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대신 방역소독기를 멘 목사들'
'십자가 대신 방역소독기를 멘 목사들'
  • 정성경 기자
  • 승인 2020.04.16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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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세대 목회모델] 고양시 덕양구기독교연합회
덕기연방역단이 지역사회 교회와 상가들에 방역작업을 하며 섬기고 있다. 덕기연 제공

 

덕양구기독교연합회 방역단 발대

지역사회 이웃과 500여 교회에

방역봉사로 사랑과 나눔 실천

부활절 사랑의 쌀 나누기 등

“덕기연이 있어 행복하다!”

3월 12일에 발대식을 한 덕양구기독교연합회(이하 덕기연) 방역단은 4개조로 3~4명의 목사로 구성됐다. 코로나19가 고양시에서 기승을 부리던 기간 동안에는 오후 4시부터 밤 11시까지 13개 교회에 주변 상가까지 방역을 했다. 방역봉사를 하던 목회자들의 눈이 시리고 코가 먹먹하고, 방역소독기를 멘 허리는 끊어질 듯 아팠다. 심지어 쓰러진 목회자도 있었다.

코로나19로 심방도 하지 못하고, 예배도 축소됐지만 목회자로서 여유를 부릴 새가 없었다. ‘교회가 이렇게 좋은 일을 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더욱 어려워진 교회들을 도와야 한다’는 사명감과 사순절을 맞아 ‘예수님은 십자가를 지고 걸어가셨는데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라는 질문에 다시 한 번 방역소독기를 등에 지고 교회들을, 지역사회를 찾아다녔다.

덕양구를 위한 사랑의 실천을 몸소 행하는 덕기연. 오른쪽부터 송기섭 회장, 굿네이버스 류은선 과장, 전정환 팀장, 이현숙 목사, 이성규 목사, 김명식 목사. 정성경 기자

14일 벽제벧엘교회(송기섭 목사)에서 만난 송기섭 목사(덕기연 회장), 은혜로교회 김명식 목사(서기, 이단특별대책위원회 위원장), 덕은침례교회 이성규 목사(덕기연 부서기, 덕양구 경목), 주사랑교회 이현숙 목사(덕기연 부회계)는 누구보다 행복해 보였다.

덕기연 방역단 구성은 2월 중순에 시작됐다. 고양시조찬기도회가 취소되면서 임원들과 만남을 가진 자리에서 “지역사회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목회자들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대화 속에 “방역 하는 것을 돕자”라는 의견이 나왔다. 그 다음날 고양시에서 방역기를 대여해줬다. 그렇게 3개 지역을 나눠서 덕기연 소속 목회자들이 자신의 교회부터 주변의 작은 교회, 취약한 교회와 주변 상가들까지 방역작업을 하게 된 것이다. 코로나19 감염이 심해지고 기간이 길어지면서 목회자들은 일주일에 2번 이상씩 방역을 했다. 현재도 그렇게 하고 있다.

김명식 목사의 경우 초등학교 6학년인 막내아들인 김수아 군과 같이 방역작업을 하기도 했다. 김 목사는 “아들과 함께 방역소독기를 들고 같이 방역을 했다. 나중에는 다리도 휘청거리면서 ‘예수님을 십자가 지고 걸어가시는데 무슨 얘길 하셨을까’ 생각이 들었다. 말없이 십자가를 지고 가셨던 예수님을 생각하니 우리도 말없이 그 마음처럼 섬겨야 되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성규 목사는 “스스로 방역을 할 수 없는 작은 교회에 봉사를 하고나면 대접할게 없다며 음료수를 손에 쥐어주며 고맙다고 눈물 흘리는 목사님도 있었다. 참 마음이 찡했다. 코로나19로 큰 교회들은 온라인 시스템으로 예배도 헌금도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은 교회들은 마치 예배 드리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로 더욱 위축되어 있다. 방역을 하면서 처음 발견한 교회도 있었다”며 소회를 전했다.

덕기연 방역단이 방역작업에 앞서 함께 기도하고 있다. 덕기연 제공

실제로 덕양구에는 500여개의 교회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덕기연 소속 교회는 400여개 교회다. 송기섭 목사는 “아무래도 연합회 활동 같은 것도 여유가 있는 교회여야 가능하다. 이번 방역 봉사로 덕기연이 있는지도 모르는 목회자나 이에 소속되지 못한 교회들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덕기연 방역단이 매일 방역하는 교회와 상가 등은 덕양구청으로 꾸준하게 보고되고 있다. 방역복을 입고, 마스크를 쓰고, 방역소독기를 멘 목회자들을 “구청 직원이나 알바로 보는 경우도 있다”며 웃었다. 특히 상가지역 교회에 방역을 하다보면 자연스레 주변 상가도 같이 해주고 있다.

부활절을 맞아 사랑의 쌀 나눔을 진행한 덕기연. 덕기연 제공
부활절을 맞아 사랑의 쌀 나눔을 진행한 덕기연. 덕기연 제공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일에는 ‘2020년 부활절 사랑의 쌀 나누기’로 130여개 교회를 지원했다. 또한 십시일반 후원금을 모아 코로나19로 월세 내기 어려운 교회 150여개도 도왔다.

이현숙 목사는 “코로나19로 다들 어려워진 시대에 특히 더 어려움을 겪는 교회들이 있다. 방역대 목회자들이 과부하가 걸려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덕양구에 있는 모든 교회를 일주일에 한번 이상 방역작업을 하고, 정부에서 지키라는 7대 수칙도 다 지켰다. 교회가 먼저 솔선수범하자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언론에서는 일방적으로 특정교회를 보도하면서 마치 교회가 감염의 온상인 것처럼 호도하는 것이 속상하다. 실제로 지역사회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집단으로 있는 곳들도 많이 봤다. 그런데 악의적인 보도로 인해 한국교회가 같이 욕 먹는 것이 정말 속상하다”고 말했다.

덕기연이 고기연과 함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차별금지법 관련 기자회견 모습. 덕기연 제공

덕기연은 고양시총기독교연합회(회장 오성재 목사, 이하 고기연)와 일산기독교연합회(회장 신광호 목사, 이하 일기연)와 함께 지역사회에 건강한 기독교문화 전파를 위해 노력 중이다. 지난 해 12월에는 이재준 고양시장과 덕양구청의 조력으로 고양시 역사 600년 만에 처음으로 화정역 광장에 성탄트리를 세우고 성탄절 페스티벌을 진행했다. 성탄공연을 통해 화정역에 성탄 찬송과 기쁨의 메시지가 넘쳐났다. 지나는 고양시민은 물론 일반 시민들도 성탄의 기쁨을 함께했다.

덕기연이 고기연, 일기연과 한마음으로 주력하는 사역이 있다. 차별금지법 반대다. 3월 23일에는 ‘4.15총선 후보자 초청 토론회’를 벽제벧엘교회에서 열었다. 4.15총선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미래통합당, 정의당 소속 후보자들을 초청해 정책 검증과 신천지 대책, 차별금지법과 관련된 동성애문제에 대한 후보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진 것이다.

이를 통해 지난 4일 한 정당 후보자들과 정책 협약서를 맺었다. 협약서는 △이단사이비 신천지 집단을 비롯한 반사회적, 반윤리적 집단으로 고양시기독교총연합회(덕기연, 일기연)로부터 규정하고 입법과 정책을 제안 받으며 입법기관의 직무를 감당한다 △국회와 지방정부에서 ‘인권증진법’ ‘차별금지법’의 입법과 조례제정에 관해 법안들이 담고 있는 ‘성차별 금지’와 ‘종교적 차별금지’ ‘군형법 92조’ 재개정 등은 미풍양속을 해칠 뿐 아니라 종교 간의 자유로운 변증, 건전한 비판과 성경적 가르침을 제약하고 있는 바 국회입법은 물론 지방정부 조례제정에 반대하며 지방의회 의원들과도 긴밀하게 협력한다 △본인은 입법부이며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의 구성원이 되고자 하는 제21대 국회의원선거 후보자로서, 입법 공약을 중심으로 당당하게 경쟁하며 반기독교적인 입법을 하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는 내용이다.

14일에는 또 다른 만남을 특별한 가졌다. NGO단체인 굿네이버스와 긴밀한 협력아래 지역사회에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을 함께 돕기로 한 것이다. 이미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와 나눔을 협력하고 있었지만 이날 코로나19로 집 밖을 나가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전해줄 미디어 기기를 전달받고, 장학금이 필요한 아이들을 추천해줄 것을 요청받았다. 굿네이버스에서 장학금 500만원을 약속했으며, 덕기연 송기섭 회장은 고양시기독교총연합회와 일산기독교연합회와 협력하여 500만원을 보태 1,000만원의 장학금을 지역사회 아동을 위해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코로나19로 더욱 뜨겁게 달궈진 덕기연의 봉사는 힘들어 지친 교회도, 잠시 교회를 쉬던 성도들도 다시 일으켰다. 어느 교회는 방역봉사를 통해 성도들이 더 늘었다고 한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 사는 지역주민들의 마음이 이럴 것 같다. “덕기연이 있어서 행복하다!” 여전히 진행 중인 덕기연의 사랑의 실천은 코로나19를 이길 만큼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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