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비아프라공화국 출신
100여명의 난민들이 전한 선물
어버이날 맞아 양주시 독거노인에
삼계탕 대접, 청소 봉사로 섬겨
비아프라는 1914년 나이지리아에 강제 합병된 아프리카국가이다. 이후 비아프라 내전을 통해1967년 비아프라공화국을 수립했지만, 만3년도 채 되지 않아 다시 나이지리아에 흡수되었다. 하지만 비아프라의 분리 독립노력은 현재 진행형이다. 나이지리아 정부군은 비아프라에 대해정치적, 종교적 탄압을 해오고 있으며, 독립운동을 하는 이들에게 고문과 학대를 하고 있다.
고문과 학대를 피하기 위해 비아프라인들은 전 세계로 뿔뿔이 흩어졌고, 우리나라한국에도100여명의 비아프라인들이 왔다. 고문과 학대로 피폐해졌을 때, 거주지를 제공해주고 이들을 보살펴준 것은 한국이었다고 고백한다. 순수한 한국인들의 사랑과 지원에 회복 할 수 있었다고 이들은 말한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시작되고 이들에게 온 시선이 곱지는 않았다. 원인이 분명하지 않은 상황은 이들을 바이러스 전파자로 만들었다. 정책의 부재로 6개월 미만 체류 이주민이나 외국인 미등록자는 공적마스크를 구매하기도 어렵다. 이러한 소외의 상황에서도 한국에 마음을 전하고, 코로나19로 힘겨운 현실에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
비아프라공동체는 약100만원의 성금을 모아 (사)글로벌호프를 찾았다. (사)글로벌호프는 국내외 아동을 돕고 있으며 특별히 난민을 위한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비아프라공동체는 지난 4월에는 동두천 시청에 손소독제 360개를 전달했다. 그리고 이번에 모은 성금으로 한국을 향한 마음과 연대를 보여주고 싶다며 찾아온 것이다.
(사)글로벌호프는 다가오는 어버이날을 맞아 독거어르신들을 돕고 한국사회에 그들의 마음을 표현하기를 제안했다. 그 제안에 동의한 비아프라공동체는 어버이날을 맞아오는 지난 10일, 20명의 비아프라인들이 경기도 양주시 독거어르신들에게 300인분의 삼계탕을 대접했다. 또한, 2주 전 빈집이 된 독거어르신의 집도 청소했다.
“한국에 온 후 우리에게 노골적으로 거부의 반응을 드러낸 한국인들도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소외의 감정을 너무나 잘 이해한다. 지금 사회적 거리두기로 마음의 거리도 멀어질까 걱정이 많다. 우리는 이 거리를 넘어서 마음으로 한국과 연대함을 보여주고, 그런 거리로부터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고 싶다.”
이들은 한국과의 소통을 쉬지 않을 것이며, 코로나19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모든 노력에 동참하겠다고 전했다.
비아프라공화국과 나이지리아정부군 사이에 일어난 ‘비아프라내전’ 이후에도 비아프라주는 계속해서 분리 독립을 주장하며, 세계 곳곳에서 그러한 외침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비아프라에도 곧 봄이 찾아올 것이라며 비아프라가 독립됨과 동시에 고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전쟁과 고문으로 인해 난민의 신분이 되었지만, 고국에 대한 소망이 그들 안에 가득하다.
하지만, 한국에 머무는 동안 한국 땅에 살고 함께 생활하는 공동체로서 한국의 어려움에 항상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한국은 그들에게 안식처가 되었고, 친구가 되었고, 새로운 가족이 되었다. “친구를 돕는 건 당연 한거다. 한국인들이 저희가 함께 한다는 것을 기억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이들은 재난의 상황에 단합의 힘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