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공공성에 대한 감수성 떨어져”
“한국교회, 공공성에 대한 감수성 떨어져”
  • 김성해 기자
  • 승인 2020.05.13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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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 합동 산하 빛과진리교회 사건
목회자 중심주의 신앙심 향한 지적
일부 교회 여전히 주술종교적 신앙

예장 합동 산하 빛과진리교회가 ‘신앙훈련’이란 명목 하에 성도들에게 가혹행위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성해 기자
예장 합동 산하 빛과진리교회가 ‘신앙훈련’이란 명목 하에 성도들에게 가혹행위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성해 기자

지난 5일, 빛과진리교회(김명진 목사)의 ‘신앙훈련’이 교계 및 사회적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빛과진리교회 전 성도 20여 명과 개신교 시민단체 평화나무는 ‘빛과진리교회 김명진 목사 고발 기자회견’을 통해 교회가 성도들에게 가혹행위를 강요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빛과진리교회에서 ‘리더십 훈련’이라는 이름으로 성도들에게 인분을 먹게 하거나 음식물 쓰레기통에 들어가기, 공동묘지에서 서로에게 채찍질하기 등을 시키는 행위를 자행했다”고 폭로하며 교회의 해산과 담임목사의 처벌을 요구했다.

빛과진리교회 사건이 기독교계에서 큰 충격을 안겨준 이유는 교회가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장 김종준 목사, 이하 예장 합동) 총회 및 평양노회(노회장 황석산 목사) 산하이기 때문이다.

교회의 행위가 기자회견을 통해 조명되자 교회개혁실천연대(공동대표 남오성·박종운·윤선주·최갑주)와 기독교윤리실천운동(공동대표 배종석·정병오·정현구) 등의 단체들은 성명서를 통해 예장 합동 총회와 평양노회, 목회자를 향한 책임을 묻고, 이번 사건을 조속히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한국교회 성도들이 목회자를 영적 아버지라고 생각하는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일어나고 있다.

기독연구원 느헤미야의 학술부원장 김동춘 교수는 “그동안 한국교회가 목회자의 언행이나 권면 등에 대해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무조건적으로 수용했던 것이 지금의 결과를 초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김동춘 교수는 교회라는 조직이 상식이나 사회적 통념, 보편 상실, 합리적 이성, 분별력 등이 약화될 위험성이 많은 곳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교회는 기본적으로 믿음의 원리가 작동되며, ‘믿음으로, 은혜로, 말씀으로 살아간다’는 성향이 주를 이룬다. 특히 ‘신앙적인 열심’이 강한 교회일수록 그 성향이 짙어진다”며 “그러다보니 목회자의 요구나 언행에 대해 별다른 문제제기도, 일말의 의심도 하지 않다보니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문제가 발생했던 교회 성도의 사례를 설명하며 주장에 힘을 실었다. 사회적 이슈를 일으킨 A교회의 내부 교인이나 출석하는 직분자들을 만나보면 정작 그들은 본인들 교회에 큰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 경우가 대다수라는 것이다.

이어 김동춘 교수는 한국교회가 공공성에 대해 감수성을 갖고 보다 예민한 시각으로 반응을 해야 함을 언급했다. 그는 “한국교회 내 신앙문화 중에는 목회자가 던져주는 고기마저도 서로 받아먹으려는 행위, 땅에 떨어진 고기도 감사해하는 것이 존재한다”며 “이러한 현상을 외부에서 볼 땐 비상식적이고 이상하게 바라볼 수 있는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교회 내에서는 이해가 되는 문화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와 같은 신앙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한국교회가 공공성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지기 때문임을 지적했다. 그는 “교회에서 목회자는 영적 어른이 아니라 성경말씀을 가르치는 선생이자 교사다. 따라서 성도들은 목회자에 대해 ‘교인들을 영적으로 양육하는 선생’ 정도로 생각해야지 그 이상의 사적인 부분에 대해 과도하게 생각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김 교수는 한국교회의 패러다임이 변화되어야 함을 주장했다. 그는 “현재 한국교회의 패러다임은 주술종교로서의 기독교에서 계몽종교 혹은 도덕종교로서의 기독교로 전환이 분명히 되고 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 때 한국교회가 두 달 넘도록 예배당 문을 닫고 사회적 방침에 동참한 것이 그 증거”라며 “그러나 일부 교회는 여전히 ‘목회자의 말만 들으면 축복을 받는다’는 등의 마술적 종교, 주술종교적 기독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바뀌어져야만 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빛과진리교회 측은 평화나무와 교회 전 성도들의 기자회견 직후 홈페이지를 통해 입장문을 발표했다. 교회는 “지금의 상황을 통해 성경적인 사랑을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겠다”며 “믿음의 자녀들이 서로 의견이 달라 법정에 서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만 부득이하게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진실을 밝히고 이 상황을 속히 해결하여 건겅한 교회를 회복하겠다”고 전했다.

예장 합동 김종준 총회장도 지난 7일 성명서를 통해 교단의 입장을 밝혔다. 김 목사는 “사회적으로 큰 물의가 되고 있는 점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교회법상 교회와 목회자에 대한 행정권과 사법권은 소속 노회에 있기에 해당 노회에 조속한 사실 확인과 처리를 지시했으며, 해당 노회 역시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빛과진리교회가 속해있는 평양노회 역시 논란 이후 임원회와 정치부 회의를 가졌으며, 오는 18일 임시노회를 열고 해당 사건에 대해 본격적인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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