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무엇을 허물고 무엇을 세우나
코로나19, 무엇을 허물고 무엇을 세우나
  • 정성경 기자
  • 승인 2020.05.25 13: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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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 특별강좌 열어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코로나19 관련 특별강좌가 열렸다. 발제를 맡은 왼쪽부터 명승인 목사, 홍순원 목사, 정병길 목사, 강성영 목사. 정성경 기자 

무한성장주의 탈피하고

복음적 원칙 선언해야

생태적 거리두기 실천과

담아주는 목회, 교회 필요

교계에서 코로나19로 인해 변화된 신앙생활을 들여다보는 작업이 한창이다.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이하 한신대)에서는 특별 강좌 ‘코로나19, 무엇을 허물고 무엇을 세우나’가 지난 21일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컨벤션홀에서 열렸다.

전국에서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 목회자와 한신대 신학대학원 학생 60여명이 참석한 이번 특별강좌에 앞서 먼저, 한신대 신학대원장 김주한 목사의 인도로 예배를 드렸다. 설교에 한신대학교 명예교수 김경재 목사는 ‘만물(萬物)동체(同體)와 생태적 적합소(ecological niche)’라는 제목으로 “본받지 말아야 할, 회개하고 허물어버려야 할, 우리 시대의 구체적 핵심 문제”를 지적했다.

김 목사는 그 예로 “자본주의적 세계관과 신자유주의 경제사회철학은 철폐되거나 대폭 변형되어야 한다”며 “이 일을 위해 현실적 사회구조와 기득권 세력의 집요한 집착, 수정이나 해체 과정에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민들과 기독교인들도 ‘마음을 새롭게 하여’, ‘변화되어야 할’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했다. 또한 그는 “교회의 미래로 그동안 한국 교회가 집중했던 ‘무한성장 선교신학’은 청산되어야 하며, 1970년대 전후시대 사고방식의 고착에서 벗어나 변화되어야 하고, 설교는 하나님의 마음에서 복음적 원칙을 선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신대 기독교윤리학 강성영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문명과 사회의 생태적 전환과 삶의 변화’라는 제목의 강연을 진행했다. 강 교수는 코로나19가 초래한 일상의 변화와 불확실성에 대해,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는 문명에 대해, 그리고 비대면의 역설인 초연결 사회 속의 ‘거리두기’로 드러난 사회 모습과 이 시대의 윤리로 가까움과 멂 사이에 놓인 ‘생태적 거리두기’에 대해 설명했다.

강 교수는 코로나19가 남긴 공론장의 의제들로 △정부의 그린뉴딜(Green New Deal)을 혁신경제의 정책의제로 삼아야 한다는 것 △재난 하에 일어나는 불평들의 비극을 완화하기 위해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고, 공공서비스를 확대하고, 경제약자에 대한 적극적인 재정지원 대책과 고용보험의 전 국민 확대, 무이자 대출과 직업재교육 확대 등 재난 긴급처방을 신속하게 실행 하는 것 △팬데믹 공포와 불안으로부터 초래된 집단적 포비아와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긍정적 집단 면역’의 방법을 찾아내고 실천해야 하며, 대중이 겪는 우울증(코로나 블루)의 심리 치료와 확진환자와 소수자를 포용하고 정서적으로 연대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야 할 것 △개인정보보호와 공공의 안전간의 균형을 찾아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코로나19는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고 상호의존적인 관계임을 일깨워 주었다”며 “인간과 자연의 거리가 지나치게 좁혀졌을 때 비극이 시작되기에 ‘가까움과 멂 사이’는 인간이 타자를 대할 때 반드시 기억하고 지켜야 할 한계선”이라고 했다. 이어 실천적 사안으로 ‘생태적 거리두기’를 당부했다.

칠량교회 담임 목사이자 정신분석전문가인 정병길 목사는 ‘세계 영혼의 치유, 다시 생명의 대면 관계로’라는 제목으로 강의했다. 정 목사는 “코로나19가 불안한 인간, 불안한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며 “이러한 시대에 ‘담아주기로서의 교회와 목회’가 필요하다”고 했다. 현대정신분석학의 대표적인 학자 비온(Wilfred Bion)은 인간이 건강한 한 사람으로 성장하는 근거로 ‘담는것↔담기는 것’의 과정을 설명했다. 비온의 “정상적인 유아는 감당할 수 없는 정서를 투사할 수 있는 ‘담는 것’으로서의 엄마가 필요하다”는 말을 빌려 정 목사는 “교회에 주는 나쁜 감정을 교회 안에 담아줘서 수정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회는 세상이 충분히 오랫동안 그 품에 머물게 하는 능력을 키워서, 세상의 그 나쁜 부분들이 교회 안에 담겨져서 스스로 변형이 일어나기를 기다리는 엄마가 되어야 한다”며 “담아줌의 기능을 잘 수행하면 교회도 성숙한 공동체로서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정 목사는 담아주는 교회로서 △목회자와 교회의 불안을 먼저 성찰할 것 △소극적 능력에 머물 것 △감각, 신화, 열정을 사용하며 궁극적 실체의 화육을 허용할 것 △온라인/방송/매개물들을 중간대상으로 승화시킬 것 △신뢰회복을 위한 자리에 머물 것 △공격적 선교의 언어, 성장과 탐욕의 언어가 아닌 경청과 공감, 열정과 참여의 언어를 지닌 성휘의 언어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기장 총회영성수련원 홍순원 목사는 ‘신이 내린 인류의 마지막 생존시험’이라는 제목으로 코로나19를 ‘인간성 안에 있는 바이러스’라고 정리했다. 홍 목사는 “코로나19는 반지성주의가 가져온 인간의 비극”이라며 “코로나19가 ‘신이 내린 인류 생존의 마지막 시험’이라고 할 때, 우리는 한국의 그리스도교 교회가 현실의 세속 안에서 새 인간과 새 세계를 출현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신앙의 공동체가 될 수 있느냐, 퇴행종교가 아니라 생명종교를 체험하고 훈련하고 누리는 생활공동체가 될 수 있는가에 답할 때 그 문제가 해결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행히도 “새로운 예수 공동체 탄생을 위한 변화 △그리스도교 신앙과 신학의 모형 변화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새로운 공동체 운동 △이 공동체 운동들을 성서의 하나님 나라의 이상인 ‘희년 공동체’로서의 교회의 삶과 모형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 희망적”이라며 “코로나19 사태가 신이 마지막 선택을 버리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마지막 강연자로 전 총회인터넷플랫폼 연구위원이자 현 태국파송 선교동역자인 명승인 목사가 현장 교회의 대응에 대해 발표했다. 코로나19로 태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명 목사는 몇몇 교회에서 드리는 온라인 예배를 도우며 경험한 바를 생생하게 전했다. 명 목사는 “이 시대의 하나님과 인간의 매개체는 디지털로 대변되는 IT(Information Technology)임을 인정하고 임시방편의 대책이 아닌 교회 시스템의 혁신을 통한 예배 콘텐츠의 다양화, 공간과 시간을 초월한 소통, 단순 텍스트를 넘어선 다감각적(多感覺的) 소스들이 동원된 예배와 모임을 목표로 실천해 나가야 된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19이후 교단과 교회는 △교회의 소통 구조의 재정비 △위기상황에서의 교회 운영에 관한 교단적 시스켐 구축 △온라인 예배 및 모임 활성화 환경 구축이 이뤄져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종합 토론에서는 코로나19로 드러난 방역과 사생활 보호를 위한 교단의 역할, 온라인 예배로 인해 중단된 다음세대 복음사역 등에 대한 내용들이 다뤄졌다.

특별강좌에 참석한 한 목회자는 “교단 차원에서 이러한 강좌를 열어줘 감사하고, 코로나19 이후 교회의 방향과 역할에 다양한 관점에서 숙고해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평했다.

한편, 이날 열린 특별강좌는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으로 방송되어 현장에 오지 못한 전국의 목회자들도 함께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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