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향린교회, 방해속에 천막 기도처소 마련
강남향린교회, 방해속에 천막 기도처소 마련
  • 정성경 기자
  • 승인 2018.04.12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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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 없는 강제집행으로 예배당을 뺏긴 강남향린교회
CCTV 감시와 용역들의 훼방 속에 기도 처소 마련

강남향린교회(이병일 목사) 성도들은 지난 11일 저녁 7시가 되자 예배당 앞에 모였다. 강제집행 규탄기도회를 드리는 20여명 성도들의 예배처소는 길바닥이었다.

지난 12일 저녁 7시 30분, 강남향린교회 기도회는 길바닥에서 진행되었다.
지난 11일 저녁 7시 30분, 강남향린교회 기도회는 길바닥에서 진행되었다. 정성경 기자

서울동부지법 집행과는 지난달 30일 오전 9시쯤 사전 통지 없이 이 교회에 대한 강제명도 집행을 단행했다. 부활절을 이틀 앞둔 성금요일, 재개발조합 쪽 용역들이 교회 집기를 들어내고 철제 가림막을 쳐 성도들의 교회 진입을 막았다.

이날의 기도회는 강제명도 집행 이후 처음 갖는 성도들의 기도회였다. 성도들은 예배당을 바라보며 기도회를 진행했다.

주계수 집사의 인도로 기도회가 드려지는 동안 성도들 옆으로 차와 오토바이가 지나갔다. 김수산나 목사는 '하느님이 보내셨다'라는 제목으로 날 때부터 눈먼 사람이 예수님을 만나 실로암에서 눈을 뜬 말씀을 전했다.

“우리는 왜 이 차가운 길바닥에서 예배를 드립니까? 그동안 우리가 약한 자를 위해 적당히 연대하고 적당히 도왔기 때문입니다. 이곳이 바로 우리가 어둠에서 눈을 떠야 되는 실로암입니다.”

한 쪽에서는 용역으로 보이는 청년들 4~5명이 지켜보고 있었다.

촛불에 의지해 기도회를 드린 성도들은 쌀쌀한 날씨에도 서로를 격려했다. 저녁 7시 30분에 시작된 강제집행규탄 기도회를 마친 후, 성도들은 기도처소를 위해 천막을 설치했다. 그때 근처에서 기도회를 지켜보던 청년들 중 한 명이 난입해 천막을 뺏고 몸싸움을 벌였다. 다른 한명은 성도들 바로 앞에 차를 세워놓고 클락션을 울리며 소리를 질렀다. 경찰이 오기 전까지 아수라장이었다.

기도 처소를 위해 천막을 치자 청년들이 난입해 훼방을 놓았다.
지난 11일 저녁 강남향린교회 성도들이 기도 처소를 마련하기 위해 천막을 치자 용역으로 보이는 청년들이 난입해 훼방을 놓고 있다. 정성경 기자

이 광경을 지켜보던 이병일 목사는 "무슨 일이 있어도 폭력은 안된다"며 성도들을 단속했다.

경찰이 출동한 후에야 기도 처소는 완성될 수 있었다.

강남향린교회는 이날 마련된 기도 처소에서 예고 없는 강제집행에 대해 서울동부지법의 공식사과와 예배당의 원상복구가 이뤄질 때까지 규탄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경찰 출동 후 완성 된 기도처소. @강남향린교회
경찰 출동 후 완성 된 기도처소. @강남향린교회

아래는 이 날 기도회에서 드려진 심상석 장로의 기도문이다.

“우리는 오늘 자유와 진리를 찾아 여기에 왔습니다.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끝을 보겠습니다.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물러설 데가 없습니다. 뒤돌아서 설 데가 없습니다. 갈 데가 없습니다. 타협의 여지는 없습니다. 저러다 말겠지. 얼마나 가겠어. 저들이 갖고 있는 개념은 뻔합니다. 교회가 뭔지를 보여주겠습니다. 알도록 보여주겠습니다. 교회의 존엄을 훼손했습니다. 기독교를 짓밟았습니다. 손때 묻은 성경책 찬송가 십자가 세어보면 백가지도 넘을 성물을 쓰레기처럼 짓밟았습니다.

교우들과 만날 때 마다 한 장 한 장 찍어 추억이 그리울 때 꺼내서 돌려보던 사진들은 어디에 버려졌습니까. 매 주 예배를 준비하면서 사용했던 도구들 밥을 나눠 먹던 그릇들, 교회 역사가 담긴 수 만 수 천장의 종이들 문서들 서류들, 모여서 노래할 때 보던 악보들을 어디에 버렸습니까. 교회의 구석 구석이 아까와 손으로 쓰다듬고 이별을 아쉬워할 귀하고 소중한 시간들이 날라갔습니다. 하나님이시여 이 집에서 돌아설 수 없습니다.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우리들이 벽돌 한 장 한 장 직접 쌓아 지은 집은 아니지만 교회당을 마련하면서 흘린 땀과 간절했던 기도가 아까와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거미들이 들어와 집을 짓고 살아도 같이 살자며 그 집을 지우지 않았습니다. 그 만큼 집이 아쉬웠습니다. 모든 것들을 원래의 모습대로 원래의 자리에 되돌려놔야 합니다.

이 사람들이, 이 자들이 얼마나 어마어마한 일을 저질렀는지를 모릅니다. 이 사람들이, 이 자들이 뭘 건드렸는지를 모릅니다. 입 닫고 가만히 있는다고 될 일이 아니네 이 사람들아.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지금까지는 좋은 말로 했습니다. 지금부터는 말로만 하지않겠습니다.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갑자기 당한 일이라 허둥대기도 했지만 지금 부터는 다를 것입니다. 함께 하실 줄 믿고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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