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우리의 일상은 정상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코로나19 이후, 우리의 일상은 정상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 정성경 기자
  • 승인 2020.04.01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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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마스크. 인간은 바이러스를 두려워하지만 자연은 바이러스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코로나19 사태에도 봄은 오고 꽃은 폈다. 하지만 비정상이 일상이 된 사람들은 마스크를 쓴 채 꽃내음을 맡지 못하는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12일까지 일시 폐쇄된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 임시 개방 시간(오전 5시~9시)을 맞아 시민들이 산책하고 있다.  정성경 기자

 

일상화 된 ‘사회적 거리 두기’

이제는 새로운 생활방식으로

포용‧병행‧협력, 흩어지는 교회

미국 MIT에서 발행하는 기술분석 잡지로 미래기술에 대한 분석부문에서 가장 저명하고 신뢰성 있는 간행물로 평가받고 있는 엠아이티 테크놀로지 리뷰(MIT Technology Review)에서 지난 17일 편집장 기드온 리치필드(Gideon Lichfield)가 쓴 “우리는 정상으로 돌아가지 않는다(We’re not going back to normal)”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글에서 리치필드는 “코로나19 사태: 다시 과거의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아니오(No)”라고 답한다. 그러면서 “약 18개월 간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글에 따르면, 확실히 실효적인 백신이 만들어질 때까지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장 효과적인 대응책이라고 말한다. 런던 임페리얼대학(Imperial College)의 분석에 의하면, 최소한 18개월 안에 백신이 개발된다고 볼 때, 기존의 일상생활에서 약 75% 정도 축소된 사회적 접촉을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는 “앞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새로운 정상(New Normal)이 될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와 한국 교회는

교회 안, 예배당 vs 온라인 논쟁

교회 밖, 종교집회 금지=탄압 논쟁

코로나19 약자 위한 봉사 진행 중

3월 31일 00시 기준 코로나바이러스-19 국내 발생현황을 보면 확진환자 9,786명 중 집단 발생비율에 신천지 관련 52%, 기타집단발생31%, 산발적 발생 16%로 나눈다.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는 주요집단 발생 사례를 따로 보는데, 이 중 교회는 이단을 제외하고 동대문구 동안교회(김형준 목사)-PC방 관련 20명, 온천교회(노정각 목사) 32명, 성남 은혜의강교회(김철웅 목사) 70명, 부천 생명수교회 48명(김영일 목사)이 명시되어 있다.

교회에서 감염된 사례는 서울 종로 명륜교회(박세덕 목사)에서 1월 26일 확진자가 나온 것이 처음이다. 이후 2월 21일 부산 온천교회, 27일 수원 생명샘교회(이성진 목사)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에 2월 3일 처음으로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김태영, 류정호, 문수석, 이하 한교총)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따른 한교총 대표회장 성명’을 발표했다. 교회에서 악수를 피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개인위생을 강화해 예방에 앞장서달라는 내용이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2월 12일 종교단체에 ‘집단행사 방역관리지침’을 내렸으며 각 교단 총회에서는 이를 교회마다 배포했다. 하지만 2월 18일 신천지 신도인 31번 확진자가 등장하면서 정부는 23일 감염병 재난 위기경보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격상하고, 한교총은 이에 앞선 21일 전국교회에 예배 및 집회에 관한 지침을 마련해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2월 26일에는 집단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방역과 예방을 위해 ‘각자의 처소에서 예배(온라인 예배)하는 것’을 독려했다.

교계에서는 예배당 예배와 온라인 예배에 대한 논쟁도 시작됐다. 특히 3월 1일부터 여의도순복음교회, 사랑의교회, 명성교회, 소망교회 등 대형교회들이 온라인예배로 전환하면서 그 논쟁은 더 뜨거워졌다.

한국기독교언론포럼에 따르면 3월 8일 주요 개신교단에 속한 국내 대형교회 340곳 중 240곳(70.5%)가 주일예배를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이날 예배당 예배를 드렸던 교회 중 성남 은혜의강교회에서 70명, 부천 생명수교회에서 48명이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종교집회 금지’에 대한 논쟁이 시작됐다.

7일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종교집회 전면금지 긴급명령’ 검토에 이어, 21일 정세균 국무총리가 “집단감염 위험이 높은 종교‧체육‧유흥 시설은 앞으로 보름 동안 운영을 중단해줄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는 담화를 발표했다. 이후 교계 연합단체와 교단에서 코로나 확산 책임을 교회에만 전가하려는 ‘종교탄압’이라며 총리에게 사과하라는 성명을 잇달아 발표했다. 예장 통합 총회는 21일, 예장합동 총회에서는 26일 산하 교회에 교회를 방문한 공무원들을 위한 ‘예배당 출입 확인서’를 배포했다.

22일에는 주일예배 현장에 공무원이 대거 파견됐으며, 박원순 서울시장은 방역 지침을 무시하고 예배를 강행한 사랑제일교회(전광훈 목사) 예배 참석자 전원을 감염병예방법 위반에 따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교회 안에서 예배 논쟁, 밖에서는 종교집회 논쟁이 있는 동안에도 한국교회는 코로나19 약자를 위한 지속적인 봉사와 나눔으로 선한 사역에 힘쓰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와 사랑의교회, 광림교회 등은 코로나 경증환자를 위해 교회 수련원, 수양관을 제공했으며, 교단 차원에서 마스크와 생필품 기부는 물론 각 교회별로 대구, 경북을 위해 기부금을 내놓고, 지역사회 방역을 돕는 등 사랑의 수고로 사회를 섬기고 있다.

 

#코로나19와 세계는

이탈리아 무신론자 의사의 외침

“우리에겐 하나님이 필요하다!”

뉴욕시장, “예배 시, 시설 영구 폐쇄”

지난 22일, 이탈리아 롬바르디아 한 병원에서 3주째 근무 중인 독일 의사 율리아 우어반(Julian Urban)의 기도제목이 언론에 공개됐다. 자신을 무신론자인 의사로 소개한 율리안 우어반은 비록 코로나19로 목숨은 잃었지만 살아있는 신앙인의 모습을 보인 75세 목회자를 통해 ‘살아있는 하나님’을 만났다. 그리고 “우리는 이제 실감한다. 우리 인간이 할 수 있는 영역은 이미 끝났다는 것을. 우린 하나님이 필요하다”고 고백했다. 그는 “몇 분이라도 시간이 날 때마다 저희는 하나님께 도움을 간구하는 기도를 한다. 우리 같은 무신론자가, 매일 저희에게 평안을 주십사하고, 환자들을 잘 돌볼 수 있도록 도와주십사 하고”라며 현장에서 드려지는 간절한 기도를 전했다.

현재 이탈리아는 누적확진자만 10만1천739명으로 누적 사망자 수만 812명으로 내달 3일까지 전 국민에 이동제한령이 내려졌다.

네덜란드에서는 6월 1일까지 예배가 금지된 상태다. 네덜란드 헤이그이준기념교회 최영묵 담임목사(네덜란드성시화운동본부장)은 한 언론사를 통해 “코로나19로 5인 이상 모임이 금지되어 모스크, 교회당들은 문을 닫았다”고 밝혔다. 현재 네덜란드는 1만1천817명 확진자에 사망자가 865명이다.

급격하게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 미국에서도 종교집회 제한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지난 27일 빌 드블라지오 뉴욕시장이 코로나19 사태 관련 브리핑에서 “예배나 모임을 가지는 교회나 유대회당은 영구적으로 시설을 폐쇄할 수 있다”고 발언해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 내 첫 코로나 사망자가 발생했던 워싱턴주는 종교단체의 집회 인원을 250명으로 제한했고, 뉴저지주를 비롯한 다른 주들도 집회 인원만 250명 혹은 500명 등으로 제한했을 뿐이다. 미국은 특히 미국 수정헌법 제1조, “연방의회는 국가 종교를 만들거나, 자유로운 신앙 활동을 금지하거나, 발언의 자유를 저해하거나, 출판의 자유, 평화로운 집회의 권리, 그리고 정부에 탄원할 수 있는 권리를 제한하는 어떠한 법률도 만들 수 없다”로 인해 예배 금지 안된다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욕시장의 강경 발언에 교계에서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미 존스홉킨스대학의 30일 발표에 따르면, 미국은 현재 코로나19 확진자가 16만 명이 넘어서고 있다. 사망자는 3,148명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그 중 뉴욕에서는 67,325명 확진에 1,342명이 사망해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코로나19와 우리의 내일

사회적 거리두기 일상화로 ‘변화’

비정상이 정상이 되는 미래 교회는

새로운 모습 ‘포용, 병행, 협력’ 필요

지난 달 15일 스페인 출신 아트 디렉터 (art director)인 주안 델칸(Juan Delcan)의 트위터에 올라온 영상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당신의 역할을 다하면서 집에 있어라.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전부다(Do your part and stay home. It’s all we can do)‘”라는 내용과 함께 올린 영상엔, 늘어선 성냥개비에 연달아 불이 붙는데 한 성냥개비가 줄을 이탈해 빠져나온다. 그리고 불은 그 앞에서 멈춘다.

이 영상을 올린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outh China Morning Post)는 “성냥개비가 타는 애니메이션은 사회적 거리가 코로나19의 확산을 막는 방법을 보여준다(Animated match-burning video shows how social distancing can stop the spread of Covid-19).”고 설명했다.

29일 영국 텔레그래프는 런던 퀸매리대학의 바이러스 학자인 존 옥스퍼드 교수의 "우리가 지난 50년 이상 알아온,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다른 코로나 바이러스들을 보면 특정 계절에 유행하는 성향이 있다"는 말을 전했다. 겨울에 감기처럼 유행했다 봄이 오면 줄어들고 다시 겨울에 등장하는 다른 코로나바이러스들과 유사한 행태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엠아이티 테크놀로지 리뷰(MIT Technology Review) 편집장 기드온 리치필드(Gideon Lichfield)는 “우리는 정상으로 돌아가지 않는다(We’re not going back to normal)”라는 글에서 “앞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새로운 정상(New Normal)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글에서 이 글에서 “공중보건 및 의료시스템이 발달하고, IT가 발달한 경우, 가장 효과적으로 바뀐 환경에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세계적 유행병(Pandemic) 가능성의 조기 발견 및 조치와 위험군에 대한 일상적인 추적, 스마트 폰 위치 정보, 접촉자 추적 시스템, 관련 다양한 앱 등이 가능한 나라가 유리하게 된다.

이로 인해 생활 패턴의 변화가 일어나는데, 대중교통 이용 최소화, 재택 근무의 증가, 공간 배치의 변화, 여행 시 건강 증명 및 추적 증명, 예방 접종 증명 앱 등이다. 뿐만 아니라 위의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극빈층과 나라로 새로운 형태의 차별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위의 글을 소개한 대한성공회 유낙준 의장 주교는 이와 같은 상황을 정리하며 결론적으로 “그 일상의 패턴이 산업, 교육, 인권,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쳐 많은 변화가 가져올 것”이라며 “묘하게도 4차 산업혁명 (바이오 포함)의 추세, 즉 디지털 플랫폼의 시대를 더 재촉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공공외교 환경은 디지털 온라인 공공외교 비중이 매우 커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이 이 위기를 잘 극복하면, 세계적으로 매우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는 함의도 나온다”고 했다.

그는 “백신이 나오면 언뜻 과거의 일상으로 돌아갈 것 같은데, 최악의 시나리오일지 모르지만, 팬데믹이 또 올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다시 생각해 보면 금융위기 이전과 이후의 일상이 달라진 것 같이 코로나 이전과 이후가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우리는 달라진 일상을 살고 있다. 마스크가 생활화 됐고, 더 이상 악수를 하지 않는다. 주일에 예배당이 아닌 컴퓨터 앞에서 예배를 드리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예배당에서도 거리를 두고 앉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이홍정 목사, 이하 NCCK)에서도 3월 26일 “한국전쟁 70년을 맞아 특별히 용산교구협의회와 준비하고 있던 부활절 연합예배를 내려놓겠다”며 한국 교회에 “-멈춰라, 성찰하라, 돌이키라”고 권유했다. 그러면서 “‘모이는 교회’가 아닌 ‘흩어지는 교회’가 되어 삶의 자리를 예배의 자리로 승화시키는 영적 차원의 훈련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회장 지형은 목사, 이하 한목협)도 3월 29일 ‘코로나19 상황에서 부활절에 예배당에 모이는 예배를 재개하며’라는 제목의 담화문을 전했다.

한목협은 정부에서 권고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4월 6일로 완료되는 시점에, “모이는 예배를 재개하는 상황에서 한국교회가 몇 가지 실제적인 사항을 주의깊에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담화문에 △모이는 예배와 온라인 예배를 둘 다 ‘포용하는 것’ △모이는 예배를 재개해도 온라인 예배를 병행하는 것 △국가적인 방역 정책에 ‘더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것’ △교회가 사회의 그 어느 기관이나 단체보다 ‘더 철저하게 방역하는 것’ △사회의 취약한 계층을 위해 ‘더 겸허하게 봉사하는 것’ △모든 강단에서 긍정과 희망의 메시지로 한국 교회가 ‘영적인 어머니로서 보수와 진보를 품는 것을 요청했다. 마지막으로 정부 당국에 “진행하는 공적인 영역에서 ‘정통 기독교 교회와 신천지 집단을 구별해야 한다'는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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