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세대 목회모델] 박순환 목사, 이갑순 사모(WBM선교회), “성경통독이 선교가 되다”
[미래세대 목회모델] 박순환 목사, 이갑순 사모(WBM선교회), “성경통독이 선교가 되다”
  • 정성경 기자
  • 승인 2020.05.28 15:3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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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주어와 동사를 주님께 맡긴 채 사역 중인 박순환 목사와 이갑숙 사모. 정성경 기자.

 

중국 선교지에서 시작된

성경 통독으로 삶의 변화

세계 곳곳에서 성경 통독

“지금 잘하고 계신 주님,

삶의 주어, 동사를 주님께”

WBM선교회는 WORLD BENEDICTION MISSION (세계 축도 선교)의 약자로 말씀통독을 통하여 세계를 축도하는 초교파 선교 단체이다. 세계 각국에서 성경 통독 사역과 주기도문 기도 운동을 중심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고 있다. 26년이나 된 선교회임에도 불구하고 언론에 등장한 적 없는 WBM선교회, 박순환 목사와 이갑순 사모를 만나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먼저 선교회를 설명하는 소개가 없다. 박 목사는 “우리는 계획이나 프로그램 비전이 따로 없다. 성경을 읽는다. 그러면 주님이 다 하신다”고 말했다.

1993년 박 목사가 조선족들 중, 청소년을 위한 지도자 양성을 위해 중국에 갔다. 당시는 공안들도 있고 긴장감이 있던 때였다. 예상 못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 상황이라 사역에 변화를 줘야 되는 때이기도 했다. 조선족들 선교를 위해 진행하는 교회 집회나 지도자 양성 과정도 공안들에게 노출되는 거라 조심스러웠다. 그러나 1년이 지나고 보니 하고 있던 사역들이 부서지고 무너지는 상황이었다.

“앞으로 어떻게 할지 고민하는 즈음에 앉아서 성경 읽는 현상이 일어났다. 성경을 읽으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는데 그때 모인 청소년들이 전혀 교회에 안다니던 친구들이라 무엇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 몰라 다음에 다시 올 때까지 로마서와 히브리서까지, 바울서신으로 해서 30독을 하라고 했다.”

그런데 몇 달 뒤 박 목사가 도착했을 때 그 친구들은 이미 70독을 마친 상태였다. 그래서 박 목사는 목표 설정으로 300독을 하면 뭔가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일단 성경통독을 시작하기로 했다. 

300독을 막 시작하는데, 탈북자들이 박 목사에게 왔다. 조선족 교회에서 보내준 것이다. 그래서 탈북자들도 같이 300독을 함께하기 시작했다.

“읽다보니 궁금한 게 생기니까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사역을 위해 준비해 간 내용도 아니지만 같이 앉아서 읽다보니 나도 같이 정리됐다. 그래서 같이 나누다보니 교제가 되고 서로 나누면서 또 정리됐다. 그랬더니 당장 이 친구들이 변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 그 전에는 긴장하고, 불안하고, 서로 비판하고 날카롭던 친구들이 얼굴이 환하게 펴지면서 변화되기 시작했다.”

박 목사는 성경을 읽고 나서 무엇을 해야할지 방향을 잡으려고 했지만 당장 눈앞에서 변하는 이들을 보면서 몇 달 동안 성경을 읽기만 했다. 누구도 왜 또 읽냐고, 언제까지 읽냐고 따지는 이들이 없었다. 그렇게 읽다보니 6개월이라는 시간이 훌쩍 흘렀다.

눈만 뜨면 밥 먹고 성경을 읽었다.

박 목사는 “성경 읽는 것은 기본이고 선교라는 것은 계획적으로 추진하는 게 있었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성경만 읽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함께 있던 조선족과 탈북자들이 변하고 있었다. 누군가 새로 오면 “이 애는 바울서신 천독 하는 애”라고 소개할 정도로 이미 성경통독에 빠져있었다. 그러자 이들에게서 놀라운 고백이 나왔다. “할렐루야”를 외치게 된 것이다.

“생명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읽는 성경, 거기서 만나는 말씀에서 하나님의 은혜가 있었다. 초대교회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신앙생활을 했지만 지금 우리의 상황은 그렇지 않지 않나. 그런데 그곳에서 성경을 함께 읽었던 이들은 다들 목숨 걸고 하는 거였다. 신고하거나 공안에 걸리면 압송되는 그런 상황이라 우리의 계획이 필요 없었다.”

함께 모인 이들은 성경을 읽고, 누군가 신고하거나 공안이 찾아오면 흩어졌다. 그러면 흩어진 자리에서 또 다시 성경을 읽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중국어를 잘하는 선교사가 함께 있었던 것도 아니고, 불연 중에 흩어졌다가도 조선족을 만나게 되면 도망간 탈북자들이 자신이 있는 곳에서 성경을 읽고 있다고 전해왔다.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확대되는 일들이 발생했다. 도망가는 것이 선교전략이 되버렸다. 그렇게 흩어진 곳에서 성경을 읽고, 읽는 이들끼리 모이게 되고. 어디로 갈까, 무엇을 할까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그들이 할 줄 아는 거라고는 오직 성경읽기였다. 다시 성경을 읽기 시작한 이들은 한국선교사를 만나 성경에 대해 묻고, 스스로 깨우쳐가기 시작했다. 애초에 동북쪽에서 선교를 하고자 했던 박 목사의 계획과 달리 서북, 남쪽, 동쪽 사방에서 사람들이 흩어지면서 성경읽기가 퍼져갔다. 누가 어디서, 몇 명이나 성경을 읽고 있는지 파악도 되지 않았다.

“사람들이 우리에게 묻는다. 어떻게 선교를 하고 있냐고. 그런데 앞서 말한 그대로다. 뭐라고 설명할 수도 없다. 우리가 어떻게 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선교가 되어지고 있었다. 하나님이 다 하셨다고 한다. 그러면 ‘하나님이 다 하신 것은 아는데, 그래서 어떻게’라고 다시 묻는다. 정말 할 말이 없다. 우리가 의도적으로 한 게 없다.”

 2019년 9월, 키르키즈스탄 비슈케크에서. 출처 WBM 선교회 페이스북

같이 성경 읽던 이들은 세계 곳곳에서 성경통독을 하며 선교지를 부흥시키고 있다. 흔히 사람들이 생각하는 수적인 부흥, 눈에 보이는 부흥이 아니다. 심령의 부흥이자 삶이 변화되어 전적으로 하나님께 맡기는 삶으로의 부흥이 진행되는 것이다.

“2000년부터 세계적으로 나가는 현상이 일어났다. 영어도 통독을 해야되지 않냐는 말이 나왔다. 사람들하고 대화를 하다보니 내가 중국 선교, 조선족 선교, 탈북자 사역에 갇혀있는 것 같아 보였다. 복음은 세계를 위한 것인데, 왜 나는 중국선교에서 빠져 있나 생각이 들었다. 복음으로 사는 것이 선굔데, 사람들이 중국어 공부하려고 중국 선교에 간다고 하더라. 선교지에 가면 그곳에서 언어를 배우려고 하는 이들이 많은데 나는 그런 것에는 관심이 없었다.”

박 목사가 56살이 되던 해, 영어 성경을 손에 쥐었다. 그리고 영어 성경 읽기를 시작했다.

“바울서신을 우리말로 많이 읽다보니 어느 날 영어로 읽는데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게 가까워지는 것 같았다. 연구해서 알아내는 게 아니라 많이 읽으면서 깨달아진다.”

그래서 뉴질랜드에서 남섬, 북섬, 호주에서 성경읽기를 하기로 정했다.

“우리에겐 계획이 없었다. 회비가 어떻고, 숙식이 어떻다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숙식무료라고 했는데도 사람들이 겁나서 못가더라. 그렇게 7명이 함께 갔다.”

그곳에서 9개월을 머물렀다.

“영어로 읽다보니 의역이 아닌 직접적으로 깨닫게 되는 힘이 있었다. 영어 성경은 우리의 존재와 행위의 기준을 잡아준다. 명백하게 우리에게 말하고 있는 것들이 있다. 초점도 더 확실하고, 주님께 합당하게 주님 값으로 살라는 메시지가 강력했다.”

그렇게 또 새롭게 시작된 성경 통독의 역사는 박순환 목사를 비롯한 선교사들을 태국, 이스라엘, 인도네시아, 러시아, 우간다, 미국, 키르키즈스탄 등 세계 곳곳에서 새로운 곳으로 안내했다.

지난 1월 아이티에서. 출처 WBM선교회 제공

“선교를 한다고 하면 부차적인 선교 프로그램이나 계획들이 붙는다. 우리는 그냥 성경을 읽는다. 성경을 읽으면 삶이 살아나고 변화된다. 우리 삶의 주어와 동사를 주님께 드리면 된다. 잘하고 계신 주님을 믿는다면 더 잘할게 없다.”

박순환 목사와 이갑순 사모에겐 3명의 자녀가 있다. 특이하게도 그들은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중‧고등학교는 검정고시를 치뤘다. 그럼에도 3명 다 총신대를 졸업하고 교수로, 목사로, 사모로 사역 중이다. 이 사모는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중‧고등학교를 못갔지만 우리 삶의 주어와 동사를 주님께 드리는 신앙을 본 자녀들도 ‘지금 잘해주시는 주님’을 함께 신뢰하고 나갔기에 가능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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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안식 2020-05-30 15:12:39
하나님의 역사하심이 놀랍습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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