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목협 "금년 부활절, 겸허한 성찰 통해 예수의 길 따르길"
한목협 "금년 부활절, 겸허한 성찰 통해 예수의 길 따르길"
  • 김성해 기자
  • 승인 2020.04.09 22: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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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 성금요일 앞두고 2020 부활절 메시지 발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자기 비움'과 '서로 사랑'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는 부활절 메시지를 통해 "그동안 교회는 지금보다 더 어려운 상황 가운데에서도 소망을 품고 부활의 메시지를 전했다"고 당부했다. 한목협 제공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는 부활절 메시지를 통해 "그동안 교회는 지금보다 더 어려운 상황 가운데에서도 소망을 품고 부활의 메시지를 전했다"고 당부했다. 한목협 제공

오는 4월 12일은 부활주일이다. 그동안 매해 한국교회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부활절을 축하해왔지만, 금년은 코로나19(COVID-19)로 인해 대다수의 교회가 온라인 예배로 대체될 상황에 처해있다.

이에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 지형은 목사, 이하 한목협)가 9일, 성금요일을 앞두고 부활절 메시지를 발표했다. '자기 비움과 서로 사랑으로'란 제목으로 발표된 메시지는 "불안정한 현실에서도 부활의 거룩한 힘과 기쁨이 그리스도의 몸인 공교회와 오늘날 세계에 강물처럼 흐르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한목협은 코로나19로 교회가 힘든 상황에 처해 있지만, 이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처했음에도 교회 공동체는 믿음을 잃지 않고 부활의 기쁨을 전파하고 다녔음을 밝히며 이번 부활절은 자기 성찰의 시간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단체는 "인류 역사에서 교회가 경험했던 부활절 중 올해보다 더 힘들던 때가 많았다. 그럼에도 교회 공동체는 믿음으로 사랑을 실천하며 부활의 소망을 전했다"며 "온 세계가 전염병을 겪고 있지만, 이번 부활절에는 교회 및 그리스도인들이 겸허한 성찰을 통해 주님의 말씀을 깨닫고, 그 말씀을 온몸으로 부둥켜안으며 삶의 순명으로 예수의 길을 따르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고 권면했다.

한목협은 또 빌립보서 2장을 통해 '자기 비움'의 길을 끝까지 걸으신 예수 그리스도로 인해 하나님 아버지의 거룩한 뜻이 완성됐으며, 거룩한 뜻은 '서로 사랑'이라고 말했다.

요한복음 13장 34절을 인용한 메시지는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의 고난으로 자기 비움의 길을 온몸으로 걸으셨고 죽음에서 부활하심으로써 '서로 사랑'의 나라를 활짝 여셨다"며 "사랑의 현상이 없는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모든 이론은 그저 떠들어대는 꽹과리와 같다. 또한 근본적으로 사회 속에서 기독교의 복음은 사랑의 실천으로만 드러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체는 코로나 사태 이후를 대비하는 세계 각국이 생존 경쟁이 아닌 상생의 연대로 가야함을 주장하며 이러한 방향 전환이 예수 그리스도의 '자기 비움'과 '서로 사랑'임을 인지시켰다.

메시지는 "팬데믹 상황의 갈림길에서 인류는 상새으이 연대로 가야한다. 소유의 확대에서 공유의 지혜로, 소비의 방종에서 공감의 행복으로, 권력의 과점에서 협치의 미래로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며 "이런 방향 전환의 시원이 그리스도께서 가르치신 자기 비움과 서로 사랑이다. 자기 비움과 서로 사랑으로 지금의 상황을, 사화와 세계가 성숙하는 디딤돌로 만들자"고 힘주어 말했다.

한목협은 또 한국교회와 사회가 4·19 민주혁명과 4.16 세월호 참사 등의 사건에서 얻을 수 있는 역사의 교훈을 다시금 기억하고,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4.15 총선 투표할 것을 주장했다.

아래는 한목협 메시지 전문.

<자기 비움과 서로 사랑으로>

2020년 부활절 메시지 /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사람과 피조세계 전체에 근원적인 희망을 열어주신 삼위일체 하나님의 은혜와 평안이 한국 교회와 우리 사회 그리고 오늘날의 세계에 넉넉하기를 바랍니다. 코로나19(COVID19) 상황에서 부활절을 맞이합니다. 인류 역사에서 교회가 경험했던 부활절 중에서 올해보다 더 힘들었던 때가 많았지만 그런 시대에도 교회 공동체는 믿음으로 사랑을 실천하며 부활의 소망을 전했습니다.

온 세계가 전염병을 겪고 있습니다. 2020년의 부활절은 교회와 그리스도인에게 자기 성찰의 시간입니다. 겸허한 성찰에서 깨달은 주님의 말씀을 온몸으로 부둥켜안고 삶의 순명(殉命)으로 예수의 길을 따르는 시간입니다.

신약성경 빌립보서 2장의 ‘자기 비움’은 초기 기독교 시대부터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증언에서 심장과 같은 내용이었습니다. 이 메시지가 21세기의 교회와 사회에 절실합니다.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 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

역사의 현장에서 십자가를 지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타자를 위한 존재로 사셨습니다. 보혈을 통한 대속의 희생과 죽음의 권세를 꺾은 부활로써 하나님의 나라를 열어주셨습니다.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 구세주로 믿는 사람은 누구나 예수의 부활에서 존재의 변화를 경험하며 새로운 실존으로 들어갑니다.

부활에서 열린 하나님의 나라는 절망의 심연에서 솟구치는 희망이며 길 없는 벼랑 끝에서 이어지는 미래입니다. 이 거룩한 힘과 기쁨을 그리스도인이 먼저 체험하고 이웃에게 삶으로 전해야 하겠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선포하신 하나님의 나라는 신앙의 논리가 아니라 신앙의 삶으로 이어져왔습니다.

빌립보서는 자기 비움의 길을 끝까지 걸으신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 아버지께서 부활과 승천으로 높이심으로써 거룩한 뜻이 완성되었다고 증언합니다. “이러므로 하나님이 그를 지극히 높여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주사 하늘에 있는 자들과 땅에 있는 자들과 땅 아래에 있는 자들로 모든 무릎을 예수의 이름에 꿇게 하시고 모든 입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주라 시인하여 하나님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셨느니라.”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상에 오신 거룩한 뜻이 요한복음 13장 34절에 응축돼 있는 ‘서로 사랑’입니다.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주님께서는 십자가의 고난으로써 자기 비움의 길을 온몸으로 걸으셨고 죽음에서 부활하심으로써 서로 사랑의 나라를 활짝 여셨습니다.

기독교의 복음은 사회 현상으로는 근본적으로 사랑의 실천으로만 드러납니다. 사랑의 현상이 없는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모든 이론은 그저 떠들어대기만 하는 꽹과리와 같습니다. 주님의 말씀이 사람의 삶으로 이어지는 현실에서 복음이 생명의 힘으로 작동합니다.

한국교회와 우리 사회는 부활의 사월에 일어난 역사의 교훈을 다시금 기억해야 합니다. 독재 정권에 맞서 싸워 법치의 민주주의를 살린 4·19민주혁명 60주년, 국가의 존재 의미와 사회적 공공성을 일깨우며 인도적 인륜도덕을 각성시킨 4·16세월호참사 6주년입니다. 역사에서 배우지 않는 사회에는 미래가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4·15총선이 더욱 중요합니다. 정직하고 따뜻한 삶의 여정, 포용적인 세계관, 건강한 사회윤리, 충분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 국회의원이 되도록 투표해야 하겠습니다. 극단적인 이념 등 사회 분열의 방법으로 표를 얻으려는 사람이 당선되지 않도록 성숙한 시민의식이 작동돼야 하겠습니다.

우리 사회 및 세계 각국의 지도자와 전문가들이 코로나19 이후 시대를 대비하고 있습니다. 시장 확장과 이윤 극대화의 가속 페달을 밟으며 달려온 신자유주의 경제의 대안, 군비 확장을 기조로 힘의 우위를 다투는 불안한 국제 정치의 출구, 지구 행성의 생태 환경에 관한 이해가 일상의 문화로 이어지는 과정 구축이 절박합니다.

팬데믹 상황의 갈림길에서 인류는 생존의 경쟁이 아니라 상생의 연대로 가야 합니다. 소유의 확대에서 공유의 지혜로, 소비의 방종에서 공감의 행복으로, 권력의 과점에서 협치의 미래로 방향을 바꾸어야 합니다. 이런 방향 전환의 시원(始原)이 그리스도께서 가르치신 자기 비움과 서로 사랑입니다.

교회가 보수와 진보 등 모든 갈등 집단을 끌어안는 영적인 어머니로서 말이 아니라 삶으로 주님의 뜻을 겸허하게 실천합시다. 자기 비움과 서로 사랑으로 지금의 상황을 우리 사회와 오늘날의 세계가 성숙하는 디딤돌로 만듭시다.

방역 당국과 의료진과 코로나19로 고통을 당하는 분들에게 주님이 주시는 용기와 희망이 넉넉하기를 바랍니다. 깊은 계곡 위의 흔들다리를 건너는 것 같은 불안정한 현실에서도 부활의 거룩한 힘과 기쁨이 그리스도의 몸인 공교회와 오늘날의 세계에 강물처럼 흐르기를 기도합니다.

주후 2020년 4월 10일 성금요일,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대표회장 지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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