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조치 이후에, 지난 4월 26일부터 현장 예배를 조심스럽게 시작한 한국교회가 부쩍 늘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사회적 거리를 지키기 위해 예배자들이 앉아야 할 자리를 미리 지정해두고, 예배자들이 적절한 거리를 유지한 상태에서 예배를 진행했다. 앞으로 코로나19의 ‘재폭발’이 없다면 5월에 접어들면서 대부분의 교회가 현장예배를 회복하지 않을까란 전망도 가능한 상황이다. 그러나 현장예배를 재개한다고 해서 코로나19 이전의 예배 인원으로 온전히 회복되는 데는 시간이 더 소요될 것이고, 코로나19로 인해 나타난 정신적 피로감과 영적 나태함이라는 적과 교회는 맞서 싸워야 할 것이다. 이런 어려운 상황일수록 교회는 말씀에 더욱더 집중해 말씀으로 다시 일어서야 한다. 오직 성경(Sola Scriptura)만이 교회가 의지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이다.
시편 119편은 시편 전체에서 가장 긴 시일뿐더러, 가장 완성도가 높은 시라고 할 수 있다. 시편 119편은 히브리어 자음을 사용하여 만든 시이고, 이 시편에서는 22개의 히브리어 자음이 순서대로 8절씩 매 구절의 첫 단어에 나와, 총 176절로 되어 있다. 이러한 구조는 119편을 보다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119편에서는 하나님의 말씀을 가리키는 특별한 8가지 단어가 나오는데, 조선어 성경에서는 이 단어가 법, 맺은 언약, 계명, 뜻, 명령, 바른 결정, 말씀, 약속으로 번역되었다. 시편 119편은 “복되여라. 그 행실 깨끗하고 여호와의 법을 따라 사는 사람”이라는 강복선언으로 시작한다. 이러한 시편119편의 강복선언은 우리로 하여금 시편 1편과 마태복음 5장의 ‘팔복’을 떠올리게 만든다. 참으로 시편 119편은 섬세하면서도 웅장한 ‘말씀의 성전’으로 부를 가치가 있다. 이 ‘말씀의 성전’에 들어가 우리는 진리의 놀라운 일을 보고(18절), 주님의 기적을 되새긴다(27절).
미국의 조직 신학자인 케빈 밴후저(Kevin J. Vanhoozer)는 ‘들음과 행함’이라는 신간에서, 종교개혁의 ‘오직 성경’의 의미를 “성경만이 교회의 삶과 사상에서 유일하게 전적으로 신뢰할만하며, 충분하고 최종적인 권위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루터의 견해를 인용하며 “성경만이 다스린다”고 선언했다(233쪽). 코로나19 이후에, 한국교회는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여러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말씀을 향한 타는 목마름이 한국교회에 있다면 한국교회는 다시 물의 근원으로 돌아가(ad fontes), 그 근원에서부터 발원하는 진리의 생수를 시원하게 들이킬 수 있을 것이다. 고 김현승 시인이 ‘샘물’이라는 시에서 노래하듯이 말씀의 샘물이야말로, 우리의 ‘마음을 새롭게 하고’, ‘항상 아름다운 꿈’을 꾸게 하는 우리의 ‘크낙한 행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