표 염란, 이하 슬로비)이다.
‘천천히 그러나 훌륭하게 일하는 사람(slower but better working people)’이라는 뜻인 슬로비는 남은 여생을 땀 흘려 노동하며 청소년과 지역사회 섬기자는 7명의 엄마가 모여 2015년 4월 경기도 광명시에서 설립됐다.
윤명숙 사무국장은 청소년들에게 따뜻한 식사를 제공하게 된 이유에 대해 보호관찰을 받던 청소년 아이들을 섬기는 봉사활동이 계기가 됐다고 고백했다. 윤 사무국장은 “어린 시절 우리는 식사 때가 되면 알아서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어머니의 따뜻한 식사가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호관찰을 받는 아이들의 집을 방문해 보니 이러한 부분이 결핍되어 있었다. 따뜻하고 건강한 밥상이 아이들을 가정으로, 지역사회로 돌아오게 하지 않을까라는 바람으로 슬로비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2평 남짓한 식당에서 도시락 사업으로 시작한 슬로비는 현재 마을밥집달팽이카페와 광명 17개 학교에서 돌봄교실 급식을 제공하고 있다. 마을밥집달팽이카페는 평소에는 브런치가 가능한 일반카페로 운영되다 저녁에는 청소년을 위한 밥집으로 변신한다. 주말을 제외하고 오후5시부터 오후7시까지 이용 가능하며 청소년이라면 2,000원으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학교에서 어떤 모습이든 가정에서 어떤 모습이든 상관하지 않는다. 청소년이라면 누구든지 따뜻하고 건강한 밥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마을밥집달팽이카페와 돌봄교실에 제공되는 밥상에는 슬로비의 지역 텃밭인 ‘달팽이농장’에서 생태순환농법으로 키운 채소와 지역장터의 식재료를 이용한다. 대형마트를 이용하면 가격도 저렴하고 간편하지만, 직접 키운 채소와 지역에서 수확한 농작물이 안전하고 지역농민들과 함께 상생할 수 있어서다.
또한 슬로비는 유·초·중·고등학교 대상으로 전통요리 수업과 식품 안전교실, 다문화 가정과 1인 남성 가구를 위한 무료 요리교실을 진행한다. 아동·청소년들이 직접 요리해봄으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으며, 자연스럽게 건강한 밥상의 중요성에 대해 알아간다. 한국 전통 음식문화가 낯선 다문화 가정 자녀들에게는 전통음식을 접할 소중한 기회가 된다.
슬로비의 앞으로 운영방향에 대한 질문에 ‘건강한 재정’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윤 사무국장은 “협동조합을 운영하는데 있어 재정의 자립은 중요한 요소”라며 “재정의 자립없이 지역사회를 향한 지속가능한 기여활동이 진행될 수 없다. 또한 장기적 계획 없이 이뤄지는 보조금 역시 협동조합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며 재정의 자립에 대해 중점을 두고 운영해 나갈 것을 강조했다.
슬로비는 청소년들과 지역주민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 하루도 건강한 밥상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