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어 시편산책] 우리를 돌풍의 회오리 속에 버려두지 마소서
[조선어 시편산책] 우리를 돌풍의 회오리 속에 버려두지 마소서
  • 황재혁 기자
  • 승인 2020.04.01 1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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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와는 나의 사랑, 나의 애원하는 소리를 들어주셨다. 내가 부르짖을 때마다 귀를 기울여주셨다. 죽음의 끄나풀이 나를 두르고 저승의 사슬이 나를 묶어 불안과 슬픔이 나를 덮쳐 누를 때 나는 여호와 이름부르며 부르짖었다. 여호와 구하옵나니 이 목숨을 살려주소서.” (시편 116편 1-4절, 조선어성경)

지난 3월 29일 바티칸 ‘산타 마리아 집’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홀로 미사를 주례했다. 교황은 코로나19로 인해 이탈리아를 포함한 전세계가 극심한 고통을 받는 현실을 반영해 “주님께 은총을 간구하자. 나도 당신과 함께 운다. 오늘은 우리 모두에게 눈물의 일요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교황은 지난 3월 27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코로나19 종식을 위한 특별 기도를 주례하고 “저희를 돌풍의 회오리 속에 버려두지 말아달라”고 기도하기도 했다. 3월 31일 기준으로 이탈리아의 누적 확진자는 10만명을 넘었고, 프란치스코 교황의 로마교구대리인인 안젤로 드 도나티스 추기경도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나 로마 교황청도 코로나의 안전지대는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이렇게 남한과 북한을 포함해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신음이 깊어져 가는 데, 우리는 시편을 통해 지금상황에서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 배울 수 있다. 조선어 성경으로 시편 116편을 살펴보면 “여호와는 나의 사랑, 나의 애원하는 소리를 들어주셨다”는 고백으로 시가 시작한다. 이를 히브리어 원문으로 살펴보면 <아하베티 키 이쉐마 아도나이>로 기록되어 있는데, 이 원문은 신명기 6장의 ‘쉐마 본문’을 떠올리게 한다. 신명기 6장의 ‘쉐마 본문’은 이스라엘을 향해 “하나님을 마음과 뜻과 힘을 다해 사랑하라”는 명령으로 되어 있다. 시편 116편의 시인은 극심한 환난과 고통 중에도 하나님을 마음과 뜻과 힘을 다해 사랑한다. 시인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이유는 하나님이 그의 애원하는 소리를 들어주시기 때문이다. 시편116편에서는 하나님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의 기도를 들어주시고, 하나님이 기도를 들어주시기 때문에 시인이 하나님을 더욱더 사랑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랑의 선순환이 나타난다. 
시편 116편은 개인적인 감사의 고백이지만, 이스라엘 백성들이 절기에 함께 모여 성전 뜰에서 공동의 예배를 드리는 상황을 또한 반영하고 있다. 즉 이스라엘 백성이 각자 경험한 하나님의 구원은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그 구원경험이 하나로 합쳐져 시편 116편과 같은 찬양의 제사가 된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지금 한국교회는 함께 모이기보다 각자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구원을 갈망해야 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가 잠잠해져 평범한 일상으로 복귀하는 날이 지금은 멀게만 느껴져도 각자의 자리에서 하나님을 사랑하며 그의 이름을 높일 때 시편 116편처럼 하나님의 때에 모든 회중이 한 자리에서 모여 함께 주님을 예배할 날도 곧 선물로 주시리라 믿는다. 그날이 오기까지 “우리를 돌풍의 회오리 속에 버려두지 마소서”라는 기도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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