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상수훈을 실천하는 교회 - 들꽃마당 시온교회
산상수훈을 실천하는 교회 - 들꽃마당 시온교회
  • 김성수 지역기자
  • 승인 2018.04.12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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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윤실 마을과 함께 하는 좋은교회 선정, 자랑스런 충남인상 수상
- 마을의 필요를 보면 사역이 보인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라는 짧은 시(詩)이다. 이 시의 내용처럼 풀꽃 같은 향기 머금은 교회가 있다. 충남 보령 천북면에 있는 『들꽃마당 시온교회』 (담임: 김영진 목사)이다.

들꽃마당 시온교회 김영진 목사와 사모
들꽃마당 시온교회 김영진 목사와 사모

 

지금은 매년 2천명 이상이 찾는 유명한 지역축제로 자리 잡은 '온새미로 들꽃축제'는 들판 어느 곳에나 내 집 마당 아무데서나 자라는 들꽃들을 화분에 담아 정성껏 키워 교회마당에서 전시한 것이 시작이었다. 시인이며 시인의 감성을 가진 김영진 목사가 31살 되던 27년 전 이곳 보령의 천북면 시온교회로 부임하고 그 감성을 주체하지 못해 성도들의 마음을 움직여 이렇게 거대한 마을사랑 프로젝트는 소박하게 시작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천북면을 한국 최고의 농촌마을로 탈바꿈하는 시발점이 되었다.

청바지에 통기타를 들고, 도심 거리를 거닐 법한 도시적 얼굴에 농사일이라고는 곁에도 안 가봤을 것 같은 부잣집 외아들 같아 보이는 김영진 목사가 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양돈가에서 흘러나오는 냄새로 코를 막게 만드는 혐오스런 마을을 사람들이 찾아오게 하는 명소마을로 바꾸어 놓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한 마디로 들꽃마당 시온교회는 산상수훈을 실천하는 교회이다. 김영진 목사는 자신을 버리고, 마을의 필요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간다. 주일에는 목사이지만, 주중에는 스쿨버스 기사로 낙동초등학교 등교길 수송이 끝나면 농부, 심방목사, 농촌운동가, CEO, 컨설턴트, 커피바리스타, 마을지도자, 그의 직업은 아마 열 가지는 될 것이다. 그의 이와 같은 활동이 인정을 받아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사회복지위원회가 지역사회를 섬기고 하나님 나라를 위해 헌신해온 교회를 격려하기 위해 제정한 2015년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좋은 교회상'에 선정되었다. 2017년에는 지역발전과 명예를 드높인 도민에게 수여하는 충남 최고의 영예상인 '자랑스런 충남인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마을과 함께 하는 교회

김영진 목사는 목회를 ‘같이 어울려 사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마을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며 마을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것, 들꽃마당은 시온교회의 또 다른 이름이다. 왜 이런 이름을 붙였을까? "들꽃은 우리 주변에 널려 있습니다. 잡초라고 생각하면 귀찮기 짝이없죠. 그러나 하나하나의 이름을 부르고 정성껏 이름표를 붙여주니 들꽃이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들꽃을 통해 작은 것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예수님도 들꽃 같은 우리들을 주목하셨습니다. 주님은 우리의 이름을 불러주셨습니다. 베어버리려고 하면 잡초 아닌 것이 없지만 품으면 꽃이 아닌 것이 없지요. 세상을 품는 마음으로 ‘들꽃 목회’를 하고 싶습니다.“ 김영진 목사는 이 마음을 한결같이 지켜오고 있다.

배추 값이 폭락하던 해에는 농민들의 아픔을 끌어안고, 절임 배추를 만들어 지인들이 목회하는 교회 새벽기도회에 맞추어 손수 배달을 하였다. 이것이 토대가 되어 정부지원으로 절임 배추 사업이 시작되었다. 농촌에 아이들이 없어 합반 수업의 불편함 때문에 아이들이 떠나가고 폐교 위기에 놓인 초등학교를 살리기 위해 교회 봉고차를 이용하여 아이들을 수송하기 시작한 세월이 10년이 넘는다. 김영진 목사의 노력 때문에 낙동초등학교는 폐교위기를 넘기고, 생기 넘치는 행복한 학교가 되었다. 아이들이 만든 음악회에 온 마을이 참석하는 학교, 마을이 함께 하는 졸업식, 어떤 마을에서도 보기 어려운 풍경이 이 마을에서는 자연스런 진풍경이 되었다. 이 중심에 김영진 목사가 있다.

마을의 필요를 보면 사역이 보인다

시온교회라는 좋은 이름 앞에 왜 ‘들꽃마당’이라는 또 다른 이름을 붙여 놓았을까? 이 마을에 들어가 본 사람이라는 그 이유를 단박에 알 수 있다. 마을에 들어서면 지역의 양돈농가에서 흘러나오는 냄새로 얼굴을 찌푸리게 된다. 이 지역은 돼지 2천6백여 마리를 사육할 만큼 주된 사업이다. 김영진 목사는 지천에 흔해 빠진 들꽃과 냄새가 나서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돼지를 절묘하게 조화시켰다. 교인들과 지역의 인사들을 설득하여 삽겹살 축제를 열었다. 교회마당과 교인들이 키운 별것도 아닌 들꽃을 감상하며, 마을 사람들이 모여 삽겹살로 식사를 하며, 교회 마당에서 체육대회를 열었다. 냄새를 향기로, 부정을 긍정으로 바꾼 발상의 전환이었다. 교인들을 설득하고, 양돈 농가의 도움과 지역공동체의 동의를 얻어, 사업비를 마련하느라 동분서주하였지만 축제는 성공적이었다. 이 일로 김영진 목사는 지역일의 선구자로 인정받게 되었다. 절임배추 사업, 봉고차 수송 사역, 이런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마을 공동체가 믿어 주고, 협력해 주어야 할 수 있다. 그 신뢰가 이 때부터 시작된 것이다.

온새미로 들꽃축제 - 마을 축제는 진화하고 있다

들꽃마당 시온교회의 마을 사랑 축제는 진화중이다. 지칠 만도 한데 여기까지다 하는 제한이 없다. 마을이 안고 있는 문제나 주민들의 필요를 보면 김영진 목사와 교회가 앞장선다. 2016년도에는 농촌교회 목사들이 바리스타 교육을 받고, 시온교회에서 6백m 떨어진 산에 신죽리 수목원을 만들고 커피 전문점 '신죽리 카페'를 열었다. 마을 주민들은 콩 볶던 실력으로 커피를 로스팅하고 목사들은 핸드드립 커피를 만든다. 그 곁에는 농산물 직거래 매장도 있다. 이 모두가 농촌교회의 모델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다.

신죽리 들꽃축제는 2014년부터 보령시가 지원하는 온새미로 들꽃축제가 되었다. ‘온새미로’는 ‘언제나 변함없이, 한결같이, 있는 모습 그대로, 자연 그대로’란 뜻을 가지 순 우리말이다. 작년으로 4년째를 맞이한 온새미로 축제는 농번기를 앞둔 시기에 마을주민들이 모두 모여 즐기고, 도시민들을 초대해 도시민과 농촌이 하나 되는 놀이마당이다. 두부 만들기와 볏짚공예 등 체험행사, 투호, 제기차기 등 민속놀이, EM비누 만들기, 생우유 치즈 만들기, EM김치 담그기, 돼지야 놀자! 어린이들 돼지와 친해지기, 야생화 전시회는 물론 노래 자랑, 커피체험, 다양한 먹거리(삼겹살 시식회, 군고구마, 호떡, 잔치국수 등), 농산물 직거래를 비롯해서 절임배추 판매 등 다양하고 다채로운 행사로 이제는 도시민과 농촌 , 도시교회와 농촌교회, 기타 여러 지자체의 관심과 참여로 진화하고 발전해 나가고 있다.

온세미로 들꽃마당축제 광경
온세미로 들꽃마당축제 광경

 

이름 없는 들풀도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손길 같이, 변함없이 한 지역을 지켜오며 20년 넘게 산상수훈의 정신을 품고 지역사회와 교회를 섬긴 한 목회자의 수고와 헌신이 어우러진 작은 농촌교회가 이처럼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고 있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산 위에 있는 동네가 숨기우지 못할 것이요'(마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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